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내 연구진이 원자보다 작은 미세한 움직임까지 관찰할 수 있는 기술을 개발했다. 나노미터(㎚)의 1000분의 1 크기인 피코미터(pm) 단위까지 측정할 수 있어 그동안 알 수 없었던 다양한 분야를 연구할 수 있게 될 전망이다.

한국연구재단(이사장 노정혜)은 김승철 부산대 광메카트로닉스공학과 교수와 김영진 싱가폴 난양공대 교수가 이끄는 공동연구팀이 '플라즈모닉 자' 기술을 향상시켜 원자보다 작은 미세 동적 변화를 관찰하는 기술 개발에 성공했다고 13일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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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노입자 간격 변화에 따라 빛의 위상(무지개 빛)이 변화하는 원리를 표현한 이미지

플라즈모닉 자는 금속 내 진동하는 전자 무리인 '플라즈몬' 입자가 서로 접근할 때 발생하는 빛의 색과 스펙트럼 변화로 대상이 움직인 거리를 측정하는 기술이다.

연구팀은 펨토초 레이저를 이용해 이 플라즈모닉 자 기술을 발전시켰다. 펨토초 레이저는 아주 짧은 시간동안 레이저 빛을 쏴 분자 움직임을 사진처럼 찍어내는 레이저를 뜻한다.

펨토초 레이저를 플라즈몬에 쪼이면 빛의 주파수가 커졌다 작아지는 '맥놀이 현상'이 일어나는데, 이 과정에서 빛의 위상이 '테라헤르츠파' 영역에서 '마이크로파' 영역으로 변화하게 된다.

마이크로파 영역의 빛 위상차를 측정하면 기존 방법보다 240배 정교한 플라즈모닉 자 분해능을 구현할 수 있다. 현재 구현한 분해능은 1.67pm이다.

이 방식은 측정 속도도 훨씬 빠르다. 위상 측정 검출은 스펙트럼 측정보다 빨리 이뤄져 기존대비 1000배 빠른 측정 속도를 낼 수 있다. 외부 노이즈에도 강해 정확도 높은 값을 산정할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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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승철 부산대 교수

연구팀은 이 기술을 활용해 DNA 분자의 길이변화나 양자역학 현상 관찰 등 그동안 불가능했던 일을 할 수 있다고 설명했다. 현재 관련 특허를 출원한 상태다.


김승철 교수는 “DNA·RNA 움직임 관찰이나 양자역학 연구뿐만 아니라 전자주사현미경과 같은 초정밀 장비 분야에도 기술을 활용할 수 있다”며 “장비 pm급 보정과 표준 확립에도 기여할 것”이라고 말했다.


대전=김영준기자 kyj85@et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