삼성전자 무선사업부가 액정표시장치(LCD) 모델을 A시리즈에 적용함에 따라 패널 공급망 변화에 업계 이목이 집중됐다. 올해 처음 삼성전자에 저온다결정실리콘(LTPS) LCD를 공급한 차이나스타(CSOT)가 더 많은 비중을 차지할지, 기존 최대 공급사인 BOE가 추가 물량을 확보할지 관건이다.

삼성전자 무선사업부는 그동안 갤럭시 J시리즈와 갤럭시온 등 저가형 스마트폰 모델에 탑재하는 LTPS LCD 대부분 물량을 중국 BOE에서 수급했다. 삼성디스플레이는 모니터와 TV용 LCD만 생산하며 모바일용 LCD는 생산하지 않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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올해 갤럭시 시리즈 공급망에 새로 차이나스타가 포함돼 업계가 술렁였다. 티안마, 재팬디스플레이(JDI) 등 상위 기업이 아닌 기존 시장에서 거의 영향력이 없던 차이나스타 제품을 채택했기 때문이다.

삼성디스플레이는 스마트폰 LTPS LCD 물량 대부분을 BOE에서 공급받는다. BOE는 삼성전자에 TV 패널과 스마트폰 패널을 공급하며 상당한 비중을 차지하고 있다. 양사간 협력 관계가 끈끈하다고 평가받는다.

차이나스타는 그동안 스마트폰 LTPS LCD 시장에서 두각을 나타내지 못했다. 주로 대형 TV 패널 생산에 집중했기 때문이다. 올해 삼성전자에 패널을 공급하면서 시장 점유율이 눈에 띄게 늘었다. 시장조사업체 IHS마킷은 차이나스타는 지난해 이 시장에서 0.3%를 점유했지만 올해 3.7% 점유율로 9위를 차지할 것으로 전망했다.

업계는 새로운 A시리즈 물량이 차이나스타에 배정될 가능성에 주목했다. 올해 성공적으로 삼성에 제품을 공급한 만큼 내년 신제품에서 비중을 높일 수 있기 때문이다.

업계 한 관계자는 “차이나스타는 LTPS LCD 사업 경험이 짧고 글로벌 고객사가 없었다”며 “저가형 기술인 아몰퍼스실리콘(a-Si) 수준으로 낮은 가격에 LTPS LCD를 공급해 매출과 점유율을 높이는 전략이 성공한 셈”이라고 전했다.

이 같은 삼성 무선사업부 전략은 OLED 스마트폰 대중화를 노리는 삼성디스플레이 전략과 배치된다. 삼성디스플레이는 플렉시블 OLED를 고급형 중급형으로, 리지드(경성) OLED를 중급형에서 보급형까지 확대하는 중장기 전략을 내세웠다. 갤럭시 A시리즈도 초기 리지드 OLED를 탑재했으나 이후 플렉시블 OLED를 탑재하며 차별화를 꾀하기도 했다.

업계는 삼성전자가 LCD 모델을 확대하면 내년 삼성디스플레이의 리지드 OLED 사업이 타격을 입을 수 있다고 내다봤다. 가장 경쟁이 치열한 중급형 스마트폰 시장에서 저가형 LCD를 새롭게 내세우면 리지드 OLED 모델이 타격을 입을 수밖에 없기 때문이다.


업계 한 관계자는 “올해 리지드 OLED와 LTPS LCD 스마트폰 디자인은 노치, 내로우 베젤 등에서 거의 차이가 없었다”며 “내년에도 양 기술간 가격 경쟁이 치열할 전망이어서 OLED 강점을 살린 기능과 디자인 차별화 시도가 필요하다”고 조언했다.


배옥진 디스플레이 전문기자 withok@etnews.com, 최재필기자 jpchoi@et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