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이 지난해 12월 망 중립성 원칙 폐기를 결정한 것은 5세대(5G) 이동통신 인프라 투자와 무관하지 않다.

기계적 망 중립성 원칙이 새로운 대규모 투자를 앞둔 미국 통신 산업에 도움이 되지 않는다고 판단한 것이다.

아지트 파이 연방통신위원회(FCC) 위원장은 “망 중립성 규제 완화로 투자 유인이 커진다”면서 “기가인터넷과 5G 투자가 늘 것”이라고 밝혔다.

FCC에 따르면 2014년 대비 2016년 상위 12개 인터넷서비스사업자(ISP) 투자가 36억달러(4조원) 감소했다. 2015년 강력한 망 중립성 도입으로 2년 만에 5.6% 감소한 것이다.

FCC는 ISP에 대해 '망 관리 투명성' 규제만 유지하고 나머지 규제는 연방통상위원회(FTC)로 이관했다.

망 중립성 원칙 자체가 폐지됐기 때문에 네트워크 슬라이싱 등 5G 기술에 따른 문제는 애초에 제기될 이유가 사라졌다.

미국만큼 주목되는 곳이 유럽이다.

유럽연합(EU)은 강력한 망 중립성 규제를 유지했다. EU 통신규제기관 BEREC은 2011년 망중립성 규칙을 도입하고, 2016년 가이드라인을 제정하며 망 중립성을 뒷받침했다.

하지만, 유럽은 5G 신기술이 망 중립성에 미치는 영향을 재검토하고 있다.

BEREC은 3월 5G 등 새로운 기술로 망 중립성을 개정할 필요가 있는지 이해관계자 의견을 요청했다.

네트워크 슬라이싱 등 새로운 5G 기술 도입이 망 중립성 규칙과 양립할 수 있는지 점검하겠다는 것으로 풀이된다.


BEREC는 내년 여름 EU 집행위원회(EC)에 망 중립성 규칙 검토보고서를 제출할 예정이다.


김용주 통신방송 전문기자 kyj@etnews.com