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엔씨소프트, 넥슨, 펄어비스가 작년 사상 최대 이익을 경신했다. 그러나 마냥 웃을 수 없는 상황이다. 4분기 성적만 놓고 보면 실적 하락세가 뚜렷하기 때문이다. 모바일 게임 시대 상징과도 같은 넷마블은 4분기 영업이익이 반토막 났다.

엔씨소프트는 연매출 1조7151억원, 영업이익 6149억원을 기록했다. 전년대비 영업이익은 5% 증가해 사상 최대 기록을 경신했다. 하지만 4분기 영업이익은 1125억원으로 지난해 같은 기간보다 40% 감소했다. 매출액은 3996억원으로 25% 줄었다.

넥슨은 작년 매출 2조5296억원, 영업이익 9806억원으로 전년대비 각각 8%, 9% 성장했다. 2년 연속 2조원이 넘는 매출을 기록했다. 하지만 4분기 기준으로는 매출은 4594억원으로 13% 감소했다. 영업이익은 290억원이다. 67%나 하락한 수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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매출을 299% 신장시킨 펄어비스도 마찬가지다. 간판게임 '검은사막' 모바일, PC 흥행과 작년 인수한 CCP게임즈 매출이 더해지면서 역대 최대실적을 올렸다. 4분기 실적은 감소세를 보였다. 전 분기대비 매출과 영업이익이 15%, 69% 감소했다.

웹젠은 매출, 영업이익, 당기순이익이 전년대비 각각 31%, 56%, 67% 증가한 2188억원, 688억원, 501억원을 기록했다. 다만 4분기 실적은 다소 부진했다. 4분기 실적은 영업수익 513억, 영업이익 119억, 당기순이익 55억으로 전년 동기 대비 매출은 17.8% 올랐지만 영업이익과 당기순이익은 각각 17%, 43% 줄었다.

넷마블 4분기는 더 힘들었다. 작년 연 매출은 2조213억원, 영업이익 2417억원을 기록했다. 각 16.6%, 52.6% 감소했다. 4분기 기준으로는 매출 4871억원 영업이익 380억원이다. 2분기 대비 8% 감소한 3분기 673억원보다도 43% 감소했다. 신작은 '블레이드&소울 레볼루션' 12월에 출시돼 실적에 영향을 미치지 못했다. 아이돌 방탄소년단을 주인공으로 한 BTS 월드도 올해 2분기로 출시가 밀렸다. 기존 게임이 견고하게 자리를 지켰으나 노후화 등으로 매출 하향 안정화가 진행된 것이 원인으로 지목된다.

이러한 원인은 넷마블만 적용되는 문제가 아니다. 국내 게임사에게 4분기는 메말랐다. 신작이 부진하거나 신작 자체가 없었다.

넥슨 실적 외형은 좋지만 뜯어보면 '던전앤파이터' '메이플스토리' 등 장수 게임이 실적을 견인했다. 신작 효과는 미비했다. 작년 새해를 열며 출시했던 '듀랑고:야생의 땅'은 게임성을 인정받았지만 매출 결과는 좋지 않았다.

펄어비스도 검은사막 PC, 모바일, 콘솔로 이어지는 단일 라인업에 다른 신작을 쌓아올리지 못했다. 작년 공개 예정이었던 '프로젝트K' '프로젝트V'는 공개가 연기됐다.

엔씨소프트는 작년 주요 신작 발표가 미뤄지면서 리니지M에 실적 대부분을 기대야 했다. 프로젝트TL 공개도 이뤄지지 못했다. 신작 5종을 예고했지만 가장 먼저 출시될 것으로 예상됐던 '리니지2M'은 상반기 출시를 장담하지 못하게 됐다. 리니지M이 끌고가는 현재 상황은 당분간 지속될 것으로 보인다.

게임사는 신작 출시와는 별개로 기술개발, 인수 합병(M&A)으로 실적을 반등할 계획이다.

펄어비스는 5G, 클라우드 등 기술적용에 따라 차세대 게임엔진을 개발한다. 여름 완성을 바라보고 있다. 차세대 게임엔진은 프로젝트 K, V를 포함한 신작에 적용할 예정이다.

넷마블은 넥슨 인수전 참전을 공식화했다. 넥슨이 보유하고 있는 게임 IP, 개발 역량과 넷마블 모바일 사업역량, 글로벌 퍼블리싱 역량과 결합한 시너지를 노린다. 넷마블은 10조원을 상회할 것으로 예상하는 인수자금 조달에 자신감을 보이고 있다.


한편 네오위즈는 2000억원 이상 매출을 기록한 기업 중 유일하게 성장을 이어갔다. 5년 만에 성장세로 전환했다. 다른 업체들이 4분기 실적이 좋지 않은 가운데 성장을 기록해 이목을 끈다. 연간매출 2155억원, 영업이익 226억원으로 전년대비 24%, 107% 성장했다. 4분기 매출액은 전년 동기 대비 34%, 전 분기 대비 22% 성장한 600억원, 영업이익은 전년 동기 및 전 분기 대비 각각 60%, 118% 증가한 65억원을 기록했다.


이현수기자 hsool@et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