문재인 정부 새 경제사령탑으로 지명된 홍남기 경제부총리 겸 기획재정부 후보자가 기업인을 정기적으로 만나겠다고 한다. 매주 날을 정해 놓고 기업인을 고르게 만나 현장 목소리를 듣겠다는 것이다. 현 정부 출범 후 기업이 활력을 잃어간다는 지적이 끊이지 않는 터라 홍 후보자의 다짐이 반갑다.

문 대통령이 9일 교체설이 난무하던 경제부총리와 청와대 정책실장 인사를 단행했다. 예산안 심사라는 미묘한 시기에 굵직한 인사를 실시했다. 그만큼 청와대 안팎에서 '경제투톱'이 흔들리는 것에 우려가 컸기 때문으로 풀이된다.

소득주도성장 중심 경제정책에 경고등이 켜진 상황에서 리더십마저 힘을 잃으면 우리 경제 위기감이 높아지는 것은 불 보듯 뻔한 일이다. 다만 경제투톱 교체를 두고 여당은 분위기 쇄신 차원으로 평가하고, 야당은 정책기조 전환을 요구하는 것에서 알 수 있듯 인사만으로 모든 문제가 해결되는 것은 아니다.

앞으로 홍 후보자와 김수현 신임 정책실장이 호흡을 맞춰 잘못된 정책은 바로잡고, 부족했던 부분을 만회하는 것이 필요하다. 무엇보다 기업의 기를 살려 경제 역동성을 되살리는 것이 급선무다.

문재인 정부 경제정책, 그 가운데서도 혁신성장은 부족함이 많았다. 문 대통령은 소득주도성장, 혁신성장, 공정경제 3대 정책 어느 하나도 모자람 없이 중요하다고 강조했지만 시장 평가는 달랐다. 새로운 산업을 일으키기 위한 규제혁신은 더딘 반면, 기업의 자율성을 훼손하는 정책이 연이어 시행됐다. 그 사이 기업 사기는 바닥으로 떨어졌다.

새 경제사령탑에 주어진 최우선 과제는 기업 목소리를 실제 정책에 반영하는 것이다. 홍 후보자가 기업을 정기적으로 만나겠다고 했지만 '경청'만으로는 부족하다. 오죽하면 박용만 대한상의 회장이 “정부에 규제개혁 리스트를 제출한 것만 39번”이라고 공개 성토했겠나.