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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복분자주' 가격 인상에 나선 보해양조가 소주값도 인상한다. 통상적으로 주류업계의 가격 인상은 연말 이뤄지지만 여름철 보해양조의 연이은 가격 인상은 적자를 메꾸기 위한 의도라는 분석이다.

17일 업계에 따르면 보해양조는 20일 지역판매용 소주 '보해소주'의 출고가를 기존 1116.9원(공병가 100원 포함)에서 1300원(공병가 미포함)으로 인상한다. 참이슬(1015.7원), 처음처럼(1006.5원), 좋은데이(1006.9원) 등 경쟁사 제품은 물론 보해양조의 대표 소주 브랜드 잎새주(1016.9원)보다 높은 금액이다.

보해소주는 '목포의 눈물'을 부른 가수 이난영을 기리기 위해 2015년 생산된 한정판 제품이지만 지역민들의 출시 요구에 계속해서 생산·판매하고 있다. 1970년대 생산된 보해소주 라벨을 재현했으며 당시 사용된 투명 유리병을 사용해 고전적인 느낌을 살린 것이 특징이다. 알코올 도수 17.5도, 용량 375㎖로 일반 소주보다 15㎖ 용량이 많다.

보해양조는 임지선 대표이사 명의의 가격 인상 안내문을 통해 “출시 이후 제품의 주원료인 주정 가격과 부자재 비용 등이 지속적으로 상승함에 따라 불가피하게 소폭의 가격인상을 실시하게 됐다”고 밝혔다.

하지만 보해양조의 설명과 달리 소주업체들에게 주정을 판매하는 대한주정판매는 2012년 주정가격을 드럼(200ℓ)당 34만2729원에서 36만1956원으로 5.6% 인상한 이후 현재까지 가격인상을 단행하지 않았다.

때문에 업계에서는 보해양조가 올해 적자전환한 만큼 적자폭을 메꾸기 위해 연이어 제품 가격 인상을 단행한다는 평가다.

보해양조는 2015년 11월 오너가 3세 임 대표이사 취임 이후 첫해 2016년 적자전환했고 지난해 영업이익 20억원을 기록하며 적자를 벗어났다. 하지만 올해 1분기 영업이익 -3억원을 기록하며 또 다시 적자를 기록했으며 2분기에는 -85억원으로 적자폭이 확대 됐다. 올 상반기 매출액은 377억4300만원으로 전년 동기 504억9400만원 대비 25.25% 급감하는 등 경영에 어려움을 겪고 있다.

2016년 텃밭인 광주·전남 지역에서 벗어나 서울과 수도권 시장 공략에 나섰지만 실패했고 임 대표 취임 이후 무리한 주종 다변화 시도도 적자전환의 원인으로 지목된다.

보해양조는 한국 주류회사 최초로 알리바바 브랜드관을 선보이고 유시민 전 보건복지부장관을 사외이사로 영입하는 등 대책 마련에 나섰지만 오히려 지역 시장에서 경쟁사에 시장 점유율을 대거 빼앗기며 50% 벽이 위태로운 상황이다.


보해양조 관계자는 “'보해소주'는 일반 소주보다 용량이 많고 병 재사용이 불가해 새로운 병 제작 비용 등을 고려해 출고가를 책정했고 '보해 복분자주'의 경우 복분자 수매량 감소로 가격이 올라 인상하는 것”이라며 “이번 가격 인상은 적자와 관련이 없다”고 밝혔다.


이주현 유통 전문기자 jhjh13@et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