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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과학핫이슈]인공강우

발행일2019.01.27 12: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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비는 예로부터 '하늘'의 영역이었다. 농사 필수 조건인 비가 내리지 않으면 왕, 임금이 직접 기우제를 지내 하늘을 달랬다.

지금은 과학기술이 기우제를 대신한다. 세계가 인공강우 기술 개발에 매달려 가뭄, 화재 진압, 미세먼지 문제 해결에 나서고 있다.

인공강우란 구름층은 형성되어 있으나 대기 중에 응결핵 또는 빙정핵이 적어 구름방울이 빗방울로 성장하지 못할 때 인위적으로 인공의 '비의 씨(Cloud Seed)'를 뿌려 내리게 하는 기술이다. 때문에 인공강우 보다는 인공증우라는 표현이 더 적합하다.

1946년 미국 제너럴일렉트릭(GE) 과학자 빈센트 셰퍼가 비행기를 타고 4000m 상공에서 드라이아이스를 살포해 비를 내리게 한 것이 최초 사례다.

최근은 '비의 씨'로 요오드화은이나 염화칼슘을 사용한다. 구름층 이 물질을 뿌리면 수증기가 빗물 입자로 변한다. 실험 당일 서해상 기온이 6도 이하면 요오드화은, 그 이상이면 염화칼슘을 쓴다.

인공강우 기술은 1990년대 실효성과 경제성에 대한 회의적 평가에 따라 연구개발(R&D)이 쇠퇴했다. 그러다 2000년대 들어 첨단 기상관측 기기와 컴퓨터 발달로 기상예보 기술이 발전하면서 기상재해규모를 과학기술로 줄이자는 주장에 따라 다시 힘을 받았다. 2001년 미국기상청(NOAA), 미국과학재단(NSF)가 기상조절 인공강우 기술개발에 나선다고 밝히고 세계기상기구와 협력하면서 다시 세계가 연구를 확대했다.

인공강우를 자유롭게 조절할 수 있다면 파급효과는 메가톤급이다.

주기적 가뭄을 해소하고 항공기 이착륙과 고속도로 교통 환경에 장애로 작용하는 안개를 소산시킬 수 있다. 산불 또한 번지기 직접 진화할 수 있다.

인공강우 기술이 앞선 나라로는 미국, 중국 등이 꼽힌다. 중국은 2007년 랴오닝성 대가뭄 때 두 차례에 걸쳐 인공강우용 로켓 2100여발을 발사해 8억톤 이상 비를 내리게 했다. 2008년 베이징 올림픽 당시 인공강우를 동원해 미세먼지를 걷어 내는 실험을 하기도 했다. 다만 이런 실험으로 인해 미세먼지가 정확히 얼마나 제거됐는지에 대한 명확한 분석은 없다.

우리나라도 인공강우를 이용해 대기 중 미세먼지를 저감하는 실험에 나섰다. 국립기상과학원은 25일 인공강우 물질을 살포한 뒤 구름과 강수입자 변화를 관측하고 인공강우에 의한 미세먼지 저감 효과를 분석했다. 세부 결과는 다음달 발표한다.

우리나라 미세먼지가 기승을 부리는 이 맘 때는 구름이 없는 고기압 영향을 받아 인공강우를 만들기 부적합하다. 만약 인공강우가 내린다 해도 강수 증가량이 시간당 0.1~1㎜에 불과하다. 보통 시간당 10㎜ 비가 두 시간 가량 내릴 때 미세먼지가 10% 정도 저감되는 것으로 알려져 있다. 상황을 감안하면 이번 실험으로 획기적 대안이 나오긴 어려워 보인다. 앞서 2017년 인공강우 실험을 한 경기연구원도 9차례 실험 끝에 “현재 기술로 인공강우를 통한 미세먼지 저감 효과가 크지 않다”는 결론을 내렸다.

인공강우에 따른 부작용 연구도 아직 미진하다. 말 그대로 인위적으로 비구름을 만들기 때문에 다른 지역 가뭄 등 자연재해를 초래할 가능성이 있다. 또 '비의 씨'로 쓰이는 응결핵 물질이 어떤 부작용을 초래할지에 대한 연구도 부족하다.

최호 산업정책부기자 snoop@etnew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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