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카풀 서비스를 둘러싸고 기존 택시 서비스와 정보통신기술(ICT)을 활용한 신서비스 간 격한 갈등으로 논란이 커졌다.

이른바 '공유경제 플랫폼'에 대한 국민 관심이 다시 증가하고 있다. 우버, 에어비앤비 등 차량이나 주택 등 재화 또는 서비스를 다수 개인이 협업을 통해 다른 사람에게 빌려주거나 나눠 쓰게 해 주는 온라인상 개방형 플랫폼은 '공유경제' 대표 유형이다. 이러한 공유경제 플랫폼은 혁신 ICT와 마인드가 전통 비즈니스 모델에 접목돼 나타나는 새로운 형태의 사회 경제 모델이라 할 수 있다. 공유경제 플랫폼은 대체로 이용자 편익을 증진시키고 사회 전체 효용 가치 제고에 도움이 될 것이라는 인식이 많다.

새로운 형태 공유경제 기반 서비스는 때때로 전통 산업과의 충돌을 야기한다. 대표 사례가 최근 논란이 된 '카카오 카풀' 서비스 개시를 둘러싼 정보기술(IT) 업체와 기존 택시 업계 충돌이다. 이러한 논란 과정에서 충돌하는 업계 간 이익 상충뿐만 아니라 각각 업계 내부 갈등에 이르기까지 다양한 문제점이 노출됐다. 심지어 '카카오 카풀'은 혁신 서비스나 공유경제 플랫폼도 아니고 카풀 그 자체도 아니라는 지적까지 나온다.

격한 반응 이면에는 크든 작든 변화로 인한 충격에 우리가 어떻게 대응해 나가는 것이 현명한 해결 방법인가 하는 본질에 대한 물음이 내재됐다. 아직은 그 물음에 대한 적절한 답을 찾은 것으로는 보이지 않는다. 카풀 관련 논란도 정부가 나서서 해결책을 도출하기 위한 관련 이해관계 당사자 간 협의체 구성을 추진하고 있지만 어떤 방향으로 결론이 날 것인지는 예측하기 쉽지 않다.

카풀을 둘러싼 논란을 살펴보면 생존권 침해나 재산 손해 등과 같은 택시 업계 고충도 이해 못할 바는 아니다. 승차 거부, 과다 요금 청구, 불친절, 청결 문제 등과 같은 택시 서비스의 고질화된 문제점을은 간과할 수 없다. 반면에 ICT 기반의 새로운 공유경제 서비스는 저렴한 가격이나 편리함과 같은 유용함을 가져다주지만 서비스 관여자의 낮은 신뢰성, 책임성 등 이용자 안전과 같은 새로운 서비스가 가져오는 문제 또한 무시할 수 없다. 이처럼 전통 서비스와 신규 서비스 간 이해 상충이 발생할 뿐만 아니라 각 서비스에 내재된 충돌도 그에 못지않게 이용자에게 중요하다.

기술이나 서비스 진화 과정을 고려할 때 ICT에 기반을 둔 혁신 서비스 등장과 발전, 기존 서비스에 대한 위협은 불가피한 변화다. 우리가 수용해야 할 큰 흐름이라는 사실은 부인하기 어렵다. 우리가 지금 고민해야 할 것은 신서비스가 혁신인지 아닌지, 허용할 것인지 아닌지 여부만이 아니다. 오히려 앞으로 끊임없이 등장할 새로운 서비스로 인한 사회·경제 갈등을 어떻게 현명하게 해결해 나갈 것인가이다. 좀 더 거시의 본질에 관한 물음에 대한 답을 찾는 것이다.

전통 산업과 충돌 속에서 우리는 지켜 나가야 할 기본 가치를 정립하고 그 가치를 보호하기 위한 유효적절한 수단을 통해 지속해서 노력해야 한다. 이 과정에서 전통 산업은 신서비스를 통해 내재된 문제를 해결해 나갈 수도 있다. 반면에 신서비스는 기존 서비스를 대체하면서 사회 전체 발전을 견인한다.

현재 진행되고 있는 충돌 과정은 새로운 변화를 받아들이는 과정에서 생겨나는 부득이한 현상이다. 그러나 그 충돌이 사회 변화를 멈출 정도에 이르고 격한 충돌로 인한 상처를 치유하기 위해 너무 많은 에너지를 소비한다면 미래 지식정보 사회 경쟁력을 갖추는데 뒤처지게 된다. 격한 충돌보다는 사회·경제 변화가 연착륙할 수 있도록 대화와 양보, 상호 협력, 자성과 혁신 노력 등이 함께 이뤄질 수 있는 환경을 만들어야 한다. 관련 이해관계 당사자, 국회, 정부는 모두 인식 전환과 함께 협업을 위한 부단한 노력을 해야 한다. 전통 산업이 새로운 혁신 서비스를 받아들이면서 공생하고 궁극으로 공진화할 수 있도록 합리 방안을 도출하는 것이야말로 지금 우리에게 주어진 과제다.

최경진 가천대 법대 교수 kjchoi@gachon.ac.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