증권가에서는 지난해 4분기 삼성전자 실적이 최근 급격하게 낮아진 시장 기대치에도 크게 못 미치는 수준이라며 올해 반도체 업종 부진을 우려했다. 애플 쇼크에 이어 삼성전자 '어닝쇼크'까지 겹치며 반도체 업종 전반에 위기감이 일고 있다.

8일 금융투자업계에 따르면 삼성전자 4분기 실적은 당초 증권가 실적 전망을 크게 밑돌았다. 삼성전자의 4분기 매출 59조원과 영업이익 10조원은 당초 금융정보업체 에프앤가인드가 집계한 증권사 컨센서스인 매출 63조3994억원, 영업이익 13조3764억원을 크게 하회했다.

이미 지난해 같은 기간 대비 각각 매출과 영업이익을 4.2%, 11.7% 낮게 전망한 수치지만, 결과는 당초 우려보다도 좋지 않았다. 실제 삼성전자 4분기 실적 우려는 지난해 12월부터 계속됐다.

김선우 메리츠종금증권 연구원은 “삼성전자의 배당수익률과 자사주 소각이라는 방어주적 가치 증대에도 불구하고 성장주로서 가치가 퇴색되고 있다”면서 “삼성전자 분기 영업이익은 올해 하반기까지 완만한 하락이 이어질 것”이라고 전망했다. 이어 D램 반도체 수급 저점도 올해 4분기까지 계속될 것으로 전망했다.

애플 쇼크에 이어 불거진 삼성전자 4분기 실적 쇼크에 증권가에서는 올해 전망 역시도 불투명할 것으로 내다본다. 에프앤가이드에 따르면 증권가의 올해 삼성전자 실적 추정치는 매출 242조3169억원, 영업이익 49조6534억원으로 집계된다. 올해 삼성전자 실적은 지난해 대비 각각 2.2%, 19.2% 줄 것이라는 전망이다.

SK하이닉스 전망은 더 암울하다. 하이투자증권은 지난 7일 4분기 매출과 영업이익 전망치를 기존 10조6000억원과 5조3000억원에서 10조1000억원, 4조9000억원으로 각각 하향했다. 올해 1분기와 올해 연간 영업이익 전망도 마찬가지로 하향했다.

SK하이닉스에 대한 올해 증권가 실적 컨센서스는 지난해 대비 영업이익이 26.3% 감소한 16조원에 그칠 것으로 전망한다. 매출 역시 8% 이상 하향할 것으로 보고 있다.

반도체 부품주에 대한 4분기 실적 전망도 불투명하다. 테크윙, 유진테크의 4분기 영업이익은 지난해 같은 기간 대비 각각 18.7%, 26.7% 줄 것으로 증권사는 관측하고 있다.


박성순 BNK투자증권 연구원은 “장비업체에 대해서는 보수적 관점을 제시하고, 단가를 유지 중인 소재업체의 실적은 상대적으로 안정적일 것으로 예상된다”면서도 “메모리 가격 하락 구간에서 단가 인하 가능성이 있다는 점에서 반도체 업황 개선에 선제적으로 추세적 주가 반등은 쉽지 않을 것”이라고 전망했다.


유근일기자 ryuryu@et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