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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부 방송 시장 경쟁 상황 평가에 '전국 시장' 기준이 도입된다. 종전까지 유료방송 시장 획정 기준은 78개 케이블TV 방송권역별 시장이었다. 이전까지 권역별로 경쟁 상황을 평가한 것과 달리 전국 단일 규모 경쟁 상황을 병행 측정한다는 의미다. 방송 디지털화 급진전에 따른 전국 단일 시장의 중요성을 반영하는 것으로, 정부의 IPTV·위성방송·케이블TV 등 유료방송사업자 인수합병(M&A) 인가 여부를 판단하는 주요 변수가 될 것으로 전망된다.

방송통신위원회는 유료방송의 지리적 시장을 방송권역 단위로 획정하되 전국 단위 분석을 병행한 '2018 방송 시장 경쟁 상황 평가(이하 2018 경평)' 보고서를 발행한다. 방통위 방송경쟁상황평가위원회가 이 같은 방침을 보고받았고, 정보통신정책연구원(KISDI)이 보고서를 작성하고 있다. 보고서는 다음 달 말 발표될 예정이다.

2018 경평의 최대 특징은 전국 단위 경쟁 상황 분석을 시도한다는 점이다. 전국 단일 시장에서 사업자별 시장점유율을 바탕으로 경쟁 상황을 평가하는 게 핵심이다. 신뢰도 높은 데이터 제시에 주력할 것으로 알려졌다. 방통위가 '전국 시장'을 주목하는 이유는 IPTV와 위성방송이 전국 유료방송 시장점유율을 빠르게 높이고 있기 때문이다. IPTV와 위성방송이 유료방송에서 차지하는 비중은 지난해 56%를 상회했다.

유료방송 시장 경쟁이 전국 차원으로 확대된 만큼 권역별 시장점유율 의미가 과거보다 퇴색했다는 뜻이다. 즉 특정 권역에서 시장점유율이 높은 케이블TV가 약탈적 가격을 제시하거나 일방적으로 가격을 올리기 어려운 구조다. IPTV와의 경쟁이 불가피하기 때문이다.

이런 변화는 정부의 유료방송사업자 간 인수합병(M&A) 인가 결정에 지대한 영향을 미칠 변수로 작용한다. 공정거래위원회가 2016년 SK텔레콤-CJ헬로비전 M&A 심사에 가장 중요하게 참고한 자료가 '방송 시장 경쟁 상황 평가'였다. 당시 공정위가 M&A를 불허한 핵심 이유가 '권역별 점유율 상승'이다.

방통위가 유료방송 시장 경쟁 상황을 권역별, 전국 단위로 병행 평가하면 공정위도 이를 M&A 인가 심사의 준거로 활용할 수밖에 없다. 전문가들은 2016년 전국 단위로 시장을 획정했다면 SK텔레콤(SK브로드밴드)-CJ헬로비전 결합기업의 시장점유율은 2위로, M&A 인가가 가능했을 것이라고 설명했다.

김상조 공정위원장의 전향적 태도와 맞물려 유료방송 M&A 공산은 갈수록 커질 것으로 전망된다. 김 위원장은 “4차 산업혁명 시대 방송과 통신 두 영역을 엄격히 나눠야 하는지 고려해야 했다”면서 “CJ헬로비전이 다시 기업결합을 신청하면 과거와 다른 판단이 가능할 것”이라고 언급했다.



유료방송 사업자 가입자 수 (단위 : 단말장치·단자)

자료 : 과학기술정보통신부

방송시장 경쟁상황 '권역별· 전국' 병행 평가

김용주 통신방송 전문기자 kyj@etnews.com, 박진형기자 jin@et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