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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슈분석]전기차 메카로 부상한 대한민국

발행일2018.11.06 17: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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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리나라 전역에 깔린 전기차 충전기 수가 전기차 숫자(4만7000대)보다 많은 5만기에 육박했다. 차보다 충전기가 더 많은 보기 드문 국가다. 여기에 정부와 지방자치단체가 지원하는 전기차 보조금은 6년째 세계 최고 수준이다. 또 4000만원 안팎의 보급형 전기차부터 1억원이 넘는 고급 모델까지 신형·신차를 포함해 최소 15개 모델이 국내 판매를 앞두고 있어 소비자 선택지도 크게 늘었다.

인구 밀도가 높아 충전인프라 구축에 유리한 지형적 입지조건과 보조금 등 국가 지원책까지 더해지면서 글로벌 완성차 업체들이 한국 진출에 속도를 내는 이유다.

다만 현대·기아차와 LG화학·삼성SDI 등 국산차·배터리 분야를 제외한 관련 산업계가 '전기차 메카'라는 기회를 활용하지 못하고 있다.

◇전기차보다 더 많은 전기차 충전기

본지가 국내 최대 충전인프라 구축기관인 환경부(환경공단)와 한국전력를 포함해 민간서비스 사업자 8곳의 충전기 구축물량을 집계한 결과 완·급속충전기(10월말 기준)가 4만1086기로 나타났다. 이는 최근에 환경부가 밝힌 국내 전기차 누적 보급 수(9월말 기준) 4만6968대보다 적지만, 이번에 집계되지 않은 민간 건설사나 한국에너지공단, 경기도 등 지자체가 구축한 물량까지 합치면 5만기에 육박한다.

10월말 기준 환경부와 한국전력이 전국 고속도로 휴게소 등 공공시설에 구축한 급속충전기(50㎾급)는 각각 1688기·2638기로 집계됐다. 민간 사업자가 구축한 물량(1006기)까지 합치면 현재 급속충전기 수는 5332기다. 급속충전기는 30분 전후에 완충전(80%)이 가능한 고압설비로 국내보다 면적이 4배가량 넓은 일본의 급속(약 7700개·차데모협회)충전기 수와 비교해 다소 적다. 하지만 국가 면적을 고려하면 우리나라 충전인프라 사정이 크게 뛰어난 셈이다.

또한 아파트나 공용주차장 등 공공시설에 깔린 공용 완속충전기(7㎾h)는 2만857기, 개인만 사용하는 비공용 완속충전기는 1만4897기로 집계됐다. 급속충전기(5332기)와 비·공용 완속충전기(3만5754기)를 합하면 4만1086기다.

여기에 올해 연말까지 환경부·한전과 민간업체의 공사가 완료되는 완·급속충전기는 각각 2788·677기다. 올해 말이면 완속(3만8542기)과 급속(6009기)을 합쳐 4만4551기가 된다.

일본의 충전서비스업체 M사 관계자는 “급속충전기 1기 당 사업성을 따질 때 보통 전기차 10~20대 수요를 예상한다”며 “한국은 일본에 비해 지하주차장 등 전기 수전설비가 잘 돼 있어 급속뿐 아니라, 완속충전기를 많이 깔 수 있는 장점이 있다”고 말했다.

◇세계 최고 수준의 전기차 구매 보조금

충전인프라와 함께 우리 정부가 지원하는 전기차 구매 보조금도 시장 확대에 큰 역할을 하고 있다. 국내 전기차 보조금은 올해 환경부(최대 1200만원), 지자체(500만~800만원) 보조금을 합쳐 최대 2000만원을 지원했다. 2014년 환경부(1500만원)과 지자체(600만~900만원)에 비하면 500만원 넘게 줄었지만, 개별 보조금 규모는 여전히 세계 최고 수준이다.

최근 영국 정부는 친환경차 보조금을 내년부터 축소하거나 폐지한다고 공언했다. 전기차 구입 시 4500파운드(약 670만원)을 지원했지만, 1000파운드를 삭감한다. 세계 전기차 보급률 1위인 노르웨이는 부가세 등 세금 감면 해택을 25% 수준까지 낮췄고, 중국은 보조금을 낮추는 한편 2021년 이후부터 이 제도를 아예 폐지한다. 미국도 캘리포니아주 등 일부를 제외하고 대부분의 주가 보조금이 없거나 수 백만원 수준에 불과하다.

하지만 내년에도 국내 보조금은 최고 수준을 유지한다. 내년도 환경부 보조금은 최대 900만원으로 책정됐다. 이에 따라 지금까지 정부 보조금의 절반 수준을 유지했던 지자체 추가 지원금도 400만~500만원 수준이 될 전망이다. 내년도 전기차 보급 물량이 올해 2만대에서 내년 3만3000대로 늘었기 때문이다. 한정된 예산에 따라 정부가 개별 보조금을 줄이는 대신 보급량을 늘린 것이다. 이에 따라 4600만원 선인 최신 전기차 현대차 '코나 일렉트릭'의 실제 구매 가격은 올해 2000만원 후반에서 내년이면 3000대 초중반이 될 가능성이 높다. 하지만 전기차 시장이 커지면서 제작사 별로 차량 가격을 내릴 가능성도 있어 보인다.

◇수입 전기차 판매 모델 대폭 늘어…'글로벌 테스트베드 부상'

우리나라 전기차 시장이 올해 정부 보급목표 '2만대'가 사실상 완판되면서 내년에 국내 전기차 판매 모델수가 올해 9종에서 최소 15종까지 늘어난다. 중소형 차량이 전부였지만 내년이면 대형차나 스포츠유틸리티차량(SUV) 등도 대거 등장하고, 벤츠·아우디 등 프리미엄 브랜드까지 신모델을 국내 출시를 앞당기고 있다.

국내 소비자의 프리미엄 브랜드 선호도가 높은 데다 정부 파격 지원책, 세계 최고 수준의 충전 인프라 등 시장 환경이 좋아졌기 때문이다.

업계에 따르면 전기차 배터리 용량을 28㎾h에서 40㎾h로 늘린 신형 '아이오닉 일렉트릭'과 30㎾h에서 64㎾h로 두 배 늘린 기아차 신형 '쏘울EV'가 각각 내년에 국내 출시된다. 여기에 세계 30만대 가까이 팔린 닛산 '리프(24㎾h→40㎾h)' 2세대도 최근 한국 출시를 확정했다. 기존 한국지엠 '볼트(BOLT)'와 르노삼성 'SM3 Z.E.'까지 5000만원 이하 전기차 모델은 최소 7종이 됐다.

여기에 포르쉐 '타이칸', 메르세데스-벤츠 'EQC', 아우디 'e트론', 테슬라 '모델S·X·3'까지 합치면 최소 15개 모델이 시장 경쟁을 벌인다. 특히 이들 수입 차량은 1억원 안팎의 고가로 모두 전용 플랫폼을 단 각사 최초의 순수 배터리전기차(BEV)로 눈길을 끈다. 장거리(400㎞ 이상), 초급속충전(100㎾ 이상), 고출력(제로백 5초 미만)에 첨단 반자율주행기능까지 갖췄다.

지난 5월 국내 공개한 재규어 'I-페이스'도 환경부 등 각종 국내 인증 작업에 착수, 연내 출시(차량인도)가 유력하다.

Photo Image<아우디 첫 양산형 전기차 e-트론.>
Photo Image<벤츠의 첫 플랫폼 전기차 EQC.>
Photo Image<포르쉐 전기차 타이칸>


【표】우리나라 전기차 충전기 구축 현황(자료 환경부·한전·8개 서비스 사업자)

[이슈분석]전기차 메카로 부상한 대한민국

박태준 자동차 전문기자 gaius@etnew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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