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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월요논단]새로운 시공간 세상

발행일2018.08.26 12:00
Photo Image<이상훈 한국전자통신연구원(ETRI) 원장>

지금으로부터 25년 전인 1993년은 인류 역사에서 특별한 해다. 일부 과학기술자들의 활동 공간이던 사이버가 인터넷 기반으로 일반인에게도 알려졌다. 험난한 실크로드를 통해 동서양 교역으로 새로운 연결 세상이 열렸듯 월드와이드웹(WWW)은 그동안 물리 공간을 통해 정보를 교환하던 시대에서 탈피해 새로운 시공간을 활짝 열어 줬다.

인터넷이 가져다준 수단은 세상의 뽕나무 밭을 푸른 바다로 바꿨다. 물리 형태의 기계로 가득하던 세상은 '디지털'이라는 이름의 옷을 입고 저마다 변화돼 갔다. 디지털 세상은 이에 만족하지 않았다. 또 멈추지 않았다. 디지털 제품들은 사이버 세상에 연결되고, 인간들과 소통하며 상호작용하는 세상으로 변화돼 가고 있다.

이젠 한 술 더 떠서 디지털 제품이 인간과 상호작용할 수 있는 지능을 갖춰서 다가오고 있다. 디지털 제품이 사이버 공간에 자신의 복제품(사이버 복제품)을 두고 자기네들끼리 소통까지 한다. 이런 세상을 사이버 공간과 물리 공간이 상호작용하는 '사이버 물리 시스템(CPS) 세상'이라고 부른다.

인간의 감각과 직접 상호작용으로 물리 형태의 실체는 없지만 머릿속 심상으로 존재하는 정교한 가상 세상의 탄생이 가능해지고 있다. 그 시작점에서 가상 세상의 '가상 존재'와 사람, 디지털 제품과 사이버 복제품이 직접 상호작용하는 것을 꿈꾸기도 한다.

결국 세 가지 서로 다른 세상이 겹쳐지는 셈이다. 물리 세상, 사이버 세상, 가상 세상이 주인공이다. 이로써 새로운 시공간에는 원래의 인간, 600만불의 사나이와 같은 초인간, 디지털 자율 지능을 갖춘 반인간(Hybrid Things) 등이 섞여 살게 될 것이다. 심지어 사이버 공간 속 사이버 복제품, 가상공간 속 가상 존재도 함께 어우러져 살게 될 것이다. 영화 '레디 플레이어 원'의 실현이 눈앞에 다가온 셈이다. 이 새로운 세상에서는 누구든 원하는 캐릭터로 어디든 갈 수 있고, 뭐든지 할 수도 있다. 상상하는 모든 것이 가능해진다.

필자는 이러한 상황을 '버추얼 사이버 물리시스템'(VCPS) 세상이라고 명명해 본다. 요즘 유행하는 게임 판타지 소설 같은 세상이다. 사람이 사는 공간을 좀 더 친환경의 친인간 형으로 만들어 내기 위해 건축과 토목 기술이 존재하듯 VCPS 세상이 되면 이에 걸맞은 디지털 시·공간 설계 기술이 필요할 것이다.

디지털 시공간 설계 기술은 공간의 범위를 물리 공간에서 사이버 공간과 가상 공간까지 확장할 것이다. 그 속에서 물리 형태의 존재는 물론 사이버 존재, 가상 존재들에 대한 상호작용들 또한 고려해야 한다. 공간을 확장하되 어떠한 상황에서도 끊어지지 않는 공간 간 신뢰의 고리가 필요하다.

디지털 시공간은 벽돌, 철근, 시멘트를 대신해 레고블록처럼 소프트웨어(SW) 블록으로 만들어진 디지털 건축 자재를 사용한다. 이는 고도의 기술력을 요하는 자재다. 전통 정보통신기술(ICT)뿐만이 아니다. 사물인터넷(IoT), 클라우드, 빅데이터, 모바일을 뜻하는 ICBM과 인공지능(AI) 기술 기반으로 하는 또 다른 도전들이 필요하다.

결국은 이들이 ICT 세상에만 머무르지 않고 기존 전통 산업 시공간 확장을 지원할 것이다. 그 속에서 인간을 더 인간답게 만들어 주는 멋지고 새로운 일자리도 창출될 것이다. 새롭게 재편된 시공간은 우리 모두에게 지금은 낯설지만 지금까지의 인류문명사가 그러했듯이 또 다른 삶의 생태계를 만들 수 있는 토대가 될 것이 자명하다.

이상훈 한국전자통신연구원(ETRI) 원장 shlee@etri.re.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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