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소벤처기업부는 매출 1000억원을 넘긴 벤처기업(벤처1000억클럽)이 지난해 572개사로 늘어났다고 1일 밝혔다. 2016년 513개사에서 59개사가 추가됐다. 최근 5년 동안 가장 높은 증가 폭이라고 강조했다. 기업별 매출 합계 역시 지난해 130조원으로 역대 최고 기록을 세웠다. 매출 1000억원을 처음 돌파한 기업 활약이 두드러진 것으로 분석됐다. 69개사가 벤처1000억클럽 명단에 처음 등재됐고, 매출성장률은 82.3%에 달했다. 조사는 벤처확인제도에 따라 벤처기업으로 한 차례 이상 인정받은 기업을 대상으로 진행됐다.

이번 벤처 조사에서도 우리 산업과 수출 통계에서 두드러지는 업종 편중 우려가 제기됐다. 반도체·디스플레이 산업이 없었다면 벤처1000억클럽 증가를 담보하기 어려웠다는 분석이 나온다. 경제 허리인 벤처1000억클럽 증가 및 유지 배경 역시 특정 산업에 편중된 호황이 작용했기 때문이다. 벤처 생태계 및 지속 성장 기반이 탄탄해서 이룬 성과로 보기엔 한계가 있다는 것이다.

벤처기업은 일반 중소기업과 달리 연구개발(R&D) 비중이 높다. 이번 조사에서 벤처기업은 기업당 평균 58억원을 R&D에 투입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비율로 계산하면 2.5%로, 중소기업 평균인 0.7%를 크게 상회한다. 평균 1.5%인 대기업보다도 높다. R&D비 비중이 높다는 것은 정부 정책이 벤처 성장에 큰 영향을 미칠 수 있음을 의미한다.

벤처1000억클럽이 되기 위해서는, 기업 가치 10억달러 이상 유니콘으로 올라가기 위해서는 사업 다각화 과정에서 부딪히는 규제와의 싸움이 불가피하다. 사실 벤처1000억클럽 수가 5년 만에 큰 폭으로 늘어난 이번 통계는 2017년 기준이다. 중소기업청에서 중소벤처기업부로 승격한 이후 정책이 반영될 2018년도 통계에서 벤처1000억클럽이 얼마나 더 증가할 지는 아직 알 수 없다. 2017년도에 비해 더 떨어질 개연성도 있다. 최근 벤처업계 분위기가 좋지 않다. 중기부에 대한 현장 불만도 들린다. 홍종학 중기부 장관은 1일 “중기부는 벤처1000억기업의 더욱 강력한 후원자가 되어 글로벌 기업으로 도약할 수 있도록 적극 지원할 계획”이라고 밝혔다. 그러나 벤처업계는 선언성 말보다 실질 육성 계획에 더 관심이 크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