카카오톡을 활용해 택시를 부를 수 있는 새로운 개념의 '카카오 택시'가 기대 이상의 성과를 올렸다. 카카오 모빌리티 보고서에 따르면 2015년 3월 서비스 출시 이 후 올해 9월까지 택시운행 누적 건수가 5억 5000건을 넘어섰고 새로 만들어진 시장도 4조 8000억원에 달했다. 가입자도 2020만명을 넘어섰다. 전체 국민으로 보면 40%가량이, 생산 가능인구 중 절반에 넘는 사람이 카카오택시 앱을 설치한 셈이다. 카카오 택시가 성공한 배경은 택시 기사와 손님 모두가 만족했기 때문이다. 택시를 찾는 손님은 손쉽게 원하는 택시를 원하는 시간에 부를 수 있어 만족도가 높았다. 택시기사도 배회 시간이 줄어 소득이 크게 증가했다. 보고서는 카카오 택시 덕분에 소득이 37%가량 증가했다고 밝혔다.

융합서비스가 새로운 시장을 만든다는 철칙을 보여준 대표 사례다. 기존 시장을 고수했다면 결코 만들어질 수 없었다. 택시와 카카오톡 결합이라는 단순한 아이디어만으로 5조원 가까운 소득을 택시 기사에게 안겨주고 소비자에게 가치 있는 서비스를 제공했다. 신기술로도 새로운 시장이 만들어지지만 비즈니스 모델만으로도 얼마든지 부가가치가 높은 서비스를 개발할 수 있음을 확인해 주었다. 모두 아이디어를 인정하고 관련 규제를 해결했기에 가능했다. 새로운 서비스는 기득권층 반발을 불러올 수 있지만 더 큰 가치로 이를 극복해 큰 성과를 올렸다.

카카오는 카카오택시에서 더 나가 카풀 서비스를 준비하고 있다. 불행히 택시업계 반대로 진척이 없다. 이미 다른 업체가 카풀서비스에 나섰지만 역시 택시업계 반대에 부딪혀 무산되었다. 규제와 갈등을 해결하지 않고는 새로운 시장, 부가가치 높은 서비스는 불가능하다. 문제는 우리가 규제로 발목이 묶여 있을 때 이미 다른 나라는 멀찌감치 앞서간다는 사실이다. 카풀서비스도 이미 다른 나라에서는 보편화한 공유서비스다. 규제가 별 게 아니다. 가치 있는 서비스가 제도에 묶여 있다면 그것이 규제다. 카풀서비스 하루빨리 해법을 찾아야 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