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삼성SDI 원통형 배터리. (사진=삼성SDI)

삼성SDI가 지난해 완공한 헝가리 공장에 원통형 배터리 생산라인을 구축한다. 영국 자동차 제조사 재규어랜드로버가 2020년 출시할 차세대 전기차 프로젝트를 수주하면서 원통형 배터리로 전기차 시장을 본격 공략한다.

3일 업계에 따르면 삼성SDI는 헝가리 공장에 21700(지름 21㎜·길이 70㎜) 규격 원통형 배터리 생산라인을 건설한다. 1라인을 시작으로 시장 수요와 수주 상황에 따라 추가로 라인을 증설할 계획이다.

현재 헝가리 공장에는 삼성SDI가 전기차용으로 주로 공급하는 각형 배터리 생산라인만 있다. 원통형 배터리는 국내 천안사업장과 말레이시아, 중국 톈진 공장에서 생산해왔다. 헝가리에도 생산라인을 구축하는 이유는 전기차 시장에서도 원통형 배터리 수요가 커지고 있기 때문이다.

삼성SDI는 국내 경쟁사인 LG화학과 경합 끝에 재규어가 2020년 양산을 목표로 추진하는 전기차 프로젝트에 21700 배터리 공급 계약을 따냈다. 재규어가 원통형 배터리로 전기차를 만드는 것은 처음이다. 원통형 배터리는 차체 바닥에 배터리를 위치시키는 구조로 배터리 점유 공간을 줄여 디자인 측면에서 각형이나 파우치형보다 유리하다. 출력도 강점이 있다.

초기 공급 물량은 연간 5GWh 이상으로 전해졌다. 개수로 따지면 연간 최소 3억개 이상이 필요한 대형 프로젝트다. 현재 삼성SDI 원통형 배터리 생산능력이 월 8000만~9000만개 수준이라는 점을 감안할 때 약 3분의 1 정도에 해당하는 규모다.

올해 초 폭스바겐 초대형 전기차 프로젝트 수주에 이어 재규어와도 배터리 공급 계약을 체결하면서 유럽 전기차 시장 공략 전진기지인 헝가리 공장 중요성은 더욱 커졌다. 원통형 생산라인 신규 구축 외에 기존 각형 배터리 생산라인도 추가 증설을 진행하고 있다.

삼성SDI는 원통형 배터리 활용 영역을 전기차까지 넓히며 경쟁력을 강화할 수 있게 됐다. 업계 처음으로 원통형 배터리를 장착한 전기차를 내놓은 테슬라를 시작으로 글로벌 자동차 제조사가 원통형 배터리에 많은 관심을 보이고 있다. 삼성SDI는 2000년 후발 주자로 원통형 배터리 시장에 진출한 이후 연평균 45% 판매 신장을 기록하며 출하량과 기술력 면에서 글로벌 선두업체로 성장했다. 강력한 경쟁사인 일본 파나소닉이 있지만 테슬라에 독점 공급하는 규모가 워낙 커 운신의 폭이 좁다.


삼성SDI 관계자는 재규어와 계약에 대해 “고객사와 관련된 정보는 알려줄 수 없다”고 말했다.


정현정 배터리/부품 전문기자 iam@et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