KAIST가 메모리 소자를 변환해 사람의 뇌를 모사한 '뉴로모픽 칩' 시냅스로 활용할 수 있게 했다. 고성능 뉴로모픽 칩 개발이 상당 부분 앞당겨질 전망이다.

KAIST는 최성율 전기 및 전자공학부 교수팀이 디지털 비휘발성 메모리로만 쓰이던 멤리스터를 활용해 뉴로모픽 칩 시냅스로 활용하는 기술을 개발했다고 10일 밝혔다.

뉴로모픽 칩은 기존 반도체 칩이 갖는 전력 확보 문제를 해결하고, 데이터 처리 과정을 통합할 수 있는 차세대 기술로 주목받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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플라스틱 기판 위에 제작된 유연 멤리스터 시냅스 소자 모식도

칩 핵심 요소 가운데 하나가 시냅스 소자다. 시냅스 소자는 뉴로모픽 칩에서 주요 역할을 하는 '뉴런 회로'를 연결한다.

뉴로모픽 칩 기반 인공지능(AI) 연산을 수행할 때에는 시냅스 소자에서 연결 강도가 아날로그 데이터로 저장되고 갱신돼야 하는데, 기존에는 이 때문에 멤리스터를 시냅스로 활용할 수 없었다. 멤리스터의 경우 디지털 방식이어서 아날로그 방식 구동에 한계가 있었기 때문이다.

연구팀은 플라스틱 기판 위에 고분자 소재 기반 유연 멤리스터를 구현하고, 소자 내부 형성되는 전도성 금속 필라멘트 크기를 금속 원자 수준으로 줄이면 아날로그 방식 변환이 가능하다는 것을 발견했다. 이를 통해 멤리스터 연결 강도인 전도도 가중치를 연속해 갱신하고 구부림에도 강한 유연 멤리스터 시냅스 소자를 구현했다.


최 교수는 “멤리스터 소자 구동 방식이 디지털에서 아날로그로 변화하는 주요 원리를 밝혀 다양한 멤리스터 소자를 시냅스 소자로 응용하는 길을 열었다”며 “고성능 뉴로모픽 칩 개발 가속화에 기여할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대전=김영준기자 kyj85@et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