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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자랜드 매장에서 고객들이 건조기를 살펴보고 있다.

지난해 내수 가전유통 시장이 하반기 경기 악화에도 성장세를 이어 갔다. 하이프라자(LG베스트숍)와 전자랜드가 나란히 27%나 매출을 늘리며 성장을 주도했다. 품목별로는 프리미엄 가전과 계절가전 판매 확대가 성과를 거뒀다. 업계는 올해 경기 전망이 밝지 않지만 프리미엄 가전 성장세를 기반으로 사상 처음 업계 매출 10조원대 진입을 기대하고 있다.

23일 전자신문이 단독 입수한 롯데하이마트, 삼성전자판매(디지털프라자), 하이프라자, 전자랜드 4개 가전 유통 전문회사 판매 동향 데이터(잠정치)에 따르면 이들 4개사의 지난해 매출이 9조4121억원으로 집계됐다.

이는 지난해 8조7644억원보다 7.3% 증가한 것이다. 업계는 통상 이들 4개사 매출을 전체 내수 가전유통 시장 60% 수준으로 추정하고 있다.

내수 가전유통 시장은 최근 수년간 한 자릿수 초반대의 저성장을 이어 왔지만 2017년에 두 자릿수 성장률을 기록하며 반등했다. 지난해 성장률이 다시 한 자릿수가 됐지만 경기 악화라는 어려운 환경에서도 7%가 넘는 성장률을 달성했다는 점에서 고무적이다. 매출이 9조원을 넘은 것도 처음이고 올해 10조 돌파도 가시권이다.

매출 성장 배경으로는 대형 가전에서 프리미엄 제품 비중이 증가했고, 미세먼지 영향 등으로 건조기와 공기청정기 등 계절가전 매출이 크게 늘어난 것을 들 수 있다.

가전유통 업계 1위인 롯데하이마트는 지난해보다 약 2% 증가한 4조1810억원 매출을 올렸다. 성장률은 소폭 둔화세를 보였지만 성장을 이어 갔다. 프리미엄 가전 매출 확대, 차세대 매장 옴니스토어 도입 확대, 온라인 매출 비중 증대 등이 실적 상승을 이끌었다.

하이프라자(매출원가 기준)와 전자랜드는 나란히 27%대 고성장을 기록했다. 하이프라자는 매출 2조236억원, 전자랜드는 7500억원을 각각 기록했다.

하이프라자 매출 증가는 LG전자 프리미엄 가전 경쟁력에 힘입었다. LG전자는 올레드 TV, 트롬 세탁기·건조기, 스타일러, 공기청정기, 무선청소기 등 다양한 생활가전 영역에서 프리미엄 가전 입지를 탄탄하게 구축했다. 홈플러스 내 숍인숍 지속 확대 등도 매출 증가에 힘을 보탰다.

전자랜드는 제품 판매 증가와 함께 프리미엄 매장인 '파워센터'로 전격 리뉴얼한 것이 실적 증가에 기여했다. 전자랜드는 지난해 말 기준 파워센터를 34개 구축했다. 온라인과 모바일 매출 확대도 주효했다.

삼성전자판매는 주요 가전유통 업체 가운데 유일하게 실적이 드러났다. 삼성전자판매는 2조4500억원 내외를 기록한 것으로 추산된다. 스마트폰 판매가 부진하면서 모바일 실적이 악화했기 때문이다. 모바일을 제외하면 TV와 가전 판매 실적은 양호한 것으로 보인다.

하이프라자와 삼성전자판매 실적 최종 결과도 주목된다. 2017년 매출액은 삼성전자판매가 2조4827억원, 하이프라자가 2조881억원으로 약 4000억원 차이가 났다. 그러나 지난해 삼성디지털프라자는 매출이 주춤한 반면에 하이프라자는 27%나 성장하면서 양사 매출액 차가 많이 줄었거나 역전 가능성도 무시할 수 없다.

올해 내수 가전유통 시장 전망은 밝지 않다. 지난해 하반기부터 시작된 경기 침체 영향이 이어지기 때문이다. 그러나 평균단가(ASP) 높은 프리미엄 가전이 확산되고 미세먼지 문제로 인한 계절가전 수요 증가로 인해 성장세는 유지할 것으로 보고 있다.

가전유통업계 한 관계자는 “경기가 안 좋다곤 하지만 일정 수준을 유지할 것으로 보이는 데다 미세먼지 이슈로 건조기와 공기청정기 매출이 늘고 있다”면서 “올해 시장은 전년 대비 소폭 성장할 것”이라고 낙관했다. 이 관계자는 “정부가 경기를 부양하려는 점도 실적 상승을 기대하는 요인의 하나”라고 덧붙였다.



※ 주요 가전유통전문회사 연도별 매출 현황(단위:억원)

자료:전자공시시스템, 업계

내수 가전유통, 지난해 하반기 경기 악화에도 고성장…LG ↑- 삼성 ↓

권건호 전자산업 전문기자 wingh1@et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