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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군호 에어릭스 사장. 사진=이동근기자 foto@etnews.com

“막연히 사물인터넷(IoT) 분야와 연관된 기업이라기보다는 '굴뚝산업을 아는 IoT 기업'을 만들겠습니다. 에어릭스는 전통적인 굴뚝산업 기업이었지만 정보통신기술(ICT)을 융합해 시너지와 부가가치를 만들었고 IoT를 접목해 굴뚝산업을 배경으로 새로운 비즈니스 모델을 찾았습니다.”

최근 중소기업 스마트팩토리 솔루션 공급기업으로 변신에 성공한 대기환경 전문기업 에어릭스 김군호 사장의 생각이다. 에어릭스는 42년 산업현장 노하우를 바탕으로 4차 산업혁명 핵심기술인 IoT와 결합한 'ThingARX' 플랫폼을 개발했다. 이를 적용해 'IoT 스마트 집진기'를 개발, 국내 최대 규모 제철소에 납품·적용했다. 현장에서 에너지 절감과 업무효율성 확대 등 가시적인 성과를 거뒀다.

에어릭스가 변신에 성공할 수 있었던 동력은 삼성전자와 소니코리아, 아이리버를 거친 김군호 사장에게서 시작됐다. ICT DNA를 가진 김 사장은 에어릭스가 그동안 영위했던 집진기 사업관리에 그치지 않고 새롭게 도약할 수 있는 기회를 4차 산업혁명 분야에서 찾고자 했다.

김 사장은 “처음부터 끝까지 내 아이디어를 반영할 수 있는 리더십을 발휘하고 싶어 CEO가 됐고 에어릭스에서 철강업체와 환경업체, 여기에 IoT를 접목하는 개척자 역할, 첫 번째 펭귄으로서 뒤뚱거리고 있다”고 말했다.

그는 “어느 곳도 에어릭스를 따라오지 못할 경쟁력은 굴뚝사업을 잘 안다는 것이고 40년 넘는 공장경험에 ICT 전문가를 붙여 놓으니 시너지가 생겼다”고 설명했다. 이어 “연장선으로 IoT 분야에서도 ICT 사업자 혼자 최적의 솔루션을 만들어 낼 수 없고, 굴뚝산업과 협업해야 현장 적용이 가능해진다는 점을 고려했다”고 덧붙였다.

김 사장은 “새해 키워드는 새로운 고객과 기술, 해외시장을 노크하는 것”이라며 “집진기에 IoT를 적용하는 것을 넘어 새로운 시장으로 에어컨 등 공조설비에 IoT를 접목해 에너지비용을 절감시키는 분야로 영역을 확대할 것”이라고 말했다.

식품회사 냉동창고, 조선소 컨테이너 박스 등에 설치된 수 천개 에어컨을 IoT로 연결해 관리하면 에너지절감 효과를 거둘 수 있고, 이곳이 새로운 시장이 될 것이라는 얘기다.

IoT 사업의 다음 행보는 '데이터 사업'으로 전망했다. 김 사장은 “IoT 센서 등 설비 가격이 저렴한 만큼 단순히 설비를 파는 사업이 아니라 시스템을 구축하고 이를 유지·관리 모델로 발전시켜야 한다”라며 “설치된 센서가 10만개, 100만개씩 늘어날수록 여기서 나오는 데이터로 비즈니스 모델을 만들어도 엄청난 일을 할 수 있다”고 강조했다.

그는 “앞으로 IoT는 모든 것의 기본이 될 것”이라며 “먼저 뒤뚱거려본 경험을 빌어 IoT 사업을 하고자 하는 후발주자에 팁을 준다면, 굴뚝사업에 보물이 있으니 거기서 찾아야 한다는 것”이라고 조언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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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군호 에어릭스 사장. 이동근기자 foto@etnews.com

-2018년이 다 지났다. 올해 사업을 돌아본다면.

▲에어릭스가 대기환경솔루션 전문기업이라는 기존 사업 정체성을 유지하면서 산업사물인터넷(IIoT), 산업현장 스마트팩토리 토털 솔루션 기업으로의 혁신을 꾀한 해였다. 그동안 체질 개선을 이루기 위해 임직원과 함께 많은 도전을 시도하고 얻은 결과를 바탕으로 새로운 비즈니스 모델을 창출했다. 지난해는 IoT 시스템 구축을 위해 산업현장 노하우를 바탕으로 4차 산업혁명 핵심기술인 IoT와 결합한 'ThingARX' 플랫폼을 개발했다. 이를 기반으로 세계 최초로 'IoT 스마트 집진기'를 개발한 단계였다. 올해는 IoT 시스템에 대한 가시적 성과를 이뤄내기 위해 노력한 해였고 결실을 얻었다. 다양한 산업현장 기업과 함께 IoT 실현과 전반적인 시스템 적용을 통한 수요를 발굴하고 지속적인 에어릭스의 스마트팩토리 고도화를 추진했다. 포스코 포항과 광양제철소 현장에 사물인터넷 스마트 먼지 집진(ISDC) 시스템을 적용해 기대 이상 결과를 얻어냈고, 2단계 구축 계약이 임박했다. 식품기업에 사물인터넷 냉방관리 시스템(iFAMS)과 종합상황실도 구축 중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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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새해 사업 추진 계획도 궁금하다.

▲새해에는 에어릭스의 IoT 핵심 기술력을 기반으로 국내뿐만 아니라 해외시장에 널리 알리고 확산하는데 최선을 다할 것이다. 4차 산업혁명 시대 산업현장 IoT화는 선택이 아닌, 필수불가결한 요인이다. 국내 중소기업 등 소규모 제조사 스마트팩토리 추진·확산을 통한 국가 산업 경쟁력 확대에 기여할 것이다. 이와 관련해 적은 비용으로 제조현장 IoT 접목을 실현할 수 있는 다양한 서비스 모델을 개발 중이다. 기존 제품·솔루션 중심 스마트팩토리에서 고객 중심 패러다임 전환을 통해 고객의 다양한 요구를 수용하고 경제적인 스마트팩토리 구현을 위한 서비스를 강화할 방침이다. 간접, 제휴채널을 강화해 경제성이 있고 고도화된 에어릭스 스마트팩토리 서비스 확산에 역량을 집중한다. 새해 IoT 사업매출 100억원 돌파와 5년 내 500억원 이상 매출과 Thing(센서) 10만개 이상 확보가 목표다. 끊임없는 사업개발과 기술개발을 통해 4차 산업혁명 시대 스마트팩토리 환경을 선도할 수 있는 기업이 되도록 최선의 노력을 다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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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마트팩토리 확산을 위해 필요한 것은 무엇인가.

▲스마트팩토리를 확산하기 위해 현실에 맞는 맞춤식 지원을 요구하는 목소리가 크다. 스마트팩토리 구축이 필요한 중소기업은 아직 데이터화도 이뤄지지 않았다. 이런 중소기업을 상대로 공장에서 발생하는 데이터를 디지털화 하는 작업을 선행해야 한다. 현재 정부 지원은 대부분 시스템구축, 특히 제조실행시스템(MES), 전사적자원관리(ERP), 자재소요량관리(MRP) 등 기존 SI 형태 관리 시스템 설치 시 보조금을 지원하는 형태다.

스마트팩토리의 궁극적 목적은 빅데이터를 활용한 생산·관리 효율 증대, 고장 예측에 의한 정비 효율 증대, 에너지 절감, 환경시설 효율 관리다. 따라서 시스템 투자를 지원할 것이 아니라 스마트팩토리 추진 후 정량·정성적 성과에 의한 세제 혜택이나 규제 완화 등으로 지원 제도를 수정해야 한다.

신기술 도입에 있어 실적부터 요구하는 시장 폐쇄성을 정부 주도로 개혁하는 것과 국책사업 주관기관에서 실제 스마트팩토리 개발과 적용을 하고 있는 기업을 중점 지원하는 것도 필요하다. 공공기관의 독점적 시스템 관리 규정도 개선해야 한다. 진입장벽이 해결되면 수요 기업은 보다 저렴한 IoT 시스템으로 환경 감시를 강화할 수 있고 중소기업과 소형 생산 설비에도 적용할 수 있다.

-스마트팩토리 등 4차 산업혁명 시대 산업의 미래를 그려보면.

▲4차 산업혁명 기술은 산업현장뿐만 아니라 인류의 삶까지도 엄청난 변화를 주도할 것이다. '인공지능' 등장으로 빅데이터의 가치는 사회의 모든 가치체계를 화폐가 아닌 데이터로 거래 가능하게 할 만큼 중요하다. 여러 센싱 기술을 통해 산업현장에서 수집되는 실시간 데이터가 AI 분석을 거쳐 더 나은 효율성과 부가가치를 창출해내는 핵심 가치가 될 것이라고 생각한다. '음성기반기술 플랫폼' 발달은 산업 현장뿐만 아니라 가정에서도 음성 UI와 UX를 통한 모든 기기 사용 방법의 변화를 가져와 효율성과 편리성을 놀랍게 변화·발전시킬 것이다. '5G'의 기술발달과 확산은 산업IoT의 빠른 확산과 범용성을 확대시킬 뿐만 아니라 자율주행차 보급을 앞당길 것이다. 4차 산업혁명 시대는 산업현장과 인류의 삶을 빠르게 변화하고 혁신할 수밖에 없는 환경으로 몰아간다. 이에 대응하고 변화하는 기업과 그렇지 못한 기업의 미래는 기하급수적인 성장을 가져오거나, 급격한 쇠퇴를 맞는 결과로 엇갈릴 것이다.

에어릭스의 스마트팩토리는 기존의 MES 시스템에 IoT기술과 AI 빅데이터 분석기술 등을 탑재해 4차 산업혁명 시대에 대비한 좀 더 넓은 범위의 IoT스마트팩토리시스템이다.

에어릭스가 추구하는 스마트팩토리의 방향은 수 십년간 산업현장 노하우를 가지고 있는 전문가를 중심으로 전문가의 직관력과 노하우가 4차 산업혁명의 기술과 융합된 시스템이다. 산업현장이 4차 산업혁명 기술의 토대로 혁신되는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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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부가 대책은 내놓고 있지만 미세먼지 잡기가 어렵다. 방법을 제시한다면.

▲미세먼지 주범이 산업현장에 있기에 이곳의 미세먼지 감소노력이 절대적으로 필요하다. 에어릭스는 환경분야 기술력과 축적된 현장 노하우를 기반으로 미세먼지 등 환경오염원 조사결과, 산업현장에서 배출되는 미세먼지가 38%에 달할 정도로 최대 오염원임을 확인했다. 대형 공장에서부터 중소형까지 산업 전반 미세먼지 절감이 필요하고, 이는 기업 자체 노력만을 요구하는 정도로는 실현하기 어렵다.

따라서 산업현장 미세먼지 감소를 위한 정부 정책수립과 함께 중소기업 스마트팩토리 활성화를 위한 지원예산 편성 등 구체적인 실행이 함께 뒷받침 돼야 한다. 에어릭스는 공공 환경부분에서 미세먼지 저감을 위한 다양한 솔루션을 검토 중이다. 미세먼지 저감을 위한 연구개발 활동에 적극적인 R&D 투자를 통해 산업현장 외 환경문제로 대두되고 있는 미세먼지 저감장치에 대한 연구 노력을 강화하고 있다. 미세먼지를 개선하기 위한 연구와 노력으로 IoT 기술을 활용해 에너지 절감뿐만 아니라 대기환경에도 도움을 줄 수 있는 스마트팩토리 IoT 시스템을 구현했다. 스마트정비 시스템으로 최상의 공기 정화 기능을 유지하며 미세먼지 저감에 기여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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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2C에서 B2B까지 다양한 회사를 거쳤다. 선배 경영자로서 국내 산업계에게 전할 말은.

▲제조업 위기는 어제 오늘의 이야기가 아니다. 지금까지 대한민국 경제 성장 주축 역할을 해온 제조업이 혁신 동력을 잃어 생산성 저하와 수익성 악화가 우려되는 상황이다. 제조업이 살아남기 위한 생존전략을 준비하지 않으면 시대 흐름을 따라 갈수 없다. 시장 변화와 고객 요구에 대응 할 수 있는 새로운 가치창출을 위한 제조업 비즈니스 패러다임이 필요한 시점이다. 4차 산업혁명 기술이 우리 제조업 비즈니스 모델 혁신의 핵심 도구가 돼야 한다. 이를 통해 생산성과 효율성을 높일 수 있는 실질적인 비즈니스 모델 구현이 필요하다. 새로운 비즈니스 모델은 제품을 제조·판매만 하는 것이 아닌 혁신적인 제품과 서비스 융합을 통해 고객에게 솔루션을 제공해야 한다. 제조기업 특성에 맞는 중장기 전략을 세워야 하는데, 고객과의 관계뿐 아니라 회사의 내부시스템과 핵심역량 전반 변화가 필요하다. 서비스와 소프트웨어 역량을 갖추기 어렵다면, 검증된 외부 전문기업과 협업을 통해 역량을 강화해야 한다. 4차 산업혁명 시대에 대응하기 위한 경쟁력을 갖추고 성장하기 위해서는 정부를 비롯한 관계 기관의 지원 정책과 규제 완화가 절실한 시점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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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군호 에어릭스 사장은...'끝장정신' 경영철학

성균관대에서 기계공학을 전공하고, 고려대 경영학 석사 학위를 받았다. 1984년 삼성전자에 입사해 사회생활을 시작했다. 2001년까지 삼성전자에 근무하면서 글로벌마케팅실 브랜드 그룹장, 유럽본사 전략마케팅 팀장 등을 역임했다. 이어 소니코리아 마케팅 본부장으로 자리를 옮겨 근무했고, 2005년 한국코닥 지사장을 맡으며 CEO 생활을 시작했다. 2007년 아이리버 사장으로 부임해 6개월 만에 100만대를 판매한 MP3 모델을 만들며 경영능력을 인정받았다. 2013년부터 몸담은 에어릭스에서는 기존 정체성을 유지하면서 IIoT, 산업현장 스마트팩토리 토털 솔루션 기업으로 변화를 주도했다. IoT 스마트 시스템 개발 노력을 인정받아 과학기술정보통신부 장관 표창, 산업통상자원부 장관상, 포스코 QSS+철강생산본부장 사장상 등을 받았다.


김 사장의 경영철학에는 '끝장정신'이 포함됐다. 그가 말하는 '끝장'은 죽음이 아니며, 살자고 하는 것이다. 절박함이며 탈출하려는 몸부림이다. '이왕 시작했다면 끝장을 봐야 한다' '끝장을 보겠다는 자세로 업무에 임해야 한다' '안 되는 것도 되게 만들겠다는 정신으로 무장해야 한다' '하면 된다'라는 불굴의 정신을 품고 밀어붙이는 근성을 소유해야 한다' 등으로 설명된다. 김 사장은 항상 직원이 끝장정신으로 주인의식을 갖고 책임감 있게 업무에 임해 줄 것을 주문한다.


대담=이호준 산업정책부장 정리=함봉균 산업정책부(세종) 기자 hbkone@etnews.com 사진=이동근기자 foto@et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