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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강병준의 어퍼컷]'애플 쇼크'의 본질

발행일2019.01.13 17: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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역시 대장주 애플이다. 새해 증권시장을 발칵 뒤집어 놓았다. 투자자에게 보낸 실적 메일이 결정타였다. 지난해 10~12월 4분기(애플 기준 2019년 1분기) 매출 전망치를 840억달러로 낮췄다. 예상한 최저치 890억달러보다 5%, 최고치 930억달러와 비교하면 9% 각각 줄었다. '애플 쇼크'라며 아우성이다. 미국 월가의 호들갑으로 보이지만 근거는 충분하다. 지난 분기는 홀리데이 시즌이 겹친 최고 성수기였다. 게다가 2007년에 아이폰을 내놓은 이후 처음으로 분기 전망치를 낮췄다. 실적 부진은 충격일 수밖에 없다. 산뜻한 출발을 기대한 세계 경제는 난데없는 강펀치를 맞았다.

배경은 분분하다. 애플은 중국을 원인으로 꼽았다. 미국과 중국 무역 갈등이 깊어지면서 중국 시장 판매가 타격을 받아 실적 하락으로 이어졌다는 설명이다. 미국 정부는 전략 실패로 분석했다. 윌버 로스 상무부 장관은 “중국 시장은 핑계일 뿐”이라면서 “아이폰 사업 전략 실패를 오히려 무역전쟁으로 돌리고 있다”고 비판했다. 혁신이 사라졌기 때문이라는 주장도 나왔다. '혁신 아이콘'이라는 애플 명성은 아련한 추억일 뿐이라는 것이다. 모두 설득력이 있어 보인다. 아마도 사업 전략 실패, 미-중 무역전쟁, 혁신 제품 부재 등 여러 요인이 복합 작용했다.

이것뿐일까. 가장 중요한 사실을 놓쳤다. 바로 스마트폰 성장세다. 시장이 꼭짓점을 찍었다. 지난해 스마트폰 성장률은 전년에 비해 처음으로 역신장했다. 시장조사 업체 스트래티지 애널리틱스(SA)에 따르면 2017년 3분기의 4.9% 성장이 정점이었다. 2017년 4분기에 -8.7%로 곤두박질친 이래 2018년의 모든 분기 판매량이 전년에 비해 마이너스로 돌아섰다. 2017년 15억800만대에서 지난해 14억4000만대로 약 7000만대 줄었다. 2018년은 스마트폰 시장이 뒷걸음질한 첫해로 기록됐다.

이 시기에 문제지 '애플 쇼크'는 예견됐다. 애플이 주인공이지만 엄밀히 따지면 스마트폰 시대가 저물었음을 시사한다. 일부에서는 일시 현상이라고 반박한다. 애플 입장에서도 '의문의 일패'로 해석할지 모른다. 화웨이·샤오미·오포 같은 중국 업체는 여전히 건재하다는 것이다. 확실히 이들 업체와 애플 성적표는 대비된다. 그래도 '자리바꿈'일 뿐이다. 스마트폰 전체로 보면 제로섬이다. 잠시 반등이 있을지 몰라도 이미 추세로 굳어졌다. 애플은 올해 출하량을 낮추겠다고 발표했다. 삼성도 지난해 처음으로 연 3억대 기록이 무너진 데 이어 올해 목표량을 조정하고 있다. 스마트폰 시장을 양분하는 이들 두 기업의 상황이 이렇다면 결론은 이미 나왔다.

스마트폰 시대 종언이다. 퇴장은 시간문제다. 물론 당장 스마트폰이 사라지지는 않는다. 그만큼 삶을 깊숙이 지배해 왔다. 우스갯소리로 스마트폰과 함께 살 수 없지만 스마트폰 없이도 살 수 없는 세상이다. 그래도 패러다임 변화는 피할 수 없다. 산업과 시장이 먼저 알아챘다. 인공지능(AI), 빅데이터, 사물인터넷(IoT), 5세대(5G) 이동통신 등 변화를 알리는 전조는 무수히 많다. 스마트폰 다음 세상을 고민해야 한다. 애플 쇼크 뒤에 몰려올 메가톤급 태풍은 다행히 기회이자 도전이다. 준비하기 나름이다. 태풍을 정확하게 보기 위해서는 요동치는 파도를 봐야 아무 소용이 없다. 파도를 일으키는 바람을 예의 주시해야 한다. 파도가 아닌 바람을 보고 반 발짝 빨리 움직여야 한다.

전자/산업정책 총괄 부국장 bjkang@etnew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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