애플이 세계 증시를 뒤흔들어 놓았다. 실적 전망치 조정에 따른 후폭풍이 가라앉지 않고 있다. 애플은 지난주에 2018년 4분기 매출 전망을 890억~930억달러(약 100조~105조원)에서 840억달러로 5.6~9.7% 낮췄다. 이에 앞서 지난해 하반기에도 아이폰XS(텐에스) 등 신제품 3개 모델을 감축하겠다고 발표, 충격을 안겼다. 세계 증시를 이끌던 대장주 애플에 악재가 겹치며 시장이 요동치고 있다. '애플 쇼크' 여진은 당분간 이어질 것으로 보인다.

국내 업체도 패닉 상황에 빠졌다. 당장 애플에 부품을 공급하는 업체가 직격탄을 맞을 것으로 확실시된다. 블룸버그 등 외신에 따르면 삼성전자, LG디스플레이, SK하이닉스, LG이노텍 등 국내 주요 공급업체 매출에서 애플이 차지하는 비중은 6∼50%대에 이른다. 당장 4분기 실적에 영향을 받을 수밖에 없는 상황이다. 이들 업체는 오는 8일 삼성전자 잠정 발표를 시작으로 실적을 순차 공개한다. 지난해 4분기 실적 하락도 고민이지만 새해 초 산뜻한 출발을 예상하던 우리 기업에도 상당한 악재가 될 전망이다. 가뜩이나 경제 상황이 암울한 시점에 국내 간판 기업의 실적이 예상치를 밑돌 것으로 보여 어려운 한 해를 예고했다.

애플 쇼크를 최소화하는 방법은 의존도를 줄이는 것이다. 일부 업체의 경우 애플이 차지하는 비중이 전체 매출의 절반에 이른다. 특정 업체 의존도가 클수록 사업 위험도 병행해서 높아질 수밖에 없다. 수요처를 다양화해 리스크를 줄이는 방법이 단기 처방이다. 이것만으로 부족하다. 근본 해결책도 고민해야 한다. 결국 자체 제품 경쟁력을 높여야 한다. 시장 경쟁이 치열해지는 상황에서도 독일과 일본 기업이 강한 배경에는 기술 경쟁력이 있다. 다른 경쟁업체가 감히 넘볼 수 없는 초격차 수준의 경쟁력을 확보했기 때문이다. 애플 쇼크는 미-중 무역 갈등에 따른 일시성 이벤트가 아니다. 올해 세계 경제 상황을 고려할 때 비슷한 사태가 재현될 소지가 크다. 애플 쇼크는 워밍업이 될 수 있다는 사실을 잊지 말아야 한다. 기본으로 돌아가 우리만의 경쟁력을 확보해야 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