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시아·태평양경제협력체(APEC) 정상회의 참석차 파푸아뉴기니를 방문 중인 문재인 대통령은 17일(현지시간) “세계무역기구(WTO) 중심의 건강한 다자무역체제 회복을 위해 더욱 노력해야 한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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파푸아뉴기니 APEC 하우스에서 열린 APEC 지역 기업인 자문회의(ABAC)와의 대화 전경.<사진:청와대>

문 대통령은 이날 파푸아뉴기니 APEC 하우스에서 열린 'APEC 지역 기업인 자문회의(ABAC)와의 대화' 인사말에서 “최근 보호무역의 파고가 높아지면서 WTO 중심의 다자무역체제에 대한 신뢰가 흔들리며 세계 경제의 커다란 불안요소로 작용하고 있다”며 이같이 말했다.

ABAC는 민간업계의 견해를 APEC 논의에 반영하기 위해 설립된 공식 민간자문기구다.

문 대통령은 “글로벌 교역 환경의 불확실성은 한국과 같은 대외의존도가 높은 개방 통상경제 국가에 위협요인이 되고 있으며, 기업들도 경영 활동에 어려움을 겪고 있다”고 강조했다.

그러면서 “근본적이고 적극적인 접근이 필요하다”며 “다자적인 해결을 통해 장기적인 예측 가능성을 확보해야 한다. 경제위기를 함께 극복하면서 협력 경험을 쌓아온 APEC과 같은 다자협력체의 역할이 보다 중요한 때”라고 설명했다.

문 대통령은 최근 국제적 통상 갈등이 심화하고 다자무역체제에 대한 위기감이 고조되는 상황에서 APEC 회원국이 공동의 책임감을 갖고 자유무역과 공정경쟁 환경을 조성하기 위해 협력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문 대통령은 무역·투자 장벽 완화를 위한 노력으로 APEC 회원국 전체의 국내총생산(GDP)이 출범 당시보다 4배 가까이 성장했음을 강조했다. 이는 1994년 '보고르 목표'를 세우고 개방적 경제공동체를 향해 쉼 없이 전진해 온 결과라고 평가했다. '보고르 목표'란 1994년 인도네시아 보고르에서 열린 제2차 APEC 정상회의에서 채택한 선언으로, 역내 선진국은 2010년까지, 개발도상국들은 2020년까지 무역·투자 자유화를 이행하자는 내용을 담고 있다.

문 대통령은 “우리가 함께 약속한 '보고르 목표' 정신을 되새겨야 한다”며 “WTO의 완전성을 유지하기 위한 APEC 차원의 더 적극적인 참여를 촉구하며, 한국도 함께할 것을 약속한다”고 거듭 강조했다.

문 대통령은 이날 행사에서 시진핑 중국 국가주석을 비롯해 칠레·페루 정상과 소그룹을 이뤄 개방적 경제공동체를 지향하기 위한 APEC의 노력 등과 관련한 의견을 교환했다.


특히 문 대통령은 한국 정부가 '사람 중심 사회'를 중요한 핵심 가치로 설정하고 이를 실현하기 위해 '혁신적 포용국가' 비전을 추진하고 있음을 설명했다. 아울러 APEC 역내에서 경제 성장의 혜택이 호혜적으로 분배되고 경제·사회적 약자에 대한 배려를 확대해 나가는 데 회원국들이 공동으로 노력해 나가자고 당부했다.


성현희 청와대/정책 전문기자 sunghh@et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