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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신차드라이브]가격만 괜찮으면 다 괜찮은 닛산 2세대 '리프'

발행일2018.12.27 13:27
Photo Image<일본 요코하마 닛산 본사에 주차 중인 2세대 리프.>

세계 가장 많이 팔린 전기차 닛산 '리프(Leaf)'. 전기차를 타던 운전자라면 탐나는 차다.

2010년부터 8년 동안 37만대가 판매됐다. 판매 기간을 따지면 대단해 보이지 않을 수 있다. 하지만 리프는 초기 전기차 시장을 개척했고 지금도 미국과 유럽에서 꾸준히 팔리고 있다. 초기 국산 전기차도 리프 파워트레인이나 공조장치를 벤치마킹할 정도로 한 때는 전기차 기준이 된 모델이다.

1년 만에 2세대 신형 '리프'를 현지에서 다시 탔다. 일본 요코하마시에서 바다와 연결 된 아름다운 섬 '에노시마' 지역을 왕복하는 약 70km구간이다.

Photo Image<일본 요코하마 닛산 본사에 주차 중인 2세대 리프.>

1년 전과 달리 리프에 대한 신비감은 크게 없었다. 각종 첨단 안전·주행 장치가 1년 새 국내 차량에도 보편화되면서다. 클러스터(계기판)·네비게이션 등 디스플레이 장치는 오히려 올드해 보이기까지 했다.

오른쪽 좌석에 앉아 주행을 시작했다. 역시 리프의 장점은 글로벌 시장에서 오랜 시간 동안 검증된 완성도. 리프는 전기차 특유의 빠른 응답속도와 부드러운 주행감 모두 탁월했다. 배터리 등 무게 밸런싱이 고르게 잘 된 전기차라는 걸 알 수 있다.

Photo Image<일본 에노시마 입구에 정차 중인 리프>

일본 도로와 우핸들이 익숙해질 때 쯤, 고속도로 구간에서 악셀을 힘껏 밞았다. 전기차의 급가속 재미를 느껴보기 위해서다. 악셀을 강하게 밟았지만 '꿀렁꿀렁'한 느낌의 지체는 없었다. 간혹 다른 전기차 중에는 배터리 무게 밸런싱 때문에 타이어가 살짝 머뭇머뭇하기도 하는데 리프는 이런 머뭇거림이 없었다.

이 구간 동안 'e-페달'를 주로 사용했다. 회생제동을 강하게 사용해 구동효율을 높일 수 있기 때문이다. 하나의 페달만으로 가속, 감속, 제동까지 제어할 수 있어 운전 재미가 더해진다. 하지만 감속 시 부자연스러운 속도감 때문에 e-폐달을 싫어하는 운전자도 많다. 리프도 이런 점에서는 크게 다르지 않았다. 하지만 다른 전기차보다 비교적 부드러웠다.

Photo Image<닛산 2세대 리프.>

이때 옆자리에 있던 글로벌 홍보담당인 토모유키 아키야마씨의 설명이 인상적이었다. 닛산은 애초부터 전세계 판매된 차량 각종 데이터를 분석해 끊임없이 개선해 반영한다는 것이다. 수많은 데이터와 고객 사용 경험을 차량 개발 과정에 반영하고 지금 이순간에도 진화하고 있다는 얘기다.

이런 이유에서인지 '기술의 닛산'답게 리프는 2010년 출시 후 지금까지 배터리와 관련된 화재사고가 단 한번도 발생하지 않았다. 심지어 2011년 동일본 대지진과 쓰나미 발생시에도 배터리 관련 화재 사고 발생이 없어 그 내구성을 인정 받았다.

이번에 시승한 2세대 리프는 기존 1세대 리프 109마력(80kW) 대비 41마력을 끌어 올린 150마력(110kW)급 전기모터를 장착했다. 32.6kg.m급의 토크 힘으로 보다 향상된 주행 성능과 고속 주행에서 넉넉한 주행 감성을 제공한다.

코너를 파고들 때도 남다른 주행감을 지녔다. 낮은 무게 중심에서 비롯한 안정감에서 조향에 따라 차량 무게가 좌우로 옮겨지는 느낌이 탁월했다. 국산차에는 쉽게 느끼지 못하는 리프만의 장점이다.

리프의 장점은 또 있다. V2X(Vehicle to Everything) 기능이다. 전기차 배터리에 저장된 전기를 가정이나 상업시설에 사용하고 심지어 대형 건물의 전력 수요를 낮추는데도 활용한다. 전기차라면 모든 차가 가능한 기능이라고 생각하지만 이 기능은 일본이 만든 전기차 충전 규격 '차데모(CHAdeMO)'가 적용된 차량만 가능하다. 국내에서 주로 쓰는 국제 충전 규격인 '콤바인드 충전 시스템(CCS)'이나 '교류(AC)3상' 등은 아직 전기차의 전기를 꺼내 쓸 수 있는 통신·안전 표준 규격이 없기 때문이다.

리프의 국내 공인 주행거리는 231km로 확정됐다. 올해부터 출시된 다른 전기차에 비해 주행 거리가 적은 건 사실. 하지만 우리나라 일평균 자동차 주행거리 39.5km를 고려하면 문제될 게 없다.

64㎾h급 대용량 배터리의 전기차는 우리나라에서 '사치'라는 생각을 자주하게 된다. 40㎾h 배터리를 장착한 리프가 오히려 실용적일 수 있다.

리프 한국 판매 가격이 4000만원대가 유력하다. 4500만원이 넘을 수도 있다. 일본이나 미국 가격보다 1000만원 가량 비쌀 수 있다. 더욱이 국내 출시 모델은 반자율주행기능인 '프로파일럿'이 빠졌다. 차로유지장치 없이 앞차와 거리를 유지하며 지정된 속도로 달리는 ACC(어댑티브크루즈컨트롤)만 탑재됐다. 차 주변을 보여주는 어라운드뷰모니터는 유지했지만 스스로 주차하는 '파일럿 파크'도 빠졌다. 리프는 64㎾h급의 배터리를 장착해 최대 500㎞를 주행하는 같은 가격대의 최신형 국산 전기차와 경쟁이 될까.

Photo Image<고속도로 주행 중인 2세대 리프.>

박태준 자동차 전문기자 gaius@etnew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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