Photo Image

미국 연구진이 알약처럼 삼키는 '인슐린 주사 캡슐'을 개발했다. 상용화하면 맞는 주사를 대체할 수 있다.

미국 매사추세츠공대(MIT)와 하버드대 의대 등이 참여한 연구진은 인슐린을 캡슐 속에 넣어 위벽에 스스로 주사하는 형태로 개발해 동물실험에서 그 효과를 확인했다고 8일 밝혔다. 연구 결과는 이날 국제학술지 '사이언스'(Science)에 실렸다.

인슐린 캡슐은 완두콩 정도 크기다. 캡슐 속에는 인슐린을 담고 있는 생분해성 고분자 바늘이 있다. 평소에는 인슐린이 분해되지 않게 캡슐이 감싸고 있다가 위벽에 닿으면 바늘이 캡슐 밖으로 나와 인슐린을 주사한다.

연구진은 캡슐이 위 속에서 굴러다니다가도 위벽에 안정적으로 자리 잡을 수 있도록 컴퓨터 모델링을 통해 최적 형태를 설계했다. 캡슐 모양은 위쪽이 높은 형태의 등껍질을 가진 표범무늬 육지거북 모습과 유사하다.

연구진은 돼지에 이 인슐린 캡슐을 먹여 성능을 확인했다. 캡슐은 돼지 위벽에 바늘을 꽂아 인슐린을 주입했다. 캡슐의 혈당 조절 효과는 인슐린 주사와 비슷한 수준이었다.

인슐린을 방출하고 남은 캡슐 잔해물은 돼지 소화기관을 거쳐 배출됐다. 캡슐로 인한 부작용은 나타나지 않았다. 연구진은 이번 연구에서 개발한 캡슐 장치를 인슐린 외 다른 단백질 치료제에도 적용할 수 있을 것으로 보고 있다.


연구를 진행한 로버트 랭거 MIT 교수는 “이 캡슐이 상용화돼 언젠가는 실제 당뇨 환자를 위해 쓰이길 바란다”고 말했다.


최호 산업정책부기자 snoop@et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