변재일 의원이 3일 해외사업자도 국내사업자와 동일한 규제를 적용받는 환경을 조성하기 위해 정보통신망법, 인터넷TV(IPTV)법, 방송법, 방송통신발전기본법 개정안을 대표 발의했다. 인터넷 산업에서 끊임없이 제기돼 온 '기울어진 운동장'을 바로잡는 계기가 될 지 주목된다. 전문가들은 현행법 체계에서는 해외사업자가 규제를 무시해도 강제할 방법이 없어서 그 결과 국내 사업자와 형평성 논란이 발생할 수밖에 없는 구조였다고 입을 모은다. 해외사업자는 기울어진 운동장 우려가 나올 때마다 한국 법에 위배되는 행위를 한 적이 없다는 논리를 펼쳐 왔다.

변 의원이 대표 발의한 개정안은 해외 대형 글로벌 콘텐츠 사업자 국내 서버 설치 의무화와 이행하지 않을 시 과징금 부과, 인터넷동영상서비스 사업자 경쟁 상황 평가 및 방송통신발전기금 납부 등의 내용을 담고 있다. 글로벌사업자가 국내 서버 설치 의무화는 서버를 설치하면 '고정사업장'을 둔 효과가 있어서 해외사업자라는 이유로 국내 규제를 회피하는 것이 불가능해진다. 또 인터넷동영상서비스(OTT)가 전통 유료 방송 서비스를 대체하는 현실을 반영, IPTV법과 방송법을 손질해 '동일서비스 동일규제 원칙'을 확립한다. IPTV법에 역외 규정(해외에서 이뤄진 행위도 국내에 영향을 미치면 법 적용 가능)을 도입, 통신서비스사업자가 해외사업자한테만 망 이용 대가를 차등 적용하는 행위를 근절한다.

해외사업자가 국내 인터넷 시장과 산업 생태계에서 유발하는 이용자 이익 침해와 사회 폐해, 시장 공정 경쟁 훼손 등은 지금까지 많은 논란에도 국내 기존 법으로는 시정이 불가능했다. 이미 유럽 각국은 다양한 법과 규제 방안을 동원, 해외 글로벌 사업자의 자국 내 활동을 분석하고 실정에 맞도록 관리하고 있다. 모처럼 국내에서도 여야를 막론하고 해외사업자 규제 사각지대 해소를 위한 법안 발의가 활발하다. '한국 규제는 법망만 잘 피하면 문제 될 것이 없다'는 인식이 글로벌 사업자에 만연하지 않도록 촘촘하고 확실한 규제 집행력 확보 방안이 마련되길 기대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