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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슈분석]구글·넷플릭스, 글로벌 망 이용대가 납부 실태는

발행일2018.11.05 17:00
Photo Image<게티이미지뱅크>

세계적으로 네트워크 무임승차 논란에 직면한 구글과 넷플릭스 등 글로벌 기업 망 이용대가 차등 납부 실체가 드러났다. 오렌지와 컴캐스트 등 네트워크 사업자는 구글·넷플릭스와 협상, 망 이용대가를 받고 있다.

망 이용대가는 통신사와 네트워크 이용기업 간 계약으로 사업자 간 협상력에 따라 좌우됐다. 정부의 유연한 정책 판단도 지대한 영향을 끼친 것으로 분석됐다.

◇구글 '공짜' 요구 거부한 오렌지

프랑스 1위 통신사 오렌지는 데이터 트래픽에 따른 정당한 망 이용대가를 지불하지 않으면 추가 접속용량 증설을 거부할 수 있다는 원칙을 구글·넷플릭스와 협상에 적용했다.

오렌지는 구글 트래픽을 중계하는 글로벌 인터넷 백본사업자(IBP) 코젠트와 법적 분쟁으로 망 이용대가 기준을 확립했다.

발단은 트래픽 폭증이다. 2012년 이전까지 코젠트와 오렌지는 트래픽 교환 비율이 1대 2.5를 초과하지 않는 범위에서 상호접속료 무정산협약을 체결했다. 하지만 코젠트 데이터 트래픽이 폭증해 비율을 유지할 수 없게 됐다. 오렌지는 추가 망 이용대가 납부를 요청했지만 코젠트가 이를 거부하자 접속용량 증설을 중단했고 콘텐츠 전송 속도가 느려졌다.

코젠트는 오렌지의 이 같은 행위가 시장지배력 남용이라며 공정거래위원회에 고발했지만 3심끝에 2015년 대법원은 최종적으로 오렌지 손을 들어줬다. 네트워크 이용기업이 트래픽 폭증에 대한 추가 망 이용대가를 내지 않을 경우, 이용자 불편을 다소 초래하더라도 접속용량을 제한하는 게 정당하다는 판례가 확립된 것이다.

구글은 2012년 코젠트가 분쟁을 겪는 와중에도 오렌지와 직거래를 시도했다. 오렌지에 데이터트래픽 부담을 덜기 위한 캐시서버를 설치하고 추가 망 이용대가를 내지 않겠다는 조건을 제시했다.

하지만 오렌지는 거부했고 구글은 결국 자사 서버와 오렌지 네트워크를 연결하는 방식으로 망 이용대가를 납부했다. 오렌지는 넷플릭스와 협상에서도 같은 원칙을 적용, 망 이용대가를 받을 수 있었다.

대법원 소송을 마다하지 않은 오렌지의 과감함과 데이터 전송속도 저하를 협상카드로 용인하는 프랑스 경쟁법과 규제 환경이 이 같은 망 이용대가 협상을 가능하게 한 것으로 분석됐다.

◇넷플릭스 차등정책, 컴캐스트 안 통해

글로벌 기업은 통신사에 캐시서버 또는 유사 역할을 하는 콘텐츠전송장비(CDN, Contents Delivery Network)를 설치해 트래픽 부담을 줄이는 대신 망 이용대가는 내지 않게 해달라며 협상하는 사례가 일반적이다.

넷플릭스는 이 같은 협상 전략에서 한 단계 나아가 '차등정책'을 구사했지만 컴캐스트를 비롯한 미국 통신사에는 통하지 않았다.

넷플릭스는 2010년대 초부터 HD급 화질로 콘텐츠 사업을 확장하면서 트래픽 폭증이 불가피했고 트래픽 폭증에 대한 타협책으로 '오픈 커넥트' CDN 설치를 제안했다. CDN서버와 네트워크 구축 비용을 넷플릭스가 부담하되 CDN과 연결되는 통신사 네트워크와는 무정산을 요구했다.

넷플릭스는 2013년 케이블비전, 서든링크 등 중소 사업자와 무정산 계약을 체결하며 약한 고리를 공략하기 시작했다. 무정산계약이 체결된 통신사부터 우선 풀HD급·3D 콘텐츠를 제공해 대형 통신사에 망 이용대가 무료화를 유도했다.

넷플릭스는 2013년 9월부터 풀HD 콘텐츠 서비스를 전체 통신사로 확대·제공했다. 넷플릭스 CDN을 구축하지 않은 컴캐스트 등 대형 통신사 가입자는 제대로 즐길 수 없다는 점에서, 통신사 압박을 강화하는 카드로 인식됐다.

컴캐스트는 미국 2위 인터넷 사업자로 이 같은 유혹을 거부, 망 이용대가를 받는데 성공했다. 풀HD 콘텐츠 전송속도 저하를 감수하며 4개월간 협상을 지속, 2014년 2월 CDN을 직접 연결해 망 이용대가를 부과하는 계약을 체결했다.

컴캐스트는 초고속인터넷가입자 2000만명을 넘는 초대형 통신사로 이용자 불편으로 인해 계약에 불리할 수 있었다. 하지만 버라이즌, AT&T, 타임워너 등 대형통신사가 무정산 대열에 합류하지 않으면서 협상력을 유지할 수 있었다.

당시 미국 연방통신위원회(FCC)가 콘텐츠에 따른 데이터 전송속도를 차별을 금지하는 '망 중립성' 규제를 강화하려다 행정소송에서 패소한 것도 협상에 영향을 끼쳤다.

◇시사점은

구글은 프랑스는 물론, 독일 도이치텔레콤에도 망 이용대가를 지불한다. 미국에서는 버라이즌, AT&T, 컴캐스트 등을 대상으로 서버를 직접 접속하며 망 이용대가를 지불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글로벌 기업의 망 이용대가 지불은 글로벌 시장에서 일관된 기준이 확립된 게 아니라 거래 관계와 협상력에 따라 좌우된다는 사실이 드러났다. 사업자 규모는 물론, 규제 환경도 중요하게 작용한다.

구글은 우리나라 통신사에는 전혀 망 이용대가를 내지 않고 있으며 LG유플러스를 통해 국내 진출을 준비하는 넷플릭스 또한 무상 제공을 요구하는 것으로 추정된다.

글로벌 사례를 우리나라에 일률 적용하긴 어렵지만 시사점은 분명하다.

프랑스와 미국에선 통신사와 네트워크 이용기업 간 갈등으로 이용자 불편을 초래했지만 규제기관의 유연한 정책 판단이 있었기에 사업자가 협상 카드를 자유롭게 활용할 수 있었다. 이는 이용자보호를 금과옥조로 여기는 우리나라 규제 현실과 차이가 드러나는 부분이다.

전문가는 역차별 문제를 해결하려는 의지가 확고하다면 일부 이용자 불편이 발생할 수 있다는 점을 충분히 고려할 필요가 있다고 주문했다. 유튜브, 페이스북, 넷플릭스 등이 느려지는 원인이 통신사가 아닌 글로벌 기업에 있다는 사실을 국민이 납득할 수 있도록 충분하게 설명하고 이해를 구해야 한다는 말이다.

방송통신위원회 관계자는 “통신사는 이용자로부터 약관에 근거한 요금을 받기 때문에 우리나라에선 엄격한 이용자 보호의무가 부과되는 게 사실”이라면서 “다만 이용자에 대한 고지의무와 불가피성이 입증되고 이용자 불편이 현저하지 않다면 통신사가 자유로운 협상 전략을 구사하는 게 가능해질 것”이라고 말했다.

박지성기자 jisung@etnew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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