주식담보대출이 코스닥 기업의 뇌관으로 떠올랐다.

지난해 증시 활황에 따라 주식을 담보로 자금을 조달해온 코스닥 기업은 최근 주가 급락으로 인한 담보 가치 하락에 우려하고 있다. 미국발 주가 급락으로 인한 국내 상장사의 실적 감소 우려는 금융권의 반대매매 물량 출회 가능성을 더욱 키울 것으로 보인다.

주식담보대출과 신용융자거래는 코스닥 지수가 급등하던 지난해 상반기 급증세를 기록했다. 추가 상승을 기대하고 주식이나 신용으로 빚을 내 투자에 나서는 이들이 당시 급증했다.

코스피와 코스닥지수가 지난달 마지막 거래일부터 연이어 동반 하락하면서 특히 코스닥을 중심으로 신용융자잔고에 대한 부담이 커지고 있다.

더 큰 문제는 최대주주의 주식담보대출이다. 주가가 하락할 경우 증권사에 담보로 맡긴 주식 가치도 덩달아 하락하는 만큼 채권자가 임의로 반대매매에 나설 수 있기 때문이다. 반대매매 물량이 시장에 풀리면 최대주주가 바뀌는 등 경영권에도 큰 변화가 발생할 수 있다. 반대로 주가 하락에 대비해 일부 주주가 지분 구조가 취약한 기업의 경영권을 사들이는 일도 벌어질 수 있다.

실제 코스닥 상장사인 A기업은 보유 지분 20.19% 가운데 15% 이상을 자금조달을 위한 주식담보로 걸었다. 기한이익 상실사유가 발생하거나 최소담보유지 비율이 160% 아래로 내려가면 채권자는 즉시 반대매매에 나설 수 있다. 담보제공 주식이 하한가를 맞았을 경우도 마찬가지다.


한 증권사 관계자는 “실적이 불투명하면서도 주식담보제공 물량이 큰 코스닥 기업에 대한 투자는 주의해야할 필요가 있다”며 “당분간 투자 심리가 회복되기를 기다리는 것이 중요하다”고 말했다.


유근일기자 ryuryu@et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