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SK하이닉스는 19일 경기도 이천에서 M16 공장 기공식을 연다. 2020년 10월 완공을 목표로 하는 건설되는 M16 공장은 이천 하이닉스 단지 내 5만3000㎡ 크기로 들어선다.

M16 공장은 SK하이닉스가 보유한 현 부지의 마지막 공장이 될 전망이다. SK하이닉스는 공장 확장에 쓸 가용 부지가 더 이상 없기 때문이다. 경기 이천과 충북 청주에 반도체 단지를 운영 중인 SK하이닉스는 청주도 지난 10월 준공된 낸드플래시 공장 M15를 끝으로 가득 찼다.

반도체는 첨단 기술 산업이지만 대규모 설비가 수반돼야 하는 장치 산업이다. 막대한 투자로 신규 라인을 건설하며 생산성을 높여야 글로벌 경쟁에서 생존할 수 있다. 특히 창장메모리, 허베이창신, 푸젠진화 등 중국이 자국 반도체 산업 육성에 고삐를 당기고 있어 중국과 격차를 유지하기 위해서도 신규 투자는 피할 수 없는 선택이다.

SK하이닉스가 '반도체 특화 클러스터'를 조성하기로 한 것은 이런 배경에서 출발했다. 반도체 초격차를 유지하기 위해서는 신규 팹이 필수인데 새로운 공장을 지을 부지가 없기 때문이다.

삼성전자는 경기 용인과 화성에 이어 평택에 신규 부지를 확보했다. 2015년 5월 착공에 들어간 평택 반도체 라인은 총 부지 면적이 289만㎡에 달한다. 단일 반도체 공장으로 세계 최대인 평택 1라인이 지난해 가동에 들어갔고 현재 2라인 투자가 진행되고 있다.

삼성 평택 단지에는 1라인 규모의 반도체 공장을 총 4개까지 건설할 수 있어 아직 여유가 있는 편이다. 그럼에도 삼성전자는 초격차를 위해 평택 외에 안성 등 또 다른 반도체 산업 단지 부지를 물색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여유가 없는 SK하이닉스로서는 부지 확보가 발등의 불인 셈이다.

SK하이닉스는 “부지 등 구체적인 투자 계획은 확정되지 않았다”고 밝혔다. 하지만 반도체 특화 클러스터에 대한 전체 계획과 윤곽은 정부와 공유한 것으로 보인다.

이날 진행된 산업통상자원부 업무보고에 따르면 SK하이닉스는 새해 상반기 중에 입지를 선정하고, 단지 기초 공사 등에 1조6000억원을 투입할 계획이다. 또 2028년까지 총 120조원이 투자될 예정이다. 세계 최대 규모를 갖춘 삼성전자 평택 단지 1기 라인에 투자된 금액이 30조원이다. 삼성 평택 1기 라인과 같은 공장 4개가 새로운 클러스터에 들어선다는 얘기다.

산업부는 반도체 특화 클러스터가 “반도체 팹 4개와 50여개 협력업체가 동반 입주하는 대규모 단지가 될 것”이라고 전했다.

클러스터가 들어설 지역은 공개되지 않았다. 그러나 반도체 제조에는 전력과 용수 등 인프라가 중요하고 우수 인력 배치 등 기술 경쟁력 확보를 위해 수도권이 최적으로 꼽힌다.

실제로 정부는 지난 10월 24일 김동연 경제부총리 겸 기획재정부 장관이 주재한 경제관련 장관회의에서 SK하이닉스의 수도권 투자가 안건에 오른 것으로 전해졌다.

SK하이닉스의 경우 제조업이 수도권에 과도하게 몰리는 것을 막기 위해 도입된 공장총량제 규제로 인해 입지를 확정하지 못했다.

그러나 산업부가 반도체 특화 클러스터 구축을 중점 추진하겠다고 대통령에게 새해 업무로 보고한 만큼 규제 개혁에 따른 SK하이닉스의 투자가 속도감 있게 추진될지 주목된다.

SK하이닉스가 지난 2015년 이천본사에 준공한 M14도 각종 규제에 막혀 공장 증설 신청 이후 완성까지 7년이 걸린 바 있다.


클러스터는 차세대 반도체 팹과 협력업체 스마트공장, 혁신 인프라 등이 집적된 21세기 스마트 산업단지로 조성된다. 반도체 공장이 들어서는 '팹존', 협력업체 스마트공장이 중심이 되는 '스마트혁신존', 반도체 인력양성과 시험인증 공간 등이 위치한 '글로벌상생협력존' 등으로 구성된다. 산업부는 클러스터 조성으로 1만개 일자리가 창출될 것으로 기대했다.


윤건일 전자/부품 전문기자 benyun@et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