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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이언스 온고지신]시험발사체 개발의 의미

발행일2018.09.16 19:00
Photo Image<고정환 한국항공우주연구원 한국형발사체개발사업본부장>

시험발사체 발사가 한 달여 앞으로 다가왔다. 이름이 말해주듯 시험발사체는 글자 그대로 시험용 발사체다. 주된 목적은 한국형발사체 '누리호'의 핵심인 75톤급 액체엔진의 비행시험 및 성능 시험이다. 한국형발사체는 1단이 75톤급 엔진 4기, 2단 75톤급 엔진 1기, 3단 7톤급 엔진 1기로 구성되는 3단형 로켓이다. 시험발사체는 75톤급 엔진 1기만 장착한다.

75톤급 액체엔진은 그동안 지상에서 수많은 연소시험을 통해 성능을 시험하고 안정성 확인을 거쳤다. 90회 이상 연소시험을 수행하는 동안 기술적 문제점을 극복했으며, 실제 발사체에 장착해도 별다른 문제가 없을 정도로 안정적 성능을 보였다. 지난 7월 시험발사체 비행모델(FM)과 똑같이 제작한 인증모델(QM)의 종합연소시험을 성공적으로 마무리했다. 마지막 시험에서는 154초 동안 불꽃을 내뿜었다.

현장에서 시험장면을 본 필자는 마치 시험발사체 인증모델이 당장이라도 하늘로 날아오르고 싶어 한다는 느낌을 받았다. 물론 인증모델 종합연소시험은 실내에서 이뤄진데다 강력한 체결장치에 고정돼 있어 실제 그런 일은 벌어지지 않는다. 하지만 불꽃을 내뿜으며 으르렁거리는 시험발사체 인증모델이 “이제 모든 준비를 마쳤으니 하늘로 날게 해달라”고 아우성치는 것처럼 느껴졌다.

한국형발사체는 우리 기술로 독자 개발한 우주발사체다. 5년 전 나로호(KSLV-I)를 성공적으로 발사했지만, 러시아와의 공동 개발이었으며 우리는 2단 고체엔진 제작을 담당했다. 7톤급, 75톤급 액체엔진을 우리가 독자 개발한 것은 이번이 처음이다. 엔진은 물론 추진제 탱크 등을 비롯한 3단형 우주발사체의 구성품 대부분을 국내 기술로 설계·제작·조립했다. 그렇게 할 수밖에 없다. 우주발사체 기술은 함부로 알려주지 않고 핵심 부품은 아무에게나 팔려 하지 않기 때문이다.

세계적으로 75톤급 이상의 중대형 엔진을 독자개발한 국가는 10개국이 되지 않는다. 시험발사체 발사는 우리 힘으로 개발한 로켓 엔진의 실제 비행 성능을 확인할 수 있는 소중한 기회인 것이다. 엔진 성능 검증과 함께 구조, 전자, 제어, 열공력, 임무 설계 기술 또한 검증할 수 있다. 시험발사체는 한국형발사체의 2단부에 해당하기 때문에 한국형발사체 개발의 중간 점검이라고도 볼 수 있다.

한국형발사체 개발을 완료하고 발사에 성공하면 우리는 세계에서 11번째로 자국 발사체를 이용해 위성을 쏘아 올린 나라가 된다. 이에 앞서 시험발사체 발사에 성공하면 한국형발사체 발사 성공에 한걸음 더 다가갈 수 있다. 성공하면 성공한 대로, 실패하면 실패한 대로 시험발사체는 발사를 통해 많은 것을 얻을 수 있다. 이 과정에서 혹시라도 문제점이 발견되면, 그것은 한국형발사체의 성능 안정성과 신뢰도를 높이는 좋은 '예방주사'가 될 수 있다. 모든 시험은 문제점과 개선점을 남긴다.

우주발사체 개발은 실패와 시행착오의 연속이다. 중요한 것은 실패하지 않는 게 아니라 똑같은 실패를 반복하지 않는 것이다. 한국형발사체 액체엔진을 개발하면서 연구진과 기술진은 수많은 시행착오를 겪었다. 그러면서 우주발사체 기술을 습득했다. 누구도 시행착오를 두려워하지 않는다. 오히려 개발진이 두려워하는 것은 결과만 보고 시행착오를 실패라 규정하는 외부의 시선이다.

물론 한국형발사체 개발진은 성공 가능성을 최대한 높이고 시행착오를 최소화하는 데 주력하며 여기까지 왔다. 개발진 노력만이 아니라 정부 지원과 국민의 성원이 없었다면 여기까지 오지 못했다. 한국형발사체가 우주개발을 향한 우리 모두의 결과물이듯, 시험발사체는 한국형발사체를 성공으로 이끌기 위한 첫 단추가 될 것이다.

시험발사체 인증모델이 그랬던 것처럼 우주개발을 향한 우리의 마음도 벌써 불꽃을 내뿜으며 으르렁거리는 것 같다. 시험발사체 발사의 시간이 그렇게 다가오고 있다.

고정환 한국항공우주연구원 한국형발사체개발사업본부장 kozet@naver.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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