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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게티이미지뱅크

IBM의 인공지능(AI) 컴퓨터 '프로젝트 디베이터'가 인간과의 토론 대결에서 패했다. 12일(현지시간) CNN과 엔가젯에 따르면 하루 전인 11일 미국 샌프란시스코 예르바부에나 아트센터에서 프로젝트 디베이터와 해리시 나타라얀이 25분 동안 '유치원 보조금 지원'에 관해 토론한 결과 나타라얀이 승리했다. 나타라얀은 2016년 세계 토론 대회 우승자다.

프로젝트 디베이터는 보조금 지급에 찬성, 나타라얀은 반대하는 입장을 각각 맡았다. 주제는 사전에 공개되지 않았다. 대회는 전형적인 토론 형식을 따랐다. 4분 동안 자기주장을 펼칠 수 있으며, 그 뒤 상대방이 4분 동안 반론할 기회를 갖는다. 프로젝트 디베이터는 토론 과정에서 인터넷에 연결되지 않았고, 자체 데이터베이스(DB)에 저장된 뉴스 등의 정보를 활용했다.

프로젝트 디베이터는 정부 보조금은 빈곤 악순환을 끊는데 도움이 될 것이라고 주장했다. CNN은 AI가 미국 질병통제예방센터의 보고서를 인용했으며, 완벽한 문장을 구사했다고 보도했다. 반면에 나타라얀은 “중산층은 유치원 보조금을 받아도 다른 용도로 사용할 것”이라면서 “보조금은 지원이 필요한 계층에게 돌아가야 한다”고 주장했다. 나타라얀은 보조금을 지급해도 정작 교육이 필요한 빈곤층은 혜택을 받을 수 없다고 강조했다. CNN은 프로젝트 디베이터가 나타라얀의 주장에 대해 반박을 제대로 하지 못하고, 기존 주장을 되풀이했다고 보도했다.

IBM은 관객에게 토론 전과 후에 각각 어느 쪽을 지지하는지 투표했다. 토론 전에는 유치원 보조금 지급에 찬성한다는 입장이 79%였지만 토론 후 62%로 17% 감소했다. 반면에 보조금 지급에 반대한다는 입장은 토론 전 13%였지만 토론 후 30%로 17% 증가했다. 투표 결과 유치원 보조금 지급 반대 입장인 나타라얀이 승리했다.


외신은 프로젝트 디베이터는 패했지만 AI 잠재력을 보여 줬다고 평가했다. 참가자 지식을 누가 더 풍부하게 해 주었느냐는 질문에는 50% 이상이 AI, 20%가 나타라얀을 각각 택했다. CNN은 “AI가 점점 발달하는 과정을 볼 수 있었다”면서 “과거 단답식으로 답하는 것을 넘어 상당히 유연해졌다”고 전했다. 토론자 나타라얀 역시 IBM의 AI 기술을 높이 평가했다. 나타라얀은 “AI가 토론 주제에 맞는 정보를 찾아내고 활용하는 것이 흥미로웠다”면서 “인간과 AI가 결합되면 믿을 수 없을 정도로 강력해질 것”이라고 강조했다.


전지연기자 now21@et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