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세브란스병원 전경

개발도상국을 중심으로 우리나라 병원 러브콜이 뜨겁다. 선진 병원 시스템과 운영 노하우가 퍼지면서 중동, 남미, 동남아 등에서 관심이 이어진다. 우리나라 병원도 외국인 환자 유치는 물론 보건의료체계 전수에 팔을 걷어붙였다.

11일 병원 업계에 따르면 서울대병원, 연세의료원, 분당서울대병원, 고려대의료원 등 국내 대형병원 해외 진출이 활발하다. 올 들어 대외경제협력기금(EDCF), 국제보건기관 등이 지원하는 병원 건립사업까지 확대되면서 해외 진출 모멘텀을 얻는다.

국내 병원 해외진출 모델은 △현지기업·정부와 합자형태 건립 △신규 병원 위탁 운영 △국제지원 △특정 진료과 클리닉 운영 등으로 나뉜다. 과거 비용이 적게 들고 리스크가 적은 클리닉 운영에 집중했다. 최근 해외 정부와 기업이 우리나라 선진 병원 시스템과 인력을 높이 평가하면서 합자형태 구축이나 위탁 운영을 추진한다.

쿠웨이트와 볼리비아에서 관심이 높다. 쿠웨이트 정부는 신규 건립한 뉴 자흐라 병원 위탁사업을 서울대병원에 제안했다. 이 병원은 국가 투자가 집중된 자흐라 메디컬시티에 위치한 1200병상 규모 최고수준 병원이다. 모두 1인실로 구성됐는데, 인프라 못지않게 운영 역시 국가 최고 수준으로 끌어올린다는 계획이다. 수조원대에 달하는 위탁 운영 사업을 두고 서울대병원은 내부 검토 중으로 알려졌다.

볼리비아 정부도 우리나라 병원에 도움을 요청한다. 정부는 '2016-2020 국가 개발계획'에 따라 전국 47개 병원 신·개축 사업을 펼친다. 이 일환으로 볼리비아 5대 도시 오루로시에 예정인 3차 병원 건립과 위탁운영을 우리나라에 요청했다. EDCF사업으로 진행되는 이번 프로젝트는 현재 수출입은행이 타당성 검토 중이다.

타당성이 검증되면 병원 건립부터 운영, 시스템 등은 우리나라 병원이 맡는다. 병원정보시스템(HIS)을 포함한 병원 정보화 체계까지 구축한다. 코이카 지원으로 구축된 오루로-한국병원의 성공 운영이 씨앗이 됐다.

수출입은행 관계자는 “볼리비아 정부는 이미 구축한 오루로-한국병원 옆 유휴부지에 연면적 3만2567㎡규모 병원 신축을 EDCF로 추진하기를 희망한다”면서 “사업 추진을 위한 정책과 사업계획, 사업수행 조직 구성 등을 검토할 예정”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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고대안암병원 전경

최근 고대의료원은 파키스탄 바하왈라푸르 아동병원 건립사업을 수주했다. 파키스탄 1대 주인 펀잡주에 위치한 병원은 235병상 규모다. 병원 신축부터 의료기자재 공급, 교육 훈련 등을 모두 맡는다. 캄보디아 정부도 앙두엉병원 이비인후과 병동 신축과 교육을 위해 우리나라 병원에 러브콜을 보냈다.

우리나라 병원에 대한 개도국의 관심은 갈수록 높다. 의료 서비스·시스템은 물론 건강보험 등 보건의료 체계까지 짧은 시간에 세계 수준에 도달한 유례가 없기 때문이다. 단순한 병원 구축을 넘어 선진 의료서비스와 국가 보건체계까지 전수한다. 중국과 러시아에 프리미엄급 병원 건립에 착수한 연세의료원, 분당서울대병원 등 성공사례가 이어질 경우 세계 속에서 우리나라 병원 위상은 높아진다.

병원 업계 관계자는 “숙련된 의료 인력과 IT시스템이 결합된 우리나라 병원 시스템에 개도국을 중심으로 벤치마킹 수요가 높다”면서 “현지 정치, 문화, 경제적 요건을 면밀히 분석해야 리스크를 줄인다”고 조언했다.



<표>해외 병원 수요 현황

K-병원 '러브콜', 한류 이끈다

[전자신문 CIOBIZ] 정용철 의료/바이오 전문기자 jungyc@et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