코나와 QM6 등 국산 스포츠유틸리티차량(SUV) 가솔린 모델 비중이 지난달 처음으로 80%를 넘어섰다. 지프와 볼보, 재규어 등 수입차도 중소형 SUV를 중심으로 디젤 대신 100% 가솔린만으로 제품군을 구성해 판매를 이끌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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현대차 코나 가솔린 모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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르노삼성차 QM6 가솔린 모델.

디젤차에 대한 부정 이미지 확산과 환경 규제 강화, 파워트레인 기술 발전이 맞물리면서 디젤 엔진이 주류였던 SUV 시장에서도 가솔린 엔진이 새로운 트렌드로 자리 잡았다.

9일 차량 데이터 조사기관 카이즈유데이터연구소에 따르면 8월 신규 등록 차량 14만3385대 가운데 가솔린차 비중은 44.1%로 디젤차(42.1%)를 앞질렀다. 전년 동기 대비 가솔린차는 8.7% 증가한 반면 디젤차는 5.2% 감소했다.

지난달 현대차 소형 SUV 코나의 엔진별 비중은 가솔린 80%, 디젤 20% 수준이다. 가솔린 비중이 80%를 돌파한 것은 출시 이후 처음이다. 르노삼성차 중형 SUV QM6 가솔린 비중도 줄곧 70% 수준을 유지해오다 지난달에는 80%까지 치솟았다.

르노삼성차 관계자는 “지난달 QM6 가솔린 비중이 80%를 넘어섰다”면서 “QM6 가솔린 모델은 동급 디젤 모델보다 200만원가량 저렴해 가격 경쟁력과 정숙성 면에서 강점을 지녔다”고 말했다.

한국지엠은 디젤 단일 모델로만 판매하던 중형 SUV 이쿼녹스가 판매 부진에 빠지자 소비자 선택 폭 확대를 위해 가솔린 모델 추가 도입을 검토 중이다. SUV가 주력인 쌍용차 역시 환경 규제 대응을 위해 신형 가솔린 엔진을 개발했다. 다운사이징 기술을 접목한 신형 가솔린 터보 엔진을 내년부터 코란도, 렉스턴 등에 순차 탑재할 계획이다.

수입차 업계는 가솔린 SUV 도입에 더 적극적이다. 폭스바겐 디젤게이트와 BMW 화재 결함 등으로 디젤차에 대한 소비자 인식이 좋지 않은 데다 이달부터 시행에 들어간 국제표준배출가스시험방식(WLTP) 도입이 디젤차 판매에 부담을 주고 있기 때문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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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프 랭글러.

SUV 전문 브랜드 지프는 올해 모델 변경을 거친 신차 컴패스, 체로키, 랭글러 3종을 모두 가솔린 모델로만 판매한다. 지프는 지난달 702대를 팔아 전월 대비 38.5%, 전년 대비 11.4% 증가했다.

지프 수입사 FC코리아 관계자는 “최근 출시한 랭글러는 가솔린 터보 엔진과 8단 변속기 조합으로 구형보다 연비를 36%가량 개선했다”면서 “랭글러는 당분간 디젤 모델을 추가 판매할 계획이 없다”고 말했다.

볼보 XC40, 재규어 E-페이스 등 수입 중소형 SUV도 가솔린 모델만으로 판매를 늘리고 있다. XC40은 출시와 동시에 1000대를 계약 받았고, E-페이스는 지난달 112대를 팔아 출시 이후 월 최대 실적을 달성했다.


업계 관계자는 “디젤차 배출가스 인증 절차와 관련 규제가 까다로워져 업체 입장에서 디젤차 판매 자체가 리스크가 됐다”면서 “최근 개발한 신형 가솔린 엔진은 기술 발전으로 연비를 크게 개선한 데다 가격 경쟁력도 높아 굳이 디젤 엔진만을 고집할 필요가 없어졌다”고 말했다.


정치연 자동차 전문기자 chiyeon@et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