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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근 코스피 2000선이 무너졌다. '원조 닥터 둠' 마크 파버는 6개월 내 글로벌 경기 침체를 예견했다. 최근 일주일 사이 체감 경기가 급격히 어두워졌다.

미국 전래 동화 '골디록스'가 떠오른다. 금발 소녀 골디록스는 먹기 적당한 수프를 먹고, 눕기 적당한 침대에서 잠든다. 화가 난 곰 세 마리의 시선을 느끼고 나서야 잠에서 깬다. 동화는 골디록스가 달아나는 것으로 끝난다. 그러나 실제 속도를 고려하면 금방 따라잡혔을 것이다. 타이밍을 놓친 자의 최후다.

우리나라에도 곰 세 마리가 오고 있다. 이름은 '금융 불균형 누증' '한·미 금리차 1%P' '국제 금융시장 변동성'이다.

낮은 금리가 만들어 낸 풍경이다. 적금으로 얻을 수 있는 수익은 미미하다. 물론 대출 금리도 나날이 떨어지고 있다. 무리해서라도 수도권 주택을 구입해서 주택 가격이 뛰기를 바라는 심리를 막는다는 건 어려운 일이다. '자산=부채+자본'이라는 방정식이 신념으로 자리 잡아 간다.

2008년 금융위기 직전 미국 상황과 비슷하다. 저금리 기조로 일어난 '주택 버블'이다. 우리나라 1%대 금리도 15분기째 이어지고 있다. 올해 2분기 기준 가처분소득 대비 가계부채 비율도 161.1%에 이른다.

국내 금융 시장 펀더멘털이 강하다는 낙관론에만 빠져 있을 수는 없다. 심리 마지노선 '코스피 2000'선이 무너진 사실이 현실임을 깨우쳐 준다. 한·미 금리 차가 1%포인트(P)로 확대된 2006년 5~7월에는 외국인 자금이 총 8조2000억원 빠져 나갔다.

국정감사 기간에 “11월 0.25%P 올리는 것은 체면치레로 보인다”는 의원 발언도 있었다. 또 이낙연 총리, 김현미 국토교통부 장관 등 정부 관계자들이 잇달아 금리 인상에 힘을 실었다.

그러나 한국은행은 금리 동결을 택했다. 인상 필요에도 주변 우려가 반대 부담으로 작용했다는 분석이 나왔다.

이달 말 금융통화위원회가 또 열린다.


한은은 흔들리지 않고 본래 역할에 충실하면 된다. 그 권한도 철저히 존중받아야 한다. 한은 스스로도 금리 관련 다양한 의견을 외풍으로 해석하거나 염려하지 않아도 된다는 의미다.


함지현기자 goham@et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