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조현정 한국소프트웨어산업협회장

세계 최대 화두는 '일자리'다. 소득 주도 성장, 혁신 성장, 공정경제, 국민 삶의 질 향상 같은 국가 핵심 목표에는 항상 일자리 창출이라는 전제 조건이 있다. 이를 위한 사회 노력과 토론도 치열하다. 고용지수는 좀처럼 개선되지 않는다.

4차 산업혁명 시대 소프트웨어(SW)는 기존 일자리를 사라지게 하지만 새로운 일자리와 새로운 기회를 창출한다. 혁신 성장에 따른 일자리 창출이라는 새로운 패러다임, 그 중심에 SW가 있다.

'2018년 8월 고용동향'이라는 통계청 자료를 보면 국내 취업자 수는 전년 같은 달보다 3000명 증가하는데 그쳤다. 그러나 같은 기간 정보통신업계는 7만2000명이 느는(9.1%상승) 등 여러 산업 분야 가운데 가장 높은 증가율을 보였다. 산업계 전반에 정보통신 적용 영역이 확대되고, 그 가운데에서도 SW가 일자리 창출에 핵심 역할을 한다는 것을 다시금 증명했다.

한국소프트웨어산업협회가 2017년 실적 기준으로 올해 발표한 'SW천억클럽' 자료에서도 매출액이 300억원 이상인 SW 기업 종사자 수가 전년 대비 9.0% 증가한 것으로 나타났다. 300억원 이상 500억원 미만 기업 종사자 수 증가율이 가장 높았다. SW 분야 중소·중견기업이 일자리 창출을 견인했음을 보여 줬다.

한국은행 자료에 따르면 매출액 10억원당 일자리를 창출하는 고용유발계수는 SW 산업이 11.6명으로 제조업(6.1명)과 전체 산업 평균 8.8명을 크게 상회했다. 지식집약 SW 산업 특성이 고스란히 드러난 것으로 SW 산업이 고용 창출 핵심으로 자리매김하게 된 이유를 짐작하게 한다.

SW 산업은 우수한 개발자 한 명이 육성되면 그를 중심으로 초급 개발자와 유지보수·서비스·영업관리 인력 등 3∼20명 규모 사업팀이 꾸려지거나 창업을 하는 등 상당한 고용유발 효과를 발휘하는 구조로 되어 있다. 이러한 현상은 초기에만 그치지 않는다. 기업 성장 과정을 따라 반드시 더 많은 직원 채용을 유발한다. 다양한 산업 분야 융합 인력으로 새로운 일자리를 창출한다.

협회 회원사 대부분 기업 성장을 저해하는 가장 큰 애로 사항으로 개발자 부족을 꼽았다. 우수 개발자를 확보하지 못하니 더 많은 인력을 고용하지 못하고, 사업 확대도 주저하게 된다는 것이다.

SW 분야는 많은 청년이 선호하는 좋은 일자리다. '3D' '4D' 업종으로 불리며 기피되던 때도 있었지만 최근 2, 3년 사이 선호 업종으로 거듭났다. 대학에서도 인기 학과로 각광받고 있다. 교육계의 발표에 따르면 국내 SW 중심대학 '2019 SW특기자 수시 전형'에 우수 학생들이 몰려 평균 12.5대 1이라는 높은 경쟁률을 기록했다고 한다.

문제는 이러한 인기와 위상에 반해 고용 불일치가 심각하다는 데 있다. 최근 들어 정부의 주요 정책이 단순히 일자리의 수 늘리기를 넘어 미래의 경제 성장과 산업 혁신을 주도할 우수 인재 양성에 초점을 맞춰 가는 흐름은 그래서 더욱 반갑다.

정부는 SW 중심대학 선정 확대, SW 도제식 교육 시행 등을 토대로 SW 분야 정규 교육 과정을 강화한다. 4차 산업혁명을 이끌 실무형 인재 양성을 목표로 '혁신성장 청년인재 집중 양성' 사업을 적극 추진하고 있다. 프랑스 '에콜42'처럼 창의 인재 대상 다양한 활동을 지원하기 위한 전문 교육기관 설립 및 해외 연수 지원 사업 등도 추진할 예정이라고 한다. 인력 부족에 시름하는 업계로서는 이렇듯 SW 저변 확대, 신기술 인재 양성 등의 테마가 적절히 조화된 정책들이 반가울 수밖에 없다. 업계 역시 적극 협력, 성공 안착을 지원할 것이다.

혁신 성장은 정부 경제 성장 핵심 키워드다. 그리고 'SW의, SW에 의한, SW를 위한' 4차 산업혁명을 완성할 SW야말로 혁신 상징이라 자부한다. 그동안 SW가 받아 온 높은 기대와 주목은 이제 혁신 성장 흐름 속에서 현실로 발현돼야 한다. 이 과정에서 양질 일자리와 우수한 인재가 쏟아져 나와야 한다. 이것이 곧 혁신 성장과 일자리 창출에서 여전히 SW가 답이라는 것을 인식하고 정부와 업계가 힘을 합해야 할 명백한 이유다.

조현정 한국소프트웨어산업협회장 hjcho@bit.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