AI·5G·바이오·전장부품 강화...성과 예측 어려운 분야는 축소

Photo Image

삼성전자가 종합기술원 연구 분야를 인공지능(AI)과 전장부품 등 미래 성장 사업 위주로 재편한다. 기존 연구 분야 가운데 현재 사업부나 계열사 연구와 성격이 유사한 분야는 통합·조정한다. 이번 개편은 바로 성과를 내는 연구개발(R&D)에 집중하는 이재용 부회장의 실용주의를 반영한 결과로 풀이된다. 그러나 전환 배치 과정에서 소속 회사가 바뀌는 등 큰 변화에도 직원에게 사전 설명 없이 추진, 논란이 불거졌다.

19일 업계에 따르면 삼성전자 종합기술원은 배터리를 시작으로 소재 분야 연구 인력 가운데 일부를 사업부나 다른 계열사로 순차 전환한다. 이에 따라 현재 종기원 인력을 받아들일 회사별로 계획을 수립하고 있다.

종기원 인력을 감축하는 것은 삼성전자가 점찍은 4대 미래 성장 사업인 AI, 5세대(5G) 이동통신, 바이오, 반도체 중심 전장부품 연구를 강화하기 위한 것으로 보인다.

실제로 이번에 배터리 분야 인력은 줄이면서 최근 신설한 AI 센터 인력은 확충하고 있다. 종기원에 있는 AI 센터 인력은 현재 200여명이지만 조만간 300명까지 확대할 계획이다. 전장부품과 바이오 관련 연구 조직도 확대될 것으로 보인다.

반대로 오랜 투자가 필요한 소재·부품 원천 기술 연구 비중은 낮추는 분위기다. 성과 예측이 어렵고 향후 제품화 가능성이 불확실한 분야 R&D는 축소한다는 게 골자다.

이 같은 변화는 R&D에서 성과와 실용주의를 강조하는 이 부회장 경영 방침에 따른 것이다. 이 부회장은 경영 전면에 나선 이후 연구에서 실용화까지 3단계로 나눠져 있던 연구개발(R&D) 프로세스를 2단계로 압축했다. 선행 연구와 별도로 실용화에 가깝게 간 연구는 사업부와 합쳐서 속도를 내기 위한 변화였다.


기술 확보 전략도 전환했다. 기존에는 모든 기술 내재화를 시도했지만 이 부회장은 인수합병(M&A)을 통해 외부에서 신기술을 발굴하고 내재화하는 '연계개발(C&D)' 전략을 추진했다. 현재 삼성전자 핵심 기술이 된 사물인터넷(IoT)·삼성페이·빅스비·전장부품 등은 M&A로 확보한 스마트싱스, 루프페이, 비브랩스, 하만 기술을 통해 빠르게 내재화했다. 삼성전자는 미국 실리콘밸리에 있는 삼성전략혁신센터(SSIC)나 삼성넥스트를 통해 투자를 확대하고 있어 앞으로도 M&A 등을 통한 기술 확보가 늘 것으로 예상된다.


권건호 전자산업 전문기자 wingh1@etnews.com, 최호 산업정책부기자 snoop@et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