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과학기술원(KAIST·총장 신성철)이 서로 성격이 다른 두 물질 사이의 '근접장 복사열 전달량'을 측정하고 제어하는데 성공했다. 서로 다른 물질의 복사열 전달 효율을 높여 새로운 열관리 시스템 구현, 폐열 재사용, 사물인터넷(IoT) 기기 지속 전력 공급원 개발 등 다양한 분야에 활용할 기반을 만들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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근접장 복사열전달 측정 3차원 개념도와 개발 장치

KAIST는 이봉재·이승섭 기계공학과 교수팀이 전기가 통하지 않는 유전체와 금속으로 이뤄진 다층구조 사이에 근접장 복사열 전달량 측정·제어에 성공했다고 13일 밝혔다.

근접장 복사열 전달은 두 물체의 거리가 나노미터(㎚) 단위일 때 발생하는 복사열 전달 현상이다. 이론상 복사열 전달량이 가장 크다고 여겨졌던 '흑체 복사열전달'보다 1000배에서 1만배 이상 전달량이 많다. 물질 간 '표면 플라즈몬 플라리톤'을 커플링하면 근접장 복사열 전달량을 향상시키고, 전달 제어도 가능하다. 표면 플라즈몬 플라리톤은 물질 표면에 위치한 진동 전자무리인 '플라즈몬'이 빛과 상호작용할 때 발생하는 준입자를 뜻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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금속-유전체 다층나노구조의 복사 열전달량 분석 결과

그동안 학계에서는 박막, 다층나노구조, 나노와이어와 같은 나노구조를 도입한 근접장 복사열 전달 연구를 계속했지만, 대부분의 연구는 성질이 같은 등방성 물질 사이의 열전달에 그쳤다.

연구팀은 금속과 유전체 다층나노구조 사이의 근접장 복사열 전달량 측정에 처음 성공했다. 커스텀 미세전자기계시스템(MEMS) 플랫폼과 위치 나노제어 시스템을 이용했다. 금속-유전자 층 개수, 두께, 비율에 따른 측정 결과를 도출하고, 플라즈몬 폴라리톤 커플링 구현으로 근접장 복사열 전달량을 향상시켰고 파장별 열전달 제어가 가능함을 증명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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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술 개발에 참여한 KAIST 연구진. 왼쪽 위부터 시계방향으로 이승섭 교수, 이봉재 교수, 임미경 박사, 송재만 박사과정.


이봉재 교수는 “등방성 물질은 근접장 복사열 전달 파장별 제어에 한계가 있었다”며 “다층나노구조를 사용한 근접장 복사열 전달 제어 기술은 다양한 적용 장치 개발의 첫 걸음이 될 것”이라고 말했다.


대전=김영준기자 kyj85@et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