디스플레이 전면에서 직접 소리가 나오는 서피스 사운드 디스플레이가 올해 스마트폰을 시작으로 노트북, 모니터 등 IT 제품군으로 확산된다. 화면에서 소리가 나와 몰입도가 높고 기존 스피커보다 선명한 음질을 구현하는 기술이다. 시장 변화를 예고했다.

9일(현지시간) CES 2019에 참여한 주요 국내외 기업에 따르면 스마트폰, 모니터, 노트북 제조사들이 서피스 사운드 디스플레이 기술 도입을 검토하고 있다. 유기발광다이오드(OLED) TV에 이어 서피스 사운드 디스플레이 기술을 탑재한 액정표시장치(LCD) TV도 시장 출격을 준비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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실리콘마이터스가 개발한 스마트폰용 스마트 파워앰프(PA)

서피스 사운드 디스플레이는 별도 스피커가 아닌 디스플레이 패널에서 직접 소리가 난다. 예를 들어 물체가 왼쪽에서 오른쪽으로 이동할 때 화면에서 소리가 발생하는 위치도 함께 이동해 영상 몰입도를 극대화해준다.

지난해 LG디스플레이가 개발해 화제가 된 크리스탈사운드OLED(CSO) 패널이 대표적이다. 소니가 이 패널을 이용한 '브라비아 A1E 시리즈' TV를 출시했다.

서피스 사운드 디스플레이 기술은 액추에이터와 별도 진동판을 이용한 게 일반적이었다. 지난해부터 국내 지능형반도체 기업 실리콘마이터스가 피에조 진동센서 기반 기술을 세계 시장에 소개하면서 기존 액추에이터 방식의 음질 한계를 뛰어넘을 것으로 기대를 모으고 있다.

세계서 피에조 방식 서피스 사운드 디스플레이 기술을 공급하는 기업은 실리콘마이터스와 미국 텍사스인스트루먼트(TI)에 불과하다.

실리콘마이터스는 피에조 기술뿐만 아니라 최상급 하이파이 음질을 구현하는 디지털-아날로그 컨버터(Hi-Fi DAC) 기술을 보유해 경쟁사보다 노이즈 수준을 최소화했다. 기존 피에조 센서 방식 한계인 저음역대를 보강했다. 2세대 제품은 하이파이 DAC를 결합해 전문가용 수준 음질을 모바일에서도 구현하도록 준비하고 있다.

실리콘마이터스는 CES 2019에서 서피스 사운드 기술을 국내외 주요 기업에 소개하기도 했다.

올해 가장 먼저 도입을 앞둔 분야는 스마트폰이다. 실리콘마이터스는 이미 국내외 스마트폰 브랜드용으로 공급할 'SMA6101' 칩 양산을 시작했다고 밝혔다. 구체 브랜드는 언급되지 않았으나 한국과 중국 등 다수 브랜드에서 올해부터 서피스 사운드 디스플레이 기술을 탑재할 것으로 추정된다.

스마트폰에 서피스 사운드 디스플레이를 적용하면 전면에 위치한 스피커가 없어지므로 풀 스크린을 구현할 수 있다.

특히 피에조 센서 방식은 방향성이 뛰어나 디스플레이에 귀를 갖다대면 소리가 옆으로 새는 현상을 최소화한다. 스마트폰에 이어폰을 끼우지 않고 음악을 재생할 경우 화면 전면에서 소리가 나오므로 한층 풍부한 음질을 감상할 수 있다. 스피커 방식으로 소리를 재생할 때는 화면에 미세한 진동이 발생하지만 통화 시에는 진동이 거의 없다.

피에조 센서와 리시버를 스마트폰 위·아래에 부착하면 스마트폰을 거꾸로 들어도 정상적인 통화 기능을 이용할 수 있다.

게이밍 모니터와 노트북도 새롭게 도입 가능성이 커진 분야 중 하나다. 이미 LG디스플레이는 LCD 패널에 서피스 사운드 기술을 적용한 노트북을 개발하고 세트 제조사와 공급을 논의하고 있다. 대화면 고사양 게이밍 모니터에 대한 관심이 커지면서 기존과 전혀 다른 방식의 고품질 음향으로 몰입도를 높일 수 있어 이 분야 도입 가능성도 커졌다.

허염 실리콘마이터스 대표는 “올해를 시작으로 2020년, 2021년에 서피스 사운드 디스플레이가 크게 확산될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고 말했다.


라스베이거스(미국)=


배옥진 디스플레이 전문기자 withok@et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