올해 기업공개(IPO)를 통한 자금조달 규모가 5년 만에 가장 낮은 수치를 기록할 전망이다.

'대어'급 기업의 연이은 상장 연기에 연말 상장 절차를 진행 중인 기업의 흥행도 불투명하다. 당초 100개 이상 상장을 예상했던 금융당국 기대에 못 미치는 성적표가 예상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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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종구 금융위원장은 9일 서울 영등포구 한국거래소에서 코스닥 시장 활성화를 위한 현장간담회를 열어 코스닥 상장기업, 예비 상장기업, 중기특화증권사 관계자들과 코스닥시장 경쟁력 제고방안을 논의했다.

12일 한국거래소 및 금융투자업계에 따르면 올해 들어 총 16개 기업(기업인수목적회사 제외)이 공모 및 상장심사를 철회했다. 2일 전자부품 제조기업 드림텍이 유가증권시장 상장을 연기한 데 이어 CJ CGV베트남홀딩스가 상장을 미뤘다. 코스닥시장에서도 지난 9일 KMH신라레저가 금융당국에 상장 철회 신고서를 제출했다.

주요 기업의 연이은 상장 철회로 올해 IPO 시장은 5년 만에 가장 낮은 수준이 예상된다. 지난해 IPO를 통한 공모금액은 총 7조9740억원이다. 코스피에는 8개 기업이 신규 상장해 총 4조4483억원을 조달했다. 코스닥에서는 74개 기업이 3조5258억원을 공모로 모았다.

반면 올해는 지난해 절반에도 못미친다. 12일 현재 신규 상장한 기업은 코스피 5개, 코스닥 54개에 불과하다. 공모금액도 코스피 6552억원, 코스닥 1조3663억원으로 2조원을 간신히 웃돈다.

올해 IPO 상장기업의 전체 공모금액은 2013년 이후 가장 낮은 수준이 될 전망이다. 2014년 이후 IPO시장은 꾸준히 4조원 이상의 공모금액을 기록했다. 특히 2조원 안팎의 공모규모를 기록할 것으로 전망되던 현대오일뱅크가 사실상 연내 상장 의지를 접으면서 당초 목표는 달성이 불가능해졌다.

연말까지 총 20여개 기업이 상장을 추진하고 있지만 아시아나IDT, 에어부산 등을 제외한 기업 대다수는 코스닥 기업이다. 12일 현재까지 코스닥에 상장한 기업 가운데 1000억원 이상 공모 규모를 기록한 기업은 크리스에프엔씨 단 1개사에 불과하다. 신규 코스닥 상장기업 절반 이상이 공모규모 300억원 미만이다.

금융위원회는 코스닥벤처펀드 출범 안팎으로 연내 100개 이상이 상장할 것이라는 기대감을 내비쳤다. 금융투자업계에서도 연초에는 8조원 이상의 공모시장이 열릴 것으로 전망했다.

한 증권사 IB관계자는 “코스닥벤처펀드 출범으로 코스닥 상장을 추진하는 기업이 하반기 몰렸지만 효과는 길지 않았다”며 “하반기 들어 신규 상장을 추진하던 기업 가운데 상당수가 증시 부진을 계기로 관망세로 돌아섰다”고 전했다.

실제 최근 들어 공모 추진 기업 대다수가 연이어 흥행에 실패하고 있다. 최근 상장을 연기한 CJ CGV베트남이 공모를 철회한 이유도 기대 이하 수요예측 결과 때문이다. 국내 최초 벤처캐피털(VC)인 아주IB투자도 희망공모가 하단에 못 미치는 수요예측 결과를 받았다.

한 증권사 관계자는 “14~15일 실시할 아시아나IDT의 공모청약 흥행 여부에 따라 11~12월 IPO예정 기업의 성패도 갈리게 될 것”이라며 “그나마 대형주로 꼽히는 아시아나IDT도 공모 규모가 1000억원이 채 되지 않는 만큼 올해 성과는 기대에 미치기 어려울 것”이라고 전망했다.



<표> 최근 유가증권시장 및 코스닥 시장 기업공개(IPO) 기업 수 및 시가총액 추이 (단위: 개, 천원)

(자료:한국거래소)

IPO시장 5년만에 최저치 기록하나...연말 코스닥 IPO흥행 불투명

유근일기자 ryuryu@et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