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한민국 대통령이 평양을 방문한 것은 앞서 두 차례 있었다.

첫 번째는 김대중 전 대통령과 김정일 국방위원장의 정상회담(2000년), 두 번째는 노무현 전 대통령과 김정일 위원장의 정상회담(2007년)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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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대중 전 대통령과 김정일 위원장이 2000년 6월 13일부터 15일까지 사흘간 평양에서 만난 것은 한반도가 남과 북으로 갈라진 1948년 이후 처음 이뤄진 정상회담이다.

김 전 대통령은 특별기를 이용해 평양 순안공항에 도착했다. 북측은 성대한 환영식을 열어줬다. 김정일 위원장이 공항까지 직접 나와 김 전 대통령을 영접했다. 북한 육·해·공군 의장대도 사열했다.

김 전 대통령 차량이 달리는 도로 양 옆에는 방북을 환영하는 수만명 평양시민이 꽃다발을 들고 '연도환영'을 벌이기도 했다.

숙소는 평양시 대성구역에 있는 백화원영빈관을 사용했다. 화단에 100여종 꽃이 피어있어 '백화원'이라는 이름이 붙은 곳이다. 김 전 대통령은 평양 도착 당일 만수대예술극장에서 전통무용과 기악곡을 중심으로 구성된 민속무용조곡 '평양성'을 관람했다.

김 전 대통령과 김 국방위원장은 남북 관계사서 첫 이정표가 된 6·15 남북 공동 선언을 발표했다. 한반도 평화 분위기 조성과 햇볕정책 결실이었다. 김 전 대통령은 민주화 운동 공로와 함께 노벨평화상을 수상했다.

노무현 전 대통령과 김정일 국방위원장은 2007년 10월 2일부터 4일까지 두 번째 남북정상회담을 했다. 참여정부 수립 후 이뤄진 대북송금 특검 등에 경색된 남북관계를 풀어내기 위한 성격이었다.

노 전 대통령은 김 전 대통령과 달리 도보로 군사분계선(MDL)을 통과해 북한 땅을 밟았다. 평양까지는 차량으로 이동했다.

북한은 노 전 대통령에게도 성대한 환영식을 열었다. 육·해·공군 의장대 사열, 연도환영 등이 이뤄졌다. 김정일 위원장은 환영행사장에서 노 전 대통령을 영접했다. 숙소는 백화원영빈관을 사용했다.

문화행사는 김 전 대통령때와 달랐다. 노 전 대통령은 5·1 경기장에서 '아리랑' 집단체조 공연을 관람했다.


노 전 대통령과 김 위원장은 당시 정상회담을 통해 10·4 남북공동선언을 채택했다. 6·15 공동선언의 정신을 재확인했다. 남북관계발전과 한반도 평화, 민족공동의 번영과 통일을 실현하기 위한 협력을 약속했다.


안영국 정치 기자 ang@et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