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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술사만이 소프트웨어(SW) 설계를 할 수 있다는 법안이 발의, SW업계가 반발에 나섰다. 법안이 통과되면 기술사가 없는 SW 기업은 SW를 제작할 수 없기 때문이다.

4일 한국SW산업협회는 이사사와 함께 긴급회의를 개최하고 회원사를 대상으로 '기술사법 개정안 발의 철회' 탄원서를 모아 이상민 의원실에 제출하기로 했다.

지난달 19일 이상민의원은 “설계도서 등은 기술사가 아니면 작성하거나 제작할 수 없다”는 내용을 신설한 기술사법 개정안을 대표발의했다. 이를 위반할 경우 1년 이하 징역 또는 1000만원 이하 벌금에 처한다는 벌칙 조항도 신설됐다.

문제는 '설계도서 등'에 SW가 포함된다는 점이다. 법안이 통과되면 기술사가 아니면 SW를 계획·연구·설계·분석 등을 못하게 된다. 사실상 기술사 없이 SW 개발이 불가능하다.

SW산업협회에 따르면 지난해 SW기술자 평균임금조사 기업(1021개사) 가운데 기술사를 보유한 기업은 41개(4%)에 불과하다. SW기술자신고자(약 16만명) 중 기술사자격 보유자는 546명으로 0.4% 수준이다.

SW산업협회 관계자는 “기술사가 없는 중소업체는 기술사를 신규 채용하거나 기존 인력에게 기술자 자격 취득을 강요하는 등 부담이 크다”면서 “기술사에게 독점권한을 부여할 경우 기술사 자격이 없는 종사자 생존권까지 위협한다”고 말했다.

개정안은 2011년, 2012년, 2015년 세 차례 걸쳐 발의된 후 모두 폐기됐다. SW뿐 아니라 엔지니어링협회 등 관련 협·단체에서 반대 의견을 제출했다. 이번에도 관련 협·단체가 반대 의견을 전달할 예정이다. SW산업협회도 회원사 탄원서가 취합 되는대로 이상민 의원실에 발의안 철회 의사를 전달할 방침이다.

이상민 의원실은 SW업계가 우려할만한 일이 아니라는 입장이다.

이상민의원실 관계자는 “설계도서 직무 대상과 방법은 대통령령으로 정하도록 했고, 기술사회가 이를 정하도록 신설했다”면서 “기술사회가 SW는 관련 직무로 넣지 않겠다는 입장을 밝힌 만큼 법이 시행되더라도 SW는 포함되지 않을 것”이라고 말했다.


이와 관련 SW산업협회 관계자는 “기술사회 말만 믿을 순 없다”면서 “이상민 의원실 주장대로 SW가 포함되지 않는다면 개정안에 SW는 제외된다는 조항을 명시해야 한다”고 말했다.


김지선 SW 전문기자 river@et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