애플이 아이폰 판매와 관련해 국내 알뜰폰 업체를 차별한 것으로 드러났다. 전자신문이 일본 휴대폰 시장을 조사한 결과에 따르면 일본 알뜰폰 업체는 큰 제재 없이 자유롭게 애플 아이폰 제품을 온라인 등에서 판매하고 있다. 일본 알뜰폰 업체 '미네오'는 애플로부터 정식으로 인정받아 공식 홈페이지 등에서 신형 아이폰을 판매하고 있다고 답변했다. 반면에 국내 알뜰폰 업체는 재활용 아이폰 판매에 만족해 왔다. 애플은 국내업체가 신형 아이폰 판매를 요구하면 전 세계에서 동일한 단말 정책을 취하고 있다며 거부해 왔다.

애플은 국내에서 '배짱 영업'으로 원성이 자자하다. 막강한 애플 사용자를 기반으로 다른 제조업체와 달리 유통에서 서비스까지 세계 표준에 어긋난 행보를 걸어와 여론의 도마 위에 올랐다. 국내 시장에서 알뜰폰 사용자 차별은 애플이 주장하는 글로벌 동일 정책과도 정면으로 배치된다. 애플은 세계 아이폰 사용자에게 동일한 경험을 제공하는 게 원칙이라고 강조했지만 정반대 행보를 걸어 온 것이다.

애플 입장에서 국내 시장은 미국, 중국, 일본에 비해 작기 때문이라고 해명할 수 있다. 변명에 지나지 않는다. 애플은 세계가 무대인 글로벌 기업이다. 애플만의 고유한 문화와 정책이 있다. 입버릇처럼 소비자를 위한 기업이라고 떠들어 왔다. 애플 입장에서 세계 표준에 어긋나는 행보는 국내 소비자만 '애플의 봉'이라는 인식을 심어 주기에 충분하다.

정부도 문제의식을 가져야 한다. 애플이 국내 시장을 단순히 돈벌이를 위한 판매처 정도로 생각한다면 역차별 문제가 불거질 수밖에 없다. 국내 업체에는 기업 존재 가치, 소비자 중요성, 사회 책임을 강조하면서 애플에 대해서만은 고유 정책이라고 묵인한다면 이율배반이다. 애플도 결국 국내 소비자 도움 덕분에 세계 기업 반열에 올라섰다. 안하무인격 애플 태도는 정부가 조장한 면도 없지 않다. 애플의 도를 넘은 태도, 정부와 소비자가 바로잡아야 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