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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슈분석]제조업이 살아야 경제가 산다

발행일2019.01.06 17:00

“제조업 르네상스 전략을 우리 사회 담론으로 삼고 모두가 머리를 맞대 지혜를 모아야 한다.”

문재인 대통령이 지난달 산업통상자원부 신년 업무보고에서 내놓은 주문이다. 문 대통령은 산업통상자원부 장관을 산업정책 사령탑이라 부르며 제조산업 혁신과 더불어 새로운 성장동력 확보를 계획대로 이행해달라고 주문했다. 새해 '제조업 르네상스'가 당면 현안으로 떠오른 배경이다.

문 대통령은 2일 신년회에서도 기업이 살아야 일자리를 만들고 경제가 활력을 되찾는다는데 공감을 표했다. 그 중심에는 양질 일자리와 우리나라 수출을 이끄는 주력·미래 산업이 있다. 부진한 고용 여건과 지역경제 회복을 위해서도 제조업이 다시 뛰는 것이 급선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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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올해도 제조업 경기 전망 불투명

문 대통령이 직접 경제 챙기기에 나선 데는 우리나라 경제 주축이자 수출을 이끄는 주력산업이 눈에 띄게 둔화됐기 때문이다. 통계청에 따르면 우리나라 제조업 생산은 2010년부터 7년간 연간 2.4%에 그쳤다. 이전 10년 간 9.5%에 달했던 것과 대조된다. 같은 기간 수출 증감률 역시 10.5%에서 2.8%로 떨어졌다.

지난해 수출 6000억달러를 넘어섰지만 반도체 수출에 가려진 효과가 크다. 반도체 수출 비중은 2016년 12.6%에서 2018년 21.2%로 높아졌다. 반도체를 제외한 품목 증가율은 0.7%에 그친다. 여기에 석유화학·섬유마저 제외하면 -3.9%로 뒷걸음질했다.

지난해 설비투자도 감소했다. 2017년 대규모 투자에 따른 기저효과와 미·중 무역전쟁 여파가 컸다.

지역을 중심으로 한 제조업 일자리 감소도 경제에 먹구름이다. 지난해 3분기까지 누적으로 일자리 4만6000개가 줄었다. 고용이 많은 자동차·조선·섬유의류 부문 감소가 뚜렷하다.

주력 산업이 뒷걸음질 치며 지역 주요 산업단지도 활력을 잃고 있다. 군산·대불·구미 등 주요 산단 가동률이 지속 하락세다. 일부 산단은 제조업 가동률 하락으로 주변상권에도 영향을 미치며 휴·폐업이 늘었다.

올해 경기 전망도 불투명하다. 지난해까지 수출 주력이던 반도체 경기도 미국 IT 업체 수요부진 등 영향으로 밝지 않다. 세계금융기구(IMF)·한국은행을 비롯한 기관도 세계 경제 전망을 낮추고 있다. 수출에 의존하는 우리나라 제조업으로서는 갈 길이 더 험해진 것이다.

◇단기 아닌 장기 처방 필수

우리나라 제조업이 어려움에 처한 것은 대외 환경과 연관이 깊다.

중국이 대규모 투자와 함께 제품 기술 수준을 빠르게 높이면서 우리 경쟁력이 상대적으로 취약해졌다.

현대경제연구원에 따르면 한·중 경합 제품은 2005년 2만7000개에서 2015년 5만3000개로 빠르게 늘었다. 세계 시장점유율도 2003년 철강이 추월당한데 이어 2004년 석유화학, 2009년 자동차·조선, 2014년 스마트폰, 2017년 LCD가 추월했다.

우리 제조업체로서는 대량으로 쏟아내는 자금 공세를 감당하기 어렵게 된 것이다. 중국은 연구개발 투자를 확대하면서 신산업에서도 약진했다. 전기차, 드론, 인공지능(AI) 분야에서 중국은 미국과 함께 시장을 주도한다.

중국 제조업 발전 속도는 빨라질 전망이다. 중국 국무원은 2015년 '제조 2025'를 발표했다. 과거 중국 경제성장이 '양적인 면'에서 '제조 강대국'을 추구했다면 혁신역량을 키워 '질적인 면'에서 '제조 강대국'이 되겠다는 전략이다. 기존 제조업에 인터넷을 융합한 제조업 경쟁력 강화가 주된 목표다. 향후 30년간 10년 단위로 3단계에 걸쳐 산업고도화를 추진하는 전략이다.

우리 제조업이 추구했던 추격형 성장전략이 한계에 부딪힌 셈이다.

우리나라도 1992년부터 G7 프로젝트를 시작으로 성장동력 찾기 정책을 추진했다. 1999년 프런티어사업, 2004년 차세대성장동력, 2008년 신성장동력, 2014년 미래성장동력이란 이름으로 새로운 시도를 했다. 정책 정책 대응은 유기발광다이오드(OLED), 이차전지, 연료전지 등에서 일부 성과도 거뒀다. 하지만 소재부품장비, 디지털 전환, 설계·엔지니어링 분야에서는 실질적 성과가 미흡했다는 평가다.

◇제조업 고도화 구조적 변화 꾀해야

민관 모두 제조업이 다시 활기를 찾기 위해선 구조적인 변화를 꾀해야 한다고 지적한다. 가장 먼저 언급하는 것이 산업 고도화다.

이지상 산업연구원 원장은 최근 보고서를 통해 “우리 경제가 당면한 현실을 타개함과 함께 중장기적 활력 유지를 위해 혁신역량 강화를 기반으로 산업 경쟁력 제고와 고도화에 더욱 집중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4차 산업혁명 시대에 걸맞게 변화를 추구해야 한다는 주장도 있다. 김도훈 경희대 특임교수는 “기존 주력산업이 구축한 제조업 생태계가 세계 수준 기술력과 생산조직 등을 갖춰 우리 수출과 경제성장을 주도했다”면서도 “초연결성을 중시하는 4차 산업혁명 시대에는 주력산업과 ICT 기반이 공존하도록 생태계를 조성해야 한다”고 주문했다.

산업부 관계자는 “우리 기업이 반도체·조선·철강·석유화학 등 분야에서 역량을 갖춘 만큼 이를 기반으로 산업을 고도화해야 한다”고 말했다.

이경민 산업정책(세종)전문 기자 kmlee@etnew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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