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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슈분석]역차별 해소···4차 산업혁명 질서 마련

발행일2018.10.07 17: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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구글·페이스북 등 글로벌 인터넷 기업과 국내 기업 간 역차별 해소를 요구하는 목소리가 갈수록 커지고 있다.

국내외 기업 간 역차별을 개선해야 4차 산업혁명 시대에 걸맞은 정보통신기술(ICT) 질서를 마련할 수 있다는 지적이다.

국회에는 역차별 해소를 목적으로 하는 법률 개정(안) 다수가 제출돼 있다. 역차별 해소를 위한 공감대가 확산되고 있다는 방증이다. 합리적 대안 도출을 위해 불필요한 정치논쟁은 철저하게 배제해야 한다는 주문이 적지 않다.

◇너무나 분명한 명분 '역차별 해소'

역차별 해소는 명분이 확실하다. 누군가를 우대하는 게 아니라 국내 기업이 해외 기업과 공정하게 경쟁할 수 있도록 '공평한 출발선'에 서게 하자는 것이다. 인터넷 상생발전협의회에서 제기된 이야기를 종합하면 국내 기업은 크고 작은 역차별에 신음하기 일쑤다.

구글 플레이와 애플 앱스토어는 결제수단을 강제해도 문제가 없지만 국내 포털은 결제수단을 강제했다며 불공정거래 의혹을 받아야 했다. 개인 위치정보 등 민감한 문제도 페이스북 등 해외기업은 자체 이용약관을 두고 이에 동의하지 않으면 서비스 이용이 불가능했다. 반면에 국내 기업은 정부가 규정한 절차대로 위치정보 관련 이용약관을 준수해야 했다.

국내에서 가장 널리 공감대를 얻은 것은 세금 문제다. 국내에서 영업하는 해외 인터넷 기업은 국내 법체계 허점을 이용, 고정사업장을 국내가 아닌 해외에 두고 세금 납부를 회피했다. 당국은 해외 인터넷 기업이 국내에서 얼마를 버는지 파악조차 못하는 현실이다. 반면에 국내 인터넷 기업은 꼬박꼬박 세금을 내고 있다.

통신사업자가 기간통신사업자로 경쟁상황평가 등 몇 겹의 규제를 받는 동안 해외 인터넷 기업은 부가통신사업자라는 이유로 기본 통계도 확보가 안 되고 있다. 더욱이 국내 인터넷 트래픽을 장악하고도 망 이용대가를 거의 내지 않아 '무임승차' 논란에 휩싸였다.

페이스북 사태는 역차별 현실을 잘 보여준다. 마음대로 접속경로를 바꿔 수많은 국내 이용자가 불편을 겪었는데도 정부 규제에 불복해 행정소송 중이다. 최소한 한국 시장 존중이 없는 것이다.

LG유플러스가 도입하려는 넷플릭스도 경계 대상이다. 소비자 선택권 확대 측면에서 도입 자체는 긍정적일 수 있다. 그러나 망 이용대가, 콘텐츠 수익 분담 등 ICT 생태계에 미칠 영향이 작지 않다. 유료방송이지만 기존 유료방송과 달리 규제를 거의 받지 않는다.

◇국회·정부, 팔 걷었다

역차별을 해소하려는 국회와 정부 움직임이 눈에 띄게 늘었다. '팔을 걷어붙였다'는 표현이 어울릴 정도다.

8월 말 국회 본회의를 통과한 국내대리인 지정법은 이 같은 노력이 결실을 거둔 첫 사례다. 박대출 자유한국당 의원이 대표발의한 이 제도는 구글, 페이스북 등 대형 해외사업자가 개인정보보호 업무를 하는 국내대리인을 반드시 두도록 했다.

현재 다수 해외사업자는 국내 지사가 아무런 권한을 갖지 못해 개인정보 유출 등 유사 시 정부 대응이 힘들다. 국내대리인을 두면 규제 집행력 확보에 도움이 될 전망이다.

국회에는 통과를 기다리는 역차별 해소 법안이 여러 건이다. 변재일 의원(더불어민주당)은 일정 규모 이상 해외사업자 국내 서버 설치를 의무화하는 정보통신망법 일부개정안을 발의했다. 변 의원은 방송법 개정안 등을 통해 넷플릭스 같은 온라인 동영상 서비스(OTT)를 방송 규제체계로 편입시킨다는 구상이다.

김경진 의원(민주평화당)은 필요 시 서비스 접속을 차단하도록 하는 강력한 규제를 제안했고 김성태 의원(자유한국당·비례)은 부가통신사업자도 경쟁상황평가를 실시하는 법안을 발의했다.

Photo Image<페이스북이 한국 정부 상대로 소송을 제기했다. 한국 정부와 이동통신 사업자에게 협조하겠다던 기존 입장을 뒤집은 것이다. 16일 서울 강남구에 위치한 페이스북코리아. 이동근기자 foto@etnews.com>

정부도 힘을 보탰다. 방송통신위원회는 역차별 해소를 연중 주요업무로 선정하고 2월부터 지금까지 10개월여간 인터넷 상생발전협의회를 운영해오고 있다. 규제, 세금, 부가통신, 망 이용대가 등 역차별 이슈를 총망라했다. 주요 이해관계자가 빠짐없이 참여한 만큼 논의결과가 향후 역차별 해소 정책에 중요 참고자료가 될 것으로 예상된다.

과학기술정보통신부는 지난달 말 5G 통신정책협의회를 개최하고 5G 시대 망 중립성 등을 논의했다. 망 중립성 내에 망 이용대가 등이 포함되는 만큼 역차별 해소에도 도움이 될 전망이다.

통신 업계 관계자는 “역차별 해소는 ICT 업계 숙원”이라면서 “국회와 정부에 다양한 아이디어가 나온 만큼 합리적 방안을 찾아내야 할 것”이라고 말했다.

◇불필요한 논쟁…사실관계 정확히 파악해야

지금까지 역차별을 해소하지 못한 것은 무관심과 국제환경 탓이 크다. '원래 인터넷은 자유로운 곳'이라면서 정부와 정치권 모두 무관심했고 미국과 무역마찰을 우려해 '보고도 못 본 척'한 측면이 없지 않다.

하지만 페이스북 사태 등 국내 이용자 피해가 속출하고 유튜브, 넷플릭스 등장으로 산업 피해마저 현실화하면서 '역차별을 없애야 한다'는 공감대가 널리 퍼졌다. 어느 때보다 규제가 도입될 가능성이 높다.

그러나 '정치논쟁'이라는 의외의 복병이 나타나 우려를 낳는다. 국내대리인 제도 도입에 큰 공을 세운 박대출 의원은 2일 성명서를 내고 유튜브 1인 방송을 규제해서는 안 된다고 주장했다.

더불어민주당이 1인 방송을 규제 영역에 포함하도록 방송법을 개정해 '유튜브 1인 우파 방송'에 재갈을 물리려 한다는 게 요지다. 박 의원은 “1인 방송 규제법안을 발의한다면 앞장서서 막을 것”이라고 말했다.

박 의원 주장은 김성수 더불어민주당 의원이 초안을 공개한 방송법 전부개정법률안을 염두에 둔 것이었다. 엄밀히 따져 김 의원이 공개한 초안에는 오해 요소가 들어있다. OTT 사업자뿐 아니라 OTT에 콘텐츠를 공급하는 사업자까지 정부 승인을 얻도록 했기 때문이다. 해석하기에 따라 1인 방송도 포함된다고 볼 여지가 있다. 하지만 이는 초안일 뿐 법안 제출 때는 1인 방송과 무료 OTT가 규제에서 빠지도록 표현을 명확히 다듬을 것이라는 게 김 의원 측 입장이다.

김성수 의원실 관계자는 “기존 유료방송과 경쟁관계에 있는 유료 OTT를 규제하기 위한 것”이라면서 “1인 방송은 전혀 규제 대상이 아니며 규제할 수도 없다”고 못박았다.

사실 관계가 맞지 않는 주장이 나오기도 한다. 오픈넷은 지난달 홈페이지에 게재한 논평에서 변재일 의원이 발의한 서버 설치 의무화 법안이 트래픽 감시와 검열을 조장한다고 주장했다. 서버 설치 의무화가 개인정보 국내 보관을 의미하는 '데이터 현지화'를 불러와 인터넷 자유와 개방성을 옥죈다는 것이다. 하지만 변 의원이 발의한 법안은 일정 규모 이상 대형 해외사업자 캐시서버를 국내 유치, 트래픽 증가에 따른 이용자 불편을 해소한다는 취지다. 정부가 개인정보 국내 보관을 명령한다는 내용이 전혀 없다. 개인정보 보관 장소는 전적으로 해외사업자가 정할 문제다.

변재일 의원실 관계자는 “서버 설치 의무화와 개인정보는 아무런 관련이 없다”면서 “국내 이용자와 사업자를 돕기 위한 법안”이라고 설명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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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용주 통신방송 전문기자 kyj@etnew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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