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악의 실업률이 모든 경제 이슈를 삼켰다. 통계청이 12일 발표한 8월 고용동향은 참담한 고용 현황을 그대로 보여 줬다. 개선되기는커녕 오히려 악화일로로 치닫고 있다. 8월 취업자 증가폭은 두 달 연속 1만명을 밑돌면서 제자리걸음을 보이고 있다. 지난달 취업자 수는 2690만7000명으로 1년 전보다 3000명 느는 데 그쳤다. 금융위기가 몰아친 2010년 1월 1만명 줄어든 이후 가장 낮다. 실업자 수는 더 참담하다. 1년 전보다 13만4000명 늘어난 113만3000명이었다. 외환위기 직후인 1999년에 136만4000명을 기록한 이후 가장 높은 수준이다. 실업자 수는 올해 1월부터 8개월 연속 100만명을 웃돌았다.

고용 상황이 이 지경인데도 청와대는 여전히 엉뚱한 답변이다. 김의겸 청와대 대변인은 “우리 경제 체질이 바뀌면서 수반되는 통증이라고 생각한다”고 밝혔다. 김 대변인은 “참으로 힘들고 어려운 시기를 지나고 있다”면서 “국민들 곁으로 더 가까이 다가가겠다. 국민들 목소리에 더 귀기울이겠다”고 덧붙였다. 정말 국민 목소리를 듣고 있는지 되묻고 싶다. 혹시나 듣고 싶은 얘기만 듣는 건 아닌지 우려된다.

이에 앞서 정부는 참담한 고용률과 관련해 “인구 구조 변화 때문”이라고 설명했다. “연말이나 연초에 낙관적인 신호가 올 것”이라면서 “참고 기다려 달라”고 강변하기도 했다. 그러나 시간이 갈수록 현실은 정반대로 흐르고 있다. 반등은커녕 오히려 모든 지표가 수직 낙하했다. 그래도 정부는 여전히 3~4개월 만에 급반전될 것으로 확신하고 있다. 초지일관 변함없는 낙관론이다. 상황 판단에 정말 둔감하거나 애써 외면하고 있다는 것 이외에는 설명이 안 된다. 정부 입장으로는 둘 다 잘못됐다. 뻔뻔할 뿐만 아니라 무책임의 극치를 보여 주고 있다. 국민은 “더 가까이 다가와서 목소리에 귀 기울이겠다”는 감성적인 답변을 원하는 게 아니다. 고용 참사 대책과 해법이 궁금할 뿐이다. 확실한 개선책까지는 아니라 하더라도 어떻게 하겠다는 최소한 방법론을 듣고 싶은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