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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데스크가 만났습니다]최창학 LX 사장, "옛 '시스템'보다 '생각'을 버려야 진정한 혁신"

발행일2018.09.13 17: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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흙투성이의 낡은 등산화 사진. 가죽은 이미 흙물이 진하게 뱄다. 길도 아닌 흙 밭을 수없이 헤집고 다녔을 등산화 주인공은 한국국토정보공사(LX) 지적측량 직원이다. 최창학 LX 사장은 늘 현장을 생각해야겠다는 생각에, 직원 현장화 사진을 인화해 책상 위에 뒀다. 2013년부터 2016년까지 LX 공간정보연구원장으로 재직하던 시절에는 '존이구동(尊異求同) 이청득심(以聽得心)'이라는 격언을 사무실에 걸어뒀다. 직원 이야기를 경청해야겠다는 마음에서다. 연구원장의 가장 큰 덕목은 다름을 인정해 같음을 추구하고 경청함으로써 마음을 얻는 것이라 생각했다. 연구원장이 아닌 사장으로 돌아온 최 사장은 '듣는 귀'에서 더 나아가 현장을 뛰는 '발'이 되고자 한다.

LX가 다루는 공간 정보는 4차 산업혁명 시대 가장 중요한 인프라다. LX는 대한민국 영토를 넘어 디지털 국토라는 무한 가능성 무대에서 비상할 시기를 맞았다. 글로벌 국토정보 전문기관으로서 새로운 도약을 준비하는 LX의 비전을 들었다.

Photo Image<사진=박지호기자 jihopress@etnews.com>

-7월 말 19대 LX사장으로 취임했다. 포부를 밝혀달라.

▲취임사에서 세 가지를 이야기했다. 신성장동력을 마련할 것, 활동 영역을 글로벌로 넓힐 것, 측량 사업을 안정적으로 챙기면서 신사업을 찾을 것. 이렇게 세 가지다.

3년 전만 해도 LX는 40년간 지적측량사업에 전담한 기관이었다. 2015년 대한지적공사에서 한국국토정보공사(LX)로 사명을 변경했다. 지적사업에서 공간정보사업으로 업역을 확대, 국토정보 전문기관으로 거듭났다. LX가 오랜 기간 구축해온 디지털 지적정보는 공간정보사업 핵심 인프라다. 구글·테슬라 같은 4차 산업혁명을 선도하는 글로벌 기업이 꼽는 핵심 경쟁력 또한 공간정보다. 공간정보는 다른 산업분야와 융·복합하면서 다양한 부가가치를 창출한다.

LX는 글로벌 국토정보 전문기관으로 새로운 도약을 위한 중차대한 시기에 놓여 있다. 지속 가능한 성장을 위해서는 과거의 '시스템'을 버리는 것보다 과거의 '생각'을 버리는 게 중요하다. 일하는 방식을 혁신하기 위해 불합리한 관행을 개선하고 혁신 우수사례를 발굴하는 등 지속적인 변화를 위해 노력하겠다. 현장과 소통하고, 국민의 눈으로 현장 수요를 세심하게 파악해 국민 중심 국토정보 서비스를 실행하겠다. 또 4차 산업혁명 시대를 맞아 국토에 새로운 가치를 더하는 사업을 구상하겠다.

-4차 산업혁명 시대를 맞아 공간정보 중요성이 커지면서 LX 역할도 확대됐다. 새로 추진하는 사업은.

▲최근 LX는 전주시와 전국 최초로 '디지털 트윈'을 활용한 스마트시티 구축사업을 추진하기로 했다. 교통체증과 안전 등 도시의 누적된 문제를 해결하고 시민에게 필요한 서비스를 제공하는 기술이다.

5년 전 전북 혁신도시에 가장 먼저 이전한 LX는 스마트시티 구축사업의 성공을 통해 지역 균형 발전의 선도적인 모델을 제시하고자 한다.

4차 산업혁명 특징 중 하나가 '초연결 사회'다. 공간정보는 사람과 기기, 기기와 기기를 연결하는 스마트시티, 스마트팩토리, 스마트카 등 융·복합 산업을 꽃피우는 토양이다. LX는 공간정보 표준화·전문화를 통해 공간정보 품질을 관리하고 클라우드 기반 데이터 센터를 구축하고 있다.

연장선에서 평면 위치정보에서 벗어나 3차원 입체 위치정보를 토대로 정밀한 공간정보를 구축 중이다. 자율주행차 지원을 위해 오차를 최대한 줄이고 실시간으로 정보가 업데이트되는 고정밀지도·센서 기술도 개발한다.

사물인터넷을 통해 초대형 크루즈가 부산항대교를 지날 수 있도록 교량 높이를 측정하는 서비스를 제공하기도 했다. 부산항대교 실제 통항 높이를 5초 간격으로 계측해 초대형 크루즈 통과 가능 여부를 예측하고, 분석된 데이터를 사용자에게 제공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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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글로벌 국토정보 전문기관으로 거듭나기 위한 구체적인 계획은 무엇인가.

▲국가가 체계적으로 발전하기 위해 가장 필요한 것이 '국가 정보화'다. 국가 정보는 '사람'과 '국토'에 관한 정보로 나눌 수 있다. LX는 '국토 정보화'에 최적화된 공공기관이다. LX의 ICT 기반 토지 행정 시스템은 세계에서 최고 기술력을 자랑한다.

지난해 마무리 된 '우루과이 지적도 위치 정확도 개선사업'은 우리나라 위성인 아리랑 3호와 드론측량을 활용한 첫 해외진출 사업이다. 우루과이 장관이 직접 공사 사업결과물에 대해 침이 마를 정도로 호평했다.

해외 수출이 LX 전체 매출 10분의 1은 돼야 한다. 해외 매출 비중이 두 자릿수가 된다는 것은 공사로서는 획기적인 것이다. 어렵지만 불가능한 것은 아니다. 다행히 해외에서 한국에 대한 신뢰도가 높다.

올해는 사우디아라비아 '지적정보 인프라 구축 컨설팅 사업'과 월드뱅크 자금을 활용한 탄자니아 컨설팅 사업을 추진한다.

민간업체 수출도 지원한다. LX는 2011년부터 '해외진출지원센터'를 운영 중이다. 베트남·스리랑카·인도네시아에서 '공간정보 로드쇼'를 개최해 국내 중소기업을 현지에 소개하고 있다. 2014년부터 지난해까지 LX와의 컨소시엄을 통해 69개 업체가 해외에서 약 208억원 매출을 올렸다.

-지적재조사 사업이 더디다. 속도를 낼 방법이 없나.

▲지적재조사는 국토 정보를 바로잡고 오래된 종이지적도를 디지털화해서 우리 땅의 가치를 높이고 공간정보산업 토대를 닦는 중요한 사업이다. 현재 지적정보는 100년 전 낙후된 기술과 정보로 작성됐다. 지적도면과 실제 토지 현황이 다른 경우가 허다하다. 지가 상승으로 인해 토지재산권 관심이 어느 때보다 높아진 만큼 지적재조사가 필요하다다.

지적재조사가 완료되면 국민은 정확하고 실시간으로 갱신되는 디지털 지적정보를 이용할 수 있다. 토지 분쟁이 감소하고 활용하기 어려운 땅도 줄어든다.

실제로 경북 영주 후생시장은 지적재조사를 통해 주민들의 토지소유권 분쟁이 정리되고 구도심의 낡은 주거복지를 개선할 수 있었다.

중요성에도 정부 지적재조사사업은 국민 공감대 형성이 부족하다. 당초 계획보다 추진실적이 미흡하다. 지적재조사는 1조3000억원 재원이 소요되는 거대한 사업이다. 디지털 지적이 소프트 인프라 구축사업으로서 중요한 사업임을 홍보하고 추가 예산을 확보할 수 있도록 최선을 다하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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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도로명 주소 홍보를 위한 아이디어를 냈다고 들었다.

▲전주 LX 본사 간판 옆에 '기지로 120 Gijiro'을 붙이도록 했다. 도로명 주소다. 도로명 주소 홍보기관으로서 솔선수범하고자 한다. 도로명 주소 도입으로 인해 위치기반 서비스가 활성화 되면서 경찰·소방 등 응급 구조기관 현장 대응력이 높아졌다고 한다. 지도 생산비, 물류비 등 연간 395억원 예산 절감 효과가 있다는 보고가 있었다.

본사를 비롯해 전국 12개 지역본부, 169개 지사 건물 외벽에 도로명 주소를 표기할 계획이다. 자기 집이나 일터의 도로명 주소를 정확히 아는 사람이 생각보다 많지 않기 때문이다. LX가 전국 공공기관은 물론 민간에 이르기까지 건물 외벽에 도로명 주소를 표기 할 수 있 도록 분위기를 조성해 인식을 개선하는데 기여하겠다.

-사회적 가치 실현이 공공기관 화두다. LX는 노력을 하고 있나.

▲'사회적 가치 실현'은 두 가지 측면이 고려돼야 한다. 공공기관 본연 업무를 통한 공공성 강화와 사회공헌활동(CSR)을 통한 공공성 강화다.

먼저 양질의 일자리 창출, 동반성장 생태계 조성은 공공기관 본연의 업무를 통한 공공성 강화다. LX는 '더(The) 좋은 일자리 위원회'를 구성하고 기간제 근로자와 파견 용역 근로자 456명을 정규직화 한 데 이어 2022년까지 공간정보 분야 일자리 1만여개를 창출할 계획이다.

'LX공간드림센터'로 국민 누구나 공간정보를 활용해 창업이 가능하도록 돕는다. 올해 서울에 이어 세종·전주에도 확대 설치할 예정이다.

창업 원스톱 서비스를 제공해 정부의 혁신창업 생태계를 조성하는 데 기여하고자 한다.

동반성장 생태계도 조성하겠다. '상생희망펀드'를 올해 60억원에서 2020년까지 200억원 규모로 확대 조성한다. 중소기업에 저금리로 대출을 지원함으로써 상생 생태계를 구축한다.

Photo Image<사진=박지호기자 jihopress@etnews.com>

-조직 혁신은 어떻게 할 계획인가.

▲ LX가 공공기관인 만큼 조직문화 혁신은 아무리 강조해도 지나치지 않는다. 우선 성 관련 비위사건, 뇌물수수, 음주운전 등 임직원 행동강령에 위반 되는 문제를 일으킨 임직원을 엄중히 문책하고, 인사에서 엄격히 제한할 방침이다. 또한 일과 가정이 양립하는'워라밸 LX'를 위해 조직문화를 혁신하는 원년을 만들어나가겠다. 아마도 이 과제가 사장으로서 제일 우선순위를 두고 열심히 해야 할 부분이 아닌가 싶다. LX가 추진해 나가야 할 핵심 사업이나 역점사업이 조직문화의 건강성과 매우 밀접한 관련이 있기 때문이다. 회식문화 개선, 집중근무제 시행을 통해 업무의 생산성과 효율성을 끌어올리는 데 최선을 하겠다.

-임기 동안 꼭 달성해야겠다는 목표가 있다면.

▲내 이름에 '배울 학(學)' 자가 들어간다. 학습활동은 매우 중요하다. LX의 발전과 자기 자신 발전을 위해 직원이 역량을 꾸준히 강화할 필요가 있다. 능력을 계발하는 사람이 우대받는 공정한 인사 제도를 만들고, 신성장동력 발굴을 위한 핵심 인재를 적극적으로 발굴 양성하겠다.

공정한 인사는 조직문화 건강성을 담보하는 핵심 요소다. 자기개발에 적극 투자를 함으로써 일과 가정이 양립하는 조직문화를 조성하겠다. 여성 관리자를 확대하고 역량강화를 위한 교육도 강화할 계획이다.

인재 양성은 LX의 지속 가능한 발전을 위한 투자라고 생각한다. 지역 균형 발전을 선도하기 위해 산학협력을 확대 하고 우수한 지역인재 양성과 채용에 적극 나서겠다. 지속 가능한 혁신 도시를 위해서는 ICBMS(IoT, Cloud, Big Data, Mobile, Security) 관련 연구도 강화한다. 자율 연구 과제를 공모하고 사업화 가능성에 따라 최대 20억원까지 지원할 방침이다.

문보경 정책 전문기자 okmun@etnews.com

사진=박지호기자 jihopress@etnews.com

Photo Image<사진=박지호기자 jihopress@etnews.com>

○최창학 사장은…

1999년 대구광역시 최초로 시장 직속 정보화담당관을 역임했다. 대구대에서 행정학을 전공하고 석·박사까지 마친 행정 전문가다.

정보기술(IT)과 인연을 맺은 것은 1997년부터다. 대학 강사로 활동하던 최 사장은 1994년 박사급 전문직 공무원으로 대구시에 채용돼 기술혁신, 행정개혁 관련 활동을 했다. 1997년 5월 태스크포스(TF) 형태 시정정보화추진기획단에서 총괄조정 역할을 담당하면서 최고정보책임자(CIO)로서 첫 걸음을 뗐다. 1999년 1월부터 2003년 1월까지 4년 동안 대구시 CIO로 활동했다. 최 사장이 CIO로 재임하는 기간 동안 전국 광역시·도 가운데 하위를 맴돌던 대구시 정보화 부문은 2위로 뛰어올랐다. 최 사장은 2003년 1월 전자정부 구현과 지역정보화에 기여한 공로로 대통령 표창을 받았다.

이후 대구대 행정학과에서 전자정부 강의를 하다 공개채용을 통해 대통령 직속 정부혁신지방분권위원회 전자정부·기록관리국장으로 선임됐다. 이후 한국문화정보원장과 LX 공간정보연구원장을 거쳐 최근까지 대구디지털산업진흥원장을 역임했다.

올해 7월 LX 사장에 취임한 그는 신성장동력을 창출하고 조직문화를 혁신하겠다는 포부를 밝혔다.

지적 측량 위주의 사업을 안정화하면서 디지털 공간정보 관련 사업을 키워 나갈 계획이다. 해외 시장도 적극적으로 개척한다. 종이 기반 지적을 디지털 정보로 바꾸는 지적재조사 사업에도 박차를 가한다.

현장과 적극적으로 소통한다. 취임 후 현장 직원 목소리부터 들었다. 현장 직원을 위한 샤워실과 화장실을 개선하기로 했다. 전국 험지를 다니며 일하는 업무 특성을 고려해 작업복 소재까지 바꿀 생각이다. 직원이 작은 것 하나에서도 회사에 만족감을 갖게 하고 싶다.

최 사장은 소통 프로세스도 개선하려고 한다. 직원이 노조를 통해 건의사항을 전달하고, 회사는 노조가 지적한 뒤에야 고치는 관행을 타파하겠다는 것이다. 최 사장은 “직원 건의사항을 직접 듣고, 고칠 것이 있다면 고치는 것이 진정한 '소통'”이라고 강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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