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애플 아이폰 판매 감소 우려에 한국 부품업계가 흔들리고 있다.

한국 부품업계는 아이폰에 쓰이는 반도체, 디스플레이, 카메라 모듈, 연성회로기판(PCB), 배터리 등 핵심 부품을 공급하고 있다. 삼성 전자 계열사는 연간 10조원이 넘는 부품을 애플에 판매한다. 애플 매출 비중이 절반을 넘는 기업도 있다. 애플 의존도가 높은 한국 부품업계가 아이폰 판매 저조에 직격탄을 맞을 것으로 우려된다.

12일(현지시간) 아이폰 최신 제품에 페이스ID 기술을 제공하는 루멘텀홀딩스는 4분기 매출이 7000만달러 감소할 것이라고 발표했다. 애플 신형 아이폰 판매량 저조를 반영한 실적 전망치다. 이 여파로 애플 주가는 이날 5.04% 급락했다.

아이폰 판매 저조 전망은 곳곳에서 나오고 있다. 애플에 정통한 것으로 알려진 TF인터내셔널증권 궈밍츠 연구원은 아이폰XR(텐아르) 판매량이 감소하고 내년 1분기 전체 아이폰 판매량도 줄어들 것으로 전망했다. 궈 연구원은 내년 1분기 아이폰 출하량을 올 1분기 판매량 5200만대보다 500만대 준 4700만대로 예측했다.

시장조사업체 IHS마킷은 올해 OLED 아이폰 판매 전망치를 계속 하향 조정하고 있다. 지난해 말 기준으로 2018년 OLED 아이폰 출하량을 1억5000만대 수준으로 전망했다가 올해 초 1억2000만대로 낮췄다. 지난달에는 7200만대까지 줄였고, 최근 5000만대 수준까지 낮아질 수 있다는 전망을 내놓기도 했다.

한국 부품업계에서도 아이폰용 부품 공급량이 줄어들 조짐을 보이고 있다. 아이폰용 유기발광다이오드(OLED) 패널을 생산하는 삼성디스플레이 A3 가동률은 지난해 100% 수준으로 풀 가동 체제를 유지했지만 지난해 하반기부터 공급량이 급격히 줄면서 10~20%까지 떨어졌다. 올해 신모델 출시 효과로 가동률은 다시 상승했지만 올 3분기 A3 가동률이 60%대 수준에 그친 것으로 알려졌다.

업계에서는 내년 1분기 시장 예상치대로 아이폰 판매량이 지난해보다 약 500만대 줄면 삼성전자, 삼성디스플레이, 삼성전기, LG이노텍, LG화학, 삼성SDI 등 대기업 매출도 크게 줄 것으로 내다봤다. 이 밖에도 비에이치, 하이비젼시스템 등 중소 부품·장비업계도 실적 하락 직격탄을 맞을 것으로 보인다.

이를 반영하듯 13일 아이폰 테마주로 분류된 기업 주가가 폭락했다. LG이노텍은 장중 9.5% 급락하며 52주 신저가를 기록했다. RGPCB를 공급하는 비에이치는 〃3%로 출발해 장중 〃9.83%까지 하락했다. 적층세라믹콘덴서(MLCC) 등을 생산하는 삼성전기도 〃3% 하락으로 출발해 〃5%까지 떨어지는 등 약세였다.


애플에 부품을 공급한 업계 관계자는 “당초 예상치 대비 애플 주문이 줄어드는 분위기는 맞다”면서 “그동안 애플이나 삼성전자에 크게 의존해 온 국내 부품업계가 중국 스마트폰 업체 등으로 공급처를 다변화하지 못하면 실적 경착륙이 예상된다”고 우려했다.


배옥진 디스플레이 전문기자 withok@et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