올 여름 기록적 폭염만큼이나 뜨거웠던 BMW 화재 사건. 두달여가 지나고 BMW코리아의 리콜이 시작됐다. 하지만 여전히 명확한 원인 규명과 보상 문제처리 등은 잘 보이지 않는다.

BMW코리아는 김효준 회장까지 나서 수차례 머리를 숙이고 사과했다. 하지만 아직도 정확한 사태의 원인과 BMW의 향후 후속대응에 대해선 말을 아낀다. 김 회장은 여전히 '본사에 보고했다. 기술적인 것은 잘 모르겠다'로 일관하고 있다. 문제를 일으킨 기업 입장에선 어쩔 수 없는 대응법이겠으나 '열받은' 소비자를 달래기엔 미흡하다. 한마디로 진정성이 느껴지지 않는다. BMW는 국내에서 외산차 점유율 1위 브랜드다. 그동안 얻은 많은 인기를 저버려선 안된다. 문제가 발생했을 때 기업 이익뿐만 아니라 소비자 입장을 감안한 대응이 아쉽다.

정부도 비판에서 자유로울 수 없다. 사태가 불거진후 수개월이 지나도록 조치는 없고 계획만 있다. '사고차량을 확보 못했다. 연내 자체 조사결과를 내겠다. 우리는 행정조직이지 기술단체가 아니다'라는 말만 반복한다. 물론 정부는 정확한 사실에 기반해 문제를 진단해야 하는 주체라는 점은 있다. '아니면 말고' 식의 의혹 제기 보다는 정확한 이야기만 해야 할 수 있다.

하지만 수개월째 이뤄진 조치는 무엇인가. 민관합동조사단을 꾸리고 문제 있을시 엄중 문책하겠다는 말, 압수수색을 통한 압박만 이뤄졌다. 국민이 공감할 세밀한 콘텐츠는 거의 없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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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사이 국내 민간 전문가와 사용자들이 BMW 화재사고의 원인을 찾고 있다. 배기가스재순환장치(EGR) 외에 바이패스밸브 오류와 이 과정에서 소프트웨어의 잘못된 설계 가능성 등은 정부나 BMW가 아니라 민간과 언론에서 찾아냈다. 물론 이들이 지적한 문제가 정답인지는 추가 확인이 필요하다. 그럼에도 분명한 것은 정부나 사건 당사자보다 앞서 문제를 진단하고 해법을 모색했다는 점이다.

정부와 문제를 야기한 기업은 손놓고 있고 민간 전문가들이 사고 원인을 찾아 피해를 규명해야하는 상황. 분명히 정상적이진 않다. 정부와 BMW가 더 적극적으로 움직여야 한다.

etnews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