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0기가 인터넷' 시대가 열린다. 과학기술정보통신부는 조만간 시범 망을 가동하고 올해 안에 10기가 서비스를 시작한다. 통신업체 중심으로 이미 6월부터 준비했으며 11월께 수도권 가구 400곳을 대상으로 시범 망을 구축한다. 연내 상용화 이후 2022년까지 전국 커버리지를 50%로 확대한다. 10기가 인터넷 평균속도는 2.5~10Gbps 수준이다. 1기가급이 15GB초고화질(UHD) 영화 한 편을 내려 받는 데 120초 이상 걸린다. 10기가 인터넷은 12초면 거뜬하다.

우리나라를 정보기술(IT) 강국으로 알린 신호탄은 빠른 인터넷망이었다. 2006년 광랜으로 불리는 100Mbps 초고속망을 처음 상용화한 이래 인프라만큼은 세계 최고 수준을 달려 왔다. 2012년 CJ헬로비전이 케이블망에서 1기가 망을 처음 구축하고 2014년 주요 통신사업자가 잇달아 상용화하면서 기가 인터넷 시대가 시작됐다. 8년 만에 메가에서 기가, 다시 4년 만에 기존보다 10배 빠른 10기가 시대를 열었다.

IT강국이라는 명성이 다소 퇴색했지만 인터넷 인프라는 여전히 세계 최강이다. IT강국은 실상 따져 보면 IT인프라 강국이었다. 빠른 인터넷 환경을 구축하면서 뒷처진 산업화를 만회하면서 정보화에서 기회를 잡았다.

문제는 소프트웨어(SW)와 콘텐츠였다. 앞선 인터넷 환경에 걸맞은 콘텐츠를 담지 못하면서 결국 세계시장에서 뒤처지는 결과를 낳았다. 다른 나라보다 3~5년이나 앞서 획기적인 인터넷 환경을 구축하고도 구글과 페이스북과 같은 세계 수준의 업체를 만들지 못했다. 못내 아쉬움으로 남는 대목이다. 10기가 인터넷 시대는 달라야 한다. 빠른 인터넷 환경은 4차 산업혁명 대동맥으로, 5세대 이동통신과 차세대 와이파이의 핵심이다. 10기가 인터넷 환경에 맞는 SW를 고민해야 한다. UHD 방송과 홀로그램, 빅데이터와 인공지능(AI) 같은 초연결 서비스를 병행해 개발해야 한다. 그래야 10기가 시대에 명실상부한 IT강국으로 우뚝 설 수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