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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래포럼]클라우드와 빅데이터 제도 개선 방향

발행일2018.11.06 14:4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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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악마는 디테일에 있다'는 경구가 자주 들린다. '총론 찬성, 각론 반대'가 다반사인 세태에 디테일, 즉 세밀한 부분이 중요하다는 점을 강조한 말이다. 무슨 결정을 내릴 때 각론에서 벌어질 의견 충돌을 예상하고 대비하지 못하면 계획(정책)은 실패한다는 경고를 담고 있다. 여러 정책 결정에서 반드시 잊지 말아야 할 내용이다.

4차 산업혁명 시대를 적절하게 준비하기 위한 정책 논의가 진행되고 있다. '탈규제'로 요약할 수 있는 여러 제도 개선 방안이 속속 발표될 때마다 이해 당사자 간 갈등은 불가피하다. 클라우드 업계는 지난 8월 31일 문재인 대통령이 밝힌 데이터경제 활성화를 위한 규제 혁신 방안에 크게 기대하고 있다. “세계에서 데이터를 가장 안전하게 잘 쓰는 나라”를 만들겠다는 말로 요약되는 발표 내용은 다음과 같다. 첫째 공공데이터 개방 확대로 활용 가능한 데이터를 양과 질 모두 크게 늘리겠다는 것이다. 둘째 정보 활용 주체를 기존 기관이나 기업으로부터 개인으로 바꿔 데이터 이용 환경을 세계 수준으로 바꾼다는 것이다. 셋째 공공 부문에 민간 클라우드를 우선 도입하고, 범부처가 협업해 교육·의료·행정 등 전 분야에 걸쳐 클라우드를 접목시킨 혁신 사례를 일궈 내겠다는 것이다. 이를 뒷받침하기 위한 기술 개발, 전문 인력 양성, 전문 기업 육성 등을 지원하겠다는 내용도 들어 있다.

클라우드 업계는 쌍수를 들어 환영한다. 기대도 크다. 오랫동안 정부 상대로 건의한 내용이 수용됨으로써 바야흐로 새로운 도약의 출발점이 될 것이라는 설렘도 느껴진다. “2019년까지 1조1205억원을 투입해 데이터 산업 활성화를 위한 데이터 고속도로 구축에 노력할 계획”이며, “일자리를 3만4000여개 창출하고 2022년까지 대한민국 국내총생산(GDP) 가운데 2%에 이르는 36조원 규모 데이터 시장을 만드는 것이 목표”라는 것도 기대를 부풀게 한다.

공공 부문에서 양질 데이터를 대규모로 확보해서 시의성 있게, 개인정보 안전을 확보하면서 개방한다면 클라우드와 빅데이터 산업은 크게 도약할 수 있다. 규제 권한을 쥐고 있는 정부와 국회가 디테일을 돌아보는 것이 중요하다. 그동안 수많은 탈규제 노력에도 여전히 개인정보처리 문제 때문에, 법률이나 시행령도 아닌 정부 부처 '가이드라인' 때문에 클라우드 컴퓨팅 서비스 도입에 어려움을 겪은 경험이 쌓여 있기 때문이다.

축구 전술 분석 대가 마이클 콕스는 '더 믹서'라는 책을 통해 지구상에서 축구가 가장 인기 있는 스포츠가 된 데는 규칙 변화가 두 번 있었다고 설명한다. 1925년 오프사이드 규칙이 도입됐다. 더 이상 상대편 골문 앞에서 어슬렁거리다 슬쩍 밀어 넣지 못하게 됐다. 치열한 중원 싸움이 벌어지게 되면서 축구는 훨씬 활발해졌다. 1992년에는 백패스 규칙이 개정됐다. 동료 수비수가 발로 차 준 백패스를 골키퍼가 손으로 잡지 못하게 되면서 더 이상 리드한 팀이 시간 지연 작전을 펼치기 어렵게 됐다.

공격진은 골키퍼와 최종 수비수를 압박, 실수를 유발시켰다. 몸싸움만 잘하면 되던 수비수에게는 스피드와 개인기를 갖춰야 하는 시대가 왔다. 날쌘 수비수를 공격에 활용하는 다양한 전술도 도입됐다. 제도 변화는 축구를 더욱 흥미진진하게 이끌고, 지구상에서 가장 성공한 스포츠로 자리매김하게 하는 결과를 끌어냈다.

4차 산업혁명 핵심 기술인 클라우드 및 빅데이터 산업과 관련된 여러 제도 변화에도 이해 관계자 간 입장 차이가 있기 마련이다. 각각 축구팀과 중계권자, 축구팬, 광고주 등 개별 이해 관계 집단 요구보다 거시 및 장기 발전 방안을 찾은 결과가 오늘날 축구 산업을 만든 교훈이라는 점을 기억해야 한다. 악마는 디테일에 있고, 4차 산업혁명과 클라우드 산업 발전은 그 디테일을 정부 규제 당국과 국회가 얼마나 노련하게 다뤄 주느냐에 달려 있다.

김영훈 한국클라우드산업협회 상근부회장 coin1992@gmail.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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