구본준 LG 부회장 장남인 구형모 LG전자 선임이 보유하고 있던 '지흥' 지분 전량을 매각했다.

13일 지흥은 구 선임이 지흥 지분 100%를 153억원에 '아이비케이에스세미콘기업재무안정사모투자합자회사'에 매각했다고 공시했다.

지흥은 구 선임이 개인 지분 100%를 보유한 전자부품업체다. 2008년 출범한 지흥은 액정표시장치(LCD) 편광판 보호필름 사업 업체다. LG화학, LG디스플레이 등 LG 계열사에 부품을 납품하면서 급성장했다. 한 때 1263억원에 달하는 매출을 올리기도 했다.

하지만 2012년을 정점으로 매출이 감소했다. 공정거래위원회가 대기업 총수일가 내부거래를 규제하는 움직임을 보이면서 그룹 계열사 거래가 중단됐기 때문이다. 지난해 매출은 8억원, 순손실 43억원을 기록했다.

이후 지흥은 디스플레이 필름 사업을 매각하고 신 사업으로 자동차 센서 사업에 나섰으나 이 역시 매각했다. 사실상 지흥이 주력으로 영위하는 사업 부문이 없다. 이 때문에 업계에서는 구 선임이 지흥을 매각할 것이라는 관측이 제기돼왔다.


이번 매각은 존재감이 불분명했던 지흥을 정리하는 한편, 공정위가 제시한 '비주력 계열사 지분 매각'과도 결을 맞추는 것으로 분석된다. 공정위는 대기업 일감 몰아주기 관행을 비판하면서 대주주 일가에 비주력 계열사 지분 매각을 유도해왔다.


이영호기자 youngtiger@et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