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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이언스온고지신]미세먼지 없는 하늘을 위한 동북아 삼국의 과학 협력

발행일2018.10.14 16:00
Photo Image<송영훈 한국기계연구원 환경시스템연구본부장>

유럽 여행을 갔을 때, 가장 부러운 건 웅장한 성당이나 고색창연한 성이 아니라 맑고 푸른 하늘이었다는 누군가의 푸념을 들었다. 이 정도로 우리나라 봄, 겨울 미세먼지는 매년 반복되는 괴로운 일상이 돼버렸다.

미세먼지는 산업 활동과 인구의 밀도, 기후에 영향을 크게 받는다. 불행하게도 한국과 일본, 중국은 산업 활동이 전 세계에서 가장 활발한 인구 밀집 지역이자, 기후적 특성으로 미세먼지 피해가 가장 심각한 지역 가운데 하나다.

또한 동북아시아 세 나라는 지리적으로 인접해 한 나라에서 미세먼지와 이를 유발하는 전구물질이 발생하면 반드시 이웃 나라에 영향을 주게 된다. 이에 따라 세 나라 정부는 미세먼지 발생을 줄이기 위한 대책을 최근 논의하기 시작했다.

이런 가운데 다음 달 8일 제주에서는 동북아시아 플라즈마 및 정전기 분야 연구자들이 한 자리에 모여 대기오염 저감 기술 교류회인 'EAPETEA'를 개최할 예정이다. 이 교류회는 필자가 속한 한국기계연구원과 일본 산업기술총합연구소(AIST) 소속 연구진이 주축이 돼 지난 2012년부터 일 년에 한 번씩 개최하고 있다. 2015년부터는 중국 연구자도 함께 참여하고 있다.

동북아시아 지역은 심각한 미세먼지 문제를 겪고 있는 만큼 해당 지역 국가들의 미세먼지 대응 기술 수준이 높다. 단적으로 전 세계 실내 공기청정기 수출액 상위를 차지하는 대부분의 기업이 이들 세 나라에 속해있다. 그만큼 문제의 심각성에 대해 깊이 인지하고 있고 과학기술로 이를 풀어가야 한다는 공감대가 형성돼 있다.

이번 기술교류회에서는 플라즈마를 이용한 세계 최고 수준의 미세먼지 저감기술이 논의된다. 플라즈마는 물질의 세 가지 형태인 고체, 액체, 기체를 넘어선 제 4의 물질 상태다. 고에너지 상태의 플라즈마를 제어하는 기술은 원천기술에 가까운 특성을 갖고 있다. 이런 특성 덕분에 플라즈마 기술은 반도체 장비부터 핵융합 발전, 의료기기, 레이저 광원까지 다양하게 활용되고 있다. 또 새롭게 떠오르는 기술 분야에 적용할 수 있는 가능성도 매우 크다.

또 다른 특징은 동북아 지역의 플라즈마-정전기 기술 연구자들 간의 신뢰를 바탕으로 자유롭고 깊이 있는 논의가 이뤄진다는 점이다. 본 교류회 참가들 상당수는 지난 수십 년간 플라즈마 연구와 관련된 국제학술대회에서 동료 연구자로서, 또는 사제지간으로서 인연을 쌓아왔다. 정부가 공식적으로 거론하기 다소 불편한 이슈들도 본 교류회에서는 자유롭게 논의되고 있다.

지난해 기술 교류회는 중국 대련에서 열렸는데 당시 중국에서 발생한 미세먼지와 전구물질이 한국과 일본에 어떻게 영향을 미치는 지 논의됐다. 논의를 통해 중국의 연구자들도 이 문제의 심각성을 이미 인지하고 있음을 알 수 있었다. 또한 중국에서도 미세먼지 문제는 중요 정책으로 다뤄지고 있으며, 이에 따라 미세먼지를 줄이기 위한 엄격한 규제 및 새로운 기술의 보급이 활발하게 추진되고 있음도 확인할 수 있었다.

본 교류회에서는 '아시아 슈퍼 그리드' 구현 같은 초국가적인 대형 신재생에너지 기술을 통해 미세먼지 발생을 원천적으로 차단하는 미래 기술도 논의되고 있다. 본 기술에는 히말라야 산맥에서 녹아내리는 만년설을 활용한 수력발전과 고비사막에서의 태양광 발전으로 생산된 전기 에너지를 주요 수요처인 동북아 지역으로 수송하기 위한 장거리 전력 수송과 에너지 저장기술 등이 핵심기술로서 자리 잡고 있다.

이번 'EAPETEA'에서는 또 어떤 신기술이 등장해 환경분야 해결의 비전을 보여줄지 연구자로서 기대가 앞선다. 플라즈마 기술이 우리 삶의 질을 높이는 데 기여할 수 있도록 한중일 과학자의 노력에 응원의 눈길을 보내주길 바란다.

송영훈 한국기계연구원 환경시스템연구본부장 yhsong@kimm.re.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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